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는 영국을 거점으로 50여개국에 약 4750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소매금융·신용카드·투자은행·자산관리 등 전 사업영역을 보유한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80억 유로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경영상의 위기를 성장 발판으로 삼아 투자은행 부분을 확충하고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2010년 기준 금융그룹 글로벌 순위 톱 10에 진입하며 새로운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별 사업부문 특화전략 추구

  

‘업계 최초’ 혁신 서비스로 무장



 1단계. 영국 내 빅5 은행으로 성장 (1690년~1920년)

1690년 런던에서 존 프레아미와 토마스 골드가 여수신 업무를 담당하는 현재 은행의 시초인 골드스미스 뱅커스로 활동하던 것이 현재 바클레이즈의 시작이었다. 1728년에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독수리 로고와 1736년에 제임스 바클레이가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바클레이즈’라는 이름은 3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에 퍼져있는 그룹을 하나로 묶으며 현재까지도 단일화된 정체성 확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02년에는 런던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국 내 영업기반을 확충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1905년부터 1916년까지 콘월 통합은행 등 영국 내의 소규모 은행들을 지속적으로 인수하면서 영국 내 지점망을 확대했다. 이후 1918년과 1919년 각각 런던 프로빈셜 사우스 웨스턴 은행과 브리티시 린넨 뱅크를 인수하면서 영국 내 빅5 은행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됐다.

 2단계. 소매은행 중심의 해외진출 (1920년~1985년)

바클레이즈는 영국을 거점으로 삼고 있지만 지역적인 다변화를 위한 해외진출 역사는 오래됐다. 1922년 프랑스에 바클레이즈 뱅크를 설립해 유럽 진출을 시작했으며, 1925년 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위해 남아공 국립은행 등 이 지역 3개의 은행을 인수했다. 또 미국 지역진출을 위해 1965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캘리포니아 바클레이즈 뱅크(BBC)를 설립, 영업을 시작했다.

소매금융 중심의 해외진출과 더불어 영국 내에서는 사업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1966년에 영국 최초의 신용카드회사인 바클레이카드를 설립해 기존의 은행 지점망을 신용카드 고객확보에 활용하며 사업부문 간 시너지를 창출했으며, 이러한 소매금융 및 신용카드 사업부문의 시너지 창출은 바클레이즈가 영국 내 영업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커가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985년에 조직개편을 단행해 바클레이즈 뱅크와 바클레이즈 뱅크 인터내셔널을 합쳐 바클레이즈 뱅크 PLC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지주사 형태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바클레이즈 뱅크 PLC가 그룹의 지주사가 되고 사명도 바클레이즈 PLC로 다시 변경했다.

 3단계. 투자은행 중심의 해외진출 (1985년~2000년)

바클레이즈는 1980년대 후반, 이전까지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했던 전략에서 선회해 투자은행 부문에 해외진출 역량을 집중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소매금융 위주의 해외사업을 축소하기 위해 1986년 남아프리카의 소매금융 비즈니스를 철수하고, 1988년 미국의 캘리포니아 바클레이즈 뱅크를 매각했다. 반면 투자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같은 해 BZW를 인수했으며, 이러한 투자은행 부문 확충 노력은 1990년대에도 계속됐다. 1996년에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한 자산운용사 WFNIA(Wells Fargo Nikko Investment Advisors)를 인수하고, 기존에 인수한 BZW와 합쳐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를 설립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80년대 초까지 미미했던 그룹 내 투자은행의 수익비중이 2000년에 13%까지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4단계. 전방위 다각화 (2000년~2008년)

1980년대 초반까지는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1980~90년대에는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한 데 반해, 2000년대에는 사업부문의 다각화와 지역적 다각화를 동시에 추구하기 시작했다. 2003년에 자산운용사인 게라드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영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했고, 같은 해에 미국 신용카드회사 주니퍼 뱅크와 스페인에서 11번째 큰 은행인 방코 자라고자노를 인수하면서 미국과 유럽지역에서는 소매금융 및 카드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2005년에는 기존의 진출경험을 바탕으로 남아프리카에 재진출해 남아프리카 최대 상업은행인 압사 그룹을 인수하면서 아프리카 지역의 영업기반을 확충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2006년 기준, 전체 그룹수익 중 해외비중이 50% 이상이 되는 등 해외의 수익기여도가 점차 증가하게 됐다.

 5단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도약 (2008년~현재)

2007년 11월 미국의 부실채권으로 인해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루머를 시작으로 2008년 80억 유로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바클레이즈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영국 정부는 바클레이즈를 포함해 영국의 대형은행 3곳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정부의 간섭으로 인한 경영권 훼손을 우려한 바클레이즈는 지원을 거절하고 대신 2008년에 총 130억 유로의 자본을 확충했다. 또 2009년에는 글로벌 인베스터를 매각하면서 추가적인 자본을 확충하는 등 자산건전성 제고에 혼신을 다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으로 자산건전성이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며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바클레이즈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기 위해서 기존의 유니버셜뱅킹 모델을 강화하며 금융위기 속에서도 선택적인 사업부문 확대 및 해외진출을 추진하게 된다. 2008년 카드회사인 골드피시를 인수해 카드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러시아 상업은행인 엑스포뱅크를 인수했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의 진출도 계속 이어졌다. 특히 미국 리먼 브라더스의 투자 및 자본시장 사업부문을 인수함으로써 전통적인 강점인 소매금융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미국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금융위기를 오히려 글로벌 금융기업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성공비결

지역별로 특화된 해외진출

300년 전 런던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한 바클레이즈는 현재 영국을 거점으로 전 세계 50여개국 이상에서 전 사업영역을 보유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바클레이즈의 이러한 성공은 지역별로는 강점이 있는 사업영역에 자원을 집중 배분하는 특화전략을 갖되, 그룹 전체에서는 소매금융, 카드사업, 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주요영역을 보유한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영국 및 유럽을 먼저 살펴보면, 바클레이즈는 영국 내에서 최고의 상업은행으로 현재 1500만 이상의 개인 및 기업고객 및 18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하면서 오랜 역사에 걸맞게 고객과의 깊고 오래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영국을 제외한 유럽의 경우에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 4개의 지역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영업을 확대, 이 지역에만 270만 고객 및 110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지역의 이러한 성공은 이 지역을 소매금융에 특화하고자 하는 그룹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에서 창출되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은 바클레이즈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1980~90년대 영국 및 유럽시장이 상대적으로 포화되고, 투자은행 부문의 높은 수익성 및 잠재성장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자은행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투자은행 부문에서 미국 시장의 시장지배력을 선점하기 위해 1996년에 미국 자산운용사인 WFNIA를 인수했다. 이후 WFNIA와 그룹의 기존 투자은행 부문을 개편해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를 설립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투자은행 부문 사업영역의 기반을 마련했다. 2008년 미국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하면서 2010년 기준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이 그룹수익의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는 데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한편, 전통적으로 소매금융에 강점을 가진 그룹 역량을 바탕으로 신흥국가에 진출하는 전략을 추진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특히 카드사업은 신흥국가가 높은 잠재성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적극 진출했는데, 이러한 글로벌 신용카드사업 확충 전략수립 이후 2006년 38%를 차지하던 글로벌 카드고객 비중은 점차 증가해 2009년에는 51%로 오히려 영국의 카드고객 비중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또 다른 글로벌 금융기관에 비해 역사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에 경험이 풍부한 것을 바탕으로 소매금융의 잠재성장성이 높은 이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10개국에 280만 고객 및 573개의 지점망을 보유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처럼 바클레이즈가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영국 내의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유럽, 미국, 신흥국가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사업부문별 해외진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 CEO
-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 CEO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바클레이즈는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처음으로 도입한 경험이 풍부하다. 소매은행 사업부문에서는 1966년과 1985년에 각각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를 영국에서 처음으로 출시하며 새로운 지불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1967년에 ATM을 세계적으로 처음 도입한 곳도 바로 바클레이즈다. 이후 365일 24시간 사용 가능한 ATM과 영국 최초로 자동차를 탄 채 들어가 돈을 찾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ATM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 1977년 영국 최초로 프라이빗 뱅크 제도를 도입하면서 고객에게 좀 더 친밀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데에도 선도적이었다. 세계 금융기업 중 최초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카드인식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터치 앤 고(touch and go)’로 알려진 비접촉식 지불시스템을 영국에 도입하는 등 모바일뱅킹에도 선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 사업부문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는데 현재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인덱스펀드의 시초인 인덱스 전략 투자상품을 이미 1971년에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바클레이즈가 영국 최고의 상업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면서 유럽지역뿐만 아니라 신흥국가까지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고객 편의성을 강조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국내에 주는 시사점

바클레이즈는 유니버설뱅킹 사업모델을 지향하며 전 사업영역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보유하며 50여개국에 진출하는 등 다각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만을 추구하는 전략이 아니다. 지역별로는 특화전략을 추구하면서 그룹 차원에서는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클레이즈의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국내 금융기업들은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의 제한적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다각화 및 해외시장 개척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사례는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그룹 차원에서는 균형 잡힌 지역별·사업부문별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지역별로는 그 지역 특성에 맞게 강점이 있는 사업영역에 자원을 집중 배분해 특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업계 최초’의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도입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의 편의성을 실현하면서 ‘업계 최고’가 된 바클레이즈의 사례는 대동소이한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