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의 한가운데서 상상력 이상의 미래를 탄생시키고 있는 두바이. 아라비안 로맨스와 열정과 창조가 공존하면서 동시에 불가능이란 단지 단어에 불과한 곳. 아랍에미리트의 수도로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프로젝트들이 실행되고 있는 곳. 서유럽이나 지중해로 가는 경유지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변모한 지 오래다. 두바이 여행의 백미, 사막 사파리의 로맨스에 빠져본다.
기대 반, 두려움 반. 사막을 달린다니, 도대체 어디에서 어디까지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온 천지가 사막인 두바이에서, 또 다른 세상, 사막 더 깊고 깊은 그곳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일행을 모두 태운 도요타 랜드 크루저는 타이어 공기압을 최대한 줄였다. 오늘 내 생애 최고의 사막 폭풍 질주에 도전한다.

사막 사파리, 두바이 사막의 로맨스
중동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면 두바이다. 사막 위 인공 도시 두바이에 가면 ‘사막 사파리 투어’는 필수다. 황금빛 모래사막을 스릴 넘치는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이동해 사막 한가운데서 무한 질주가 시작된다. 사막 사파리는 지프 바퀴의 바람을 빼는 것부터 시작된다. 바퀴의 접지 면적을 넓혀 차가 모래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프는 롤러코스터처럼 예측 불허의 코스를 질주한다.
사막에는 길이 없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힘들다. 그러나 운전사들의 눈에는 가야 할 길이 보인다고 한다. 사막의 모래둔덕은 보기에는 완만한 것 같은데 둔덕 너머 반대편은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절벽과도 같다.
최고 속력으로 완만한 경사면을 치고 오르다가 반대편으로 내리닫으면 무중력 상태에 놓인 듯 몸이 붕 뜨고 만다. 운이 좋으면 사막 한가운데 긴 뿔의 오릭스도 볼 수 있다. 보통 40여 분 정도 정지 없이 사막 위를 질주하지만, 그 시간이 단 몇 분의 찰나처럼 지나간다. 폭풍 질주가 끝나면 사막의 끝없이 이어진 모래구릉에서 잠시 명상에 잠긴다.
오로지 모래뿐인 사막을 바라보는 감동은 잠시뿐이다. 사막의 노을이 다가온다. 붉은 기운이 이방인의 가슴에 새로운 전율을 선사한다. 모래가 전부인 세상, 그 세상 위로 붉은 기운이 조용히 밀려온다. 온 천지를 검은 어둠으로 포근히 감싸 안는다.
모래 폭풍의 언덕 위에서 노을을 감상하고 나면 다시 이동이다. 잠시 후 일행은 낙타가 무리져 있는 캠프장에 도달한다. 사막에만 존재하는 낙타란 신비한 동물이다. 사막에서나 마주할 수 있기에 아시아에서 온 여행자에게 낙타란 그저 신기한 동물이다.
모래 언덕에서 낙타와 고요한 시간을 보낸다. 어두움 내려앉은 붉은 사막 위로 낙타들의 이동은 한편의 시와 같다. 움직인다는 것은 생명의 경이로움이다. 낙타가 모래펄 위로 아스라이 사라진다. 사막의 낭만은 중독성이 강하다. 하나둘, 사람들이 모닥불 가로 모인다. 터번과 차도르를 한 남정네들이 모닥불 가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사막의 도적떼같이 그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사막 위 여행은 이렇게 신비한 감상을 전해준다. 낯선 이방인들이 모닥불 주위로 모여, 사막의 밤에 푹 빠져든다. 중동의 아라비안나이트다.
선율이 간드러지게 가슴을 후벼 파는 멜로디가 흐른다. 무대 위로 나신의 여인이 유혹이라도 할 듯 매혹적인 몸매로 열정의 무대를 열어간다. 홀로 무대를 장식하는 그 고독함이 더욱 매력적이다. 탄력 있는 둔부와 한껏 노출한 밸리, 가슴과 눈동자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자를 유혹하는 밤이다.



남자를 유혹하는 사막 아라비안나이트
타닥타닥 불꽃 튀어 오르는 모닥불 가에 앉는다. 거품 이는 맥주도 시원하게 한잔 들이킨다. 사막의 밤이 더욱 매력적인 관능의 밤으로 초대한다. 밤이 깊어가고 한기가 온몸을 감싸듯 다가온다. 텐트 너머로 촛불의 일렁임이 아라비안나이트의 절정을 알린다. 밤하늘은 이제 별이 수놓고 있다. 칠흑의 어두움 속에 반짝이는 별들만 총총하다. 그대로 멍석 위로 누워본다. 싸늘한 공기가 내 온몸을 감싸 안는다. 별 하나의 추억과 모래펄의 낭만을 떠올리며, 스르르 눈을 감는다. 사막의 밤은 그렇게 아련한 추억으로 사라진다.
칠흑 같은 밤하늘, 그 공간에 모인 모든 사람들끼리 친구가 되는 밤이다. 서로 술잔을 나누고 잔을 기울이며, 아쉬운 밤, 이야기꽃을 피우며 밤의 여흥에 온몸과 마음을 내어준다. 한껏 취기가 오른 사람들은 무대 위로 올라, 한밤의 로맨틱한 댄서를 자처하기도 한다. 모두 박수를 쳐주며 로맨틱한 사랑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별도 하나둘 저물고, 밤은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 온전히 잠겼다. 사막은 낮의 열기를 잊은 채 차가운 세상으로 변해간다. 모두가 숨죽이는 밤이다. 별이 수놓은 밤하늘 아래 아랍의 감미로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매혹적인 밸리 댄서의 춤추는 장면이 오버랩 된다. 두바이 야성의 사막에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추억을 추가한다.



| Travel Tips |
두바이의 끝없는 변화
두바이의 지도자는 현재도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구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디즈니가 퇴짜 놓자 디즈니랜드 3배 규모의 두바이 랜드를 구상해 진행 중이며, 인간의 생체 리듬을 고려한 인공 밤과 인공 낮을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신개념 호텔, 무관세, 규제 없는 환율 체계, 저렴한 인건비와 노조 없는 고용환경, 세계적 신공항이 2개째 들어서는 현실로 대변되는 과감한 인프라 투자, 창의적이고 때로는 황당하기까지 한 탁월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능력 등, 두바이는 나름의 전통을 유지한 채 혁신과 변화의 창조 도시로 여전히 변모 중이다.
✿ 교통 에미레이트 항공과 대한항공이 직항 편을 운항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매일 23시55분, 대한항공은 월/수/금요일 23시30분에 출발. 약 10시간15분이 소요된다. 두바이에 도착하면 대중교통 수단으로 장거리 시외버스와 택시가 있다. 버스는 공항 바로 앞에서 401, C1 등 시내로 향하는 다양한 노선이 있고 야간에는 배차 간격이 길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요금은 두바이 시내를 관통해도 5달러 미만이므로 초행인 경우 미터 택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 날씨 고온 다습한 기후로 여름에는 최고 53도까지 기온이 올라가기도 한다. 내륙은 덥고 건조한 사막기후다. 우리나라 겨울인 12월과 1월에는 현지 기온이 가장 여행하기 좋은 영상 15~25도 정도로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두바이를 찾는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5시간 느리다.

함길수 자동차 탐험가는...
한양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탐험 여행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탐험 전문팀 지오 챌린지(Geo Challenge)를 이끌고 있는 그는 문화, 모험에 포커스를 맞춘 영상작업을 통해 우리 삶의 문화 지평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SBS와 함께 쌍용자동차 무쏘를 타고 알래스카에서 칠레 최남단 푼타아레나스에 이르는 7만8000㎞의 로키, 안데스산맥 대 탐험을 다녀왔으며, 지난 20여 년간 동남아, 유럽, 시베리아, 북미, 중남미, 호주, 뉴질랜드, 아프리카 등을 탐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