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리드 카메라는 ‘미러리스 카메라’로도 불린다. DSLR에서 미러(거울)와 펜타프리즘을 떼어내 부피와 무게를 현저히 줄였다. 2007년 이 카메라가 국내 처음 출시될 무렵에는 판매량이 미미했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띠기 시작했다. 2010년의 경우 전년보다 15배나 늘어난 13만1400대가 판매됐다. 업계에선 2013년이면 시장 규모에서 DSLR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인기를 끈 데는 스마트폰의 역할이 컸다. 스마트폰이 고화소 카메라를 내장하면서 사진촬영이 생활화됐기 때문이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사진애호가들이 늘면서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수요도 성장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콤팩트 카메라 이상의 성능을 원하지만 고가의 DSLR은 부담스러워한다”며 “콤팩트 카메라보다 고성능이지만 DSLR보다 저렴한 하이브리드 카메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카메라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DSLR에 비해 렌즈가 다양하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시장이 형성된 지 얼마 안 지났기 때문이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카메라업체들이 전용 렌즈들을 늘리거나 타사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형’ 카메라들을 개발하는 추세”라며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시장에 안착되면 다양한 렌즈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디지털카메라 메이커들은 대부분 하이브리드 카메라를 출시한 상태다. DSLR의 양대산맥인 캐논과 니콘만이 예외다. 올림푸스가 PEN 시리즈로 시장을 개척한 뒤로 소니, 삼성전자, 파나소닉, 후지필름 등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독특한 기능으로 무장한 모델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❶ 올림푸스 PEN E-PL2
올림푸스의 최신기종 PEN E-PL2는 촬영한 사진을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전송한다. 카메라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진을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지금까지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리려면 번거로웠다. PC에 연결해서 이미지 파일을 옮긴 후 인터넷에서 SNS로 접속해야 했다. 반대로 PEN E-PL2는 스마트폰으로 촬영 즉시 이미지를 보낸다.
❷ 파나소닉 루믹스 GF2
파나소닉의 루믹스 GF2도 전용렌즈를 부착하면 입체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한편 이 기종은 하이브리드 카메라에 비해 우수한 동영상 촬영기능이 특징이다. 풀HD 촬영기능으로 캠코더 수준의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 전용 3D 렌즈를 부착하면 입체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을 부착해 조작도 간편하다.
❸ 후지필름 파인픽스 X100
후지필름의 파인픽스 X100은 수동식 카메라를 닮은 복고적 디자인이 눈에 띈다.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카메라로 광학식과 전자식 뷰파인더를 모두 갖췄다. 간단한 레버 조작으로 뷰파인더를 전환할 수 있다. 피사체를 선명히 관찰하고 셔터의 지체시간을 줄이려면 광학식으로, 시야율을 넓히고 정교한 접사사진이 필요하다면 전자식으로 옮기면 된다.
❹ 삼성전자 NX11
삼성전자의 NX11은 ‘i-펑션 렌즈’가 특징이다. 세계 최초의 기능조절 렌즈로 사용자들이 카메라의 감도와 노출, 화이트밸런스, 셔터스피드, 조리개 값 등 설정치들을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i-펑션 버튼을 누르고 렌즈의 초점 링을 돌려 원하는 값을 설정한 뒤 셔터를 누르는 방식이다. ‘원 푸시&스윕’이라는 기능도 독특하다. 셔터를 누른 채 카메라를 움직이면 넓은 화각의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❺ 소니 알파 NEX
소니의 알파 NEX 시리즈는 ‘3차원(3D) 스윕 파노라마’ 기능이 특징이다. 최대 259도의 광각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겹쳐 3D 입체효과로 연출한다. 카메라를 전용 케이블로 연결하면 3D TV에서도 입체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어두운 상태에서도 삼각대나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해상도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