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부터 헤지펀드를 운영해 온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아래). 조정장에서 헤지펀드가 대안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이머징 국가의 인플레이션 우려,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재스민혁명 등에 따른 유가불안, 여기에다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까지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졌다. 이 기간 중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수·매도에 따라 등락이 엇갈려 왔다. 

지난 3월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외국인은 일시적 매도 우위의 전략을 취해 한때 지수는 1900선을 깨고 연중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16일 이후 4월 둘째 주까지 외국인이 약 4조7000억원어치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면서 4월 들어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국내에 유입된 외국자금들의 80% 정도는 회전율이 연 500%를 넘는 단기자금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매물로 나와 국내시장을 하락 반전시킴으로써 약 10% 내외의 지수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로서는 좀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강남 VVIP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헤지펀드가 주요 투자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필자의 고객들 또한 증시 조정에 대한 두려움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본인 포트폴리오의 20% 내외로 편입하고 있다.

 

한국 증시 최고점 돌파

고객들에게 헤지펀드 투자를 권하면 가장 많이 듣는 답변이 “그거 묻지마 투자 아니냐”는 것이다. 어떻게 투자되는지 모르는데,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연 10% 이상의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다 보니 고객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일 것이다.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등의 전 세계 선물시장에 분산투자(매수·매도 병행)해 절대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레버리지(차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와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가 양대 핵심전략이다.

헤지펀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1950년대부터 시작돼 1970년대에는 200개 정도로 그 숫자가 늘었다. 조지 소로스나 워런 버핏 등이 1970년대 헤지펀드를 시작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약 7000개 이상의 펀드에서 18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과연 헤지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길래 주로 부유층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운용하여 안정적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을까. 아래의 투자전략을 살펴보면 묻지마 투자가 아닌 과학적 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표1>에서 보듯이 헤지펀드는 다양한 자산군의 선물·옵션 시장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기계적으로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CTA(원자재거래자문·Commodity Trading Advisory) 전략과 향후 전망을 바탕으로 시장이 강세로 예상되면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매수, 그리고 시장이 약세로 예상되면 공매도를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상품이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레버리지와 공매도 전략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위험이 높은 상품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지분 중 60% 이상을 채권 및 현금성 자산 등으로 운용하고 선물, 옵션 등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낮게 가져가는 안정적 운영을 통해 연 10% 정도의 수익을 추구한다.

헤지펀드는 특히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대안 투자상품으로 인기가 높은데, <표2>에서 보면 강세장에서의 수익률은 코스피지수와 세계지수에 비하여 낮은 반면 2008년 금융위기 시기에 약 18%의 수익을 냈다는 것이다. 즉, 약세장에서 마이너스가 아닌 상당히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약세장에서 공매도를 통한 수익확보와 시장과 무관하게 일정수익을 꾸준하게 낼 수 있는 CTA투자전략을 병행함으로써 시장과 무관한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원자재, 주가 등 투자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자산군들의 가격이 많이 올라 있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투자결정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일정부분의 헤지펀드 편입은 부유층 고객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Tip | 헤지펀드 투자 유의점

펀드매니저 검증할 수 있는 운용사 선택 ‘중요’

헤지펀드는 보통 금융감독기관의 규제가 덜한 사모펀드(투자자 50인 미만) 형태로 운용돼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투자전략과 투자대상으로 액티브 하게 운용되므로 운용자들의 능력검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어떠한 자산에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운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헤지펀드는 매니저가 직접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적으로 명성 있고 검증된 헤지펀드에 재투자하는 간접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실제로 운용에 대한 부분은 그 원천이 되는 해외 해지펀드매니저의 몫으로,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해 전문가적 입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 및 판매사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헤지펀드는 국내펀드와 달리 해외펀드이므로 원화가 아닌 달러로 운용되게 된다. 따라서 환율의 등락에 따라 추가적인 수익 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향후 환율전망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며(필자의 경우 올해 말까지는 원화강세를 예상) 그에 따라 환율부분을 헤지할 것인지 또는 오픈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해외펀드이기에 적용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종합과세에 합산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본인이 금융소득 종합과세 적용여부를 검토, 향후 환매시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

헤지펀드 투자의 중요한 요소는 단기적 접근이 아닌 최소 3년 이상의 투자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도 발생할 수 있어 장기간 가져간다는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금융자산 중 약 20% 이내의 비중으로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으로 투자한다면 현재 지수 고점에 대한 불안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