로봇청소기 시장은 대기업들의 각축장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아이로봇 등 내로라하는 가전업체들의 성능 경쟁이 한창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치고 한국 주부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은  마미로봇이라는 국내 중소기업이다. 직원 50명의 작은 규모지만 장승락(48) 사장의 자신감은 대기업 못지않다.

“2007년 첫 모델을 출시한 후 인터넷·홈쇼핑 등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순위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의 원조인 아이로봇도 국내에서는 마미로봇의 상대가 못 되죠.”

마미로봇이 생산하는 것은 로봇청소기 한 품목이다. 회사 창립 때부터 이 제품만 집중적으로 개발했다. 장 사장이 마미로봇을 설립한 것은 2005년. 아이로봇 등 해외업체들의 로봇청소기가 국내에 상륙하던 시기다. 당시까지 무역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단번에 로봇청소기의 시장성을 알아봤다고 한다.

“전자업계 전문가들이 머지않아 가정마다 로봇들이 가사도우미가 될 것으로 내다봤죠. 로봇청소기가 바로 첫 주자였습니다. 미래 가정용 로봇시장에 뛰어들려면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분야라고 판단했습니다.”  

다행히도 해외업체들의 제품은 국내에서 좀처럼 인기를 끌 수 없었다. 서양 가정의 청소법에 맞춰서 개발됐기 때문이다. 주거환경이 다른 국내 가정에선 청소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가격도 대당 70만~80만원으로 청소기치고는 지나치게 비쌌다. 장 사장이 ‘한국형 로봇청소기’를 구상한 배경이다.

장 사장은 우선 국내 가정의 청소법을 제품에 반영했다. 진공청소기로 구석구석 바닥의 먼지를 제거하고 걸레로 힘껏 문지르는 방식이다. 로봇청소기에 진공흡입기와 걸레를 장착, ‘쓸고 닦는’ 한국식 청소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카펫청소용 회전솔만 장착된 기존 제품과 현저히 다른 구조다.

무엇보다 파격적이었던 것은 가격이다. 복잡한 카메라·센서장치들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제품의 절반 이하로 값을 낮췄다. 독특한 A/S 절차도 마련했다. 고장난 제품을 착불로 본사에 부치는 무상수리 방식을 도입한 것. 주력 소비자들인 주부들이 서비스센터를 직접 찾아가거나 수리기사를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불편을 덜기 위한 조치다.

“개발 2년 만에 국내 업체로서 가장 빨리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한 명이 20명에게 제품을 추천할 만큼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첫해부터 판매 1위로 올라섰죠.”

마미로봇의 지난해 매출은 70억원가량으로 제품의 90%는 국내에서 판매되었다. 장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진출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미국 CES에서 마미로봇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30개국의 바이어들과 계약했다.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켰습니다. 해외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습니다.”

- 약력  1964년생. 89년 단국대 법학과 졸업. 98~2002년 무진물산 대표. 2005년~현재 마미로봇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