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는 패션이다.” 장석준(43) 원포유바이크 대표는 자전거를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시켰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소비자들이 자전거 몸체, 브레이크, 휠과 타이어, 핸들, 기어 등 22개 부품의 색상과 형태를 직접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36만 건의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는 데다 구매자의 이름도 새길 수 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맞춤형 자전거’가 탄생한다.
원포유바이크는 2010년 4월 설립된 신생업체다. 그러나 인터넷과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널리 퍼졌다. 자전거업계 비수기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만 해도 1500대의 자전거가 팔렸다. 주문이 많은 날은 전체 직원 6명이 하루 30대 이상을 제작·포장·배송하느라 숨 돌릴 겨를이 없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스쿠터 브랜드 베스타도 매료시켰다. 이 회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 베스타의 국내외 매장에서 판매된다. 장 대표는 “맞춤형 자전거를 만드는 튜닝전문업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누구든 인터넷으로 자전거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서 원포유바이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원래 사진작가다. 20년 가까이 광고필름 분야에서 활동하며 SK텔레콤, LG생활건강, 캐논코리아 등 대기업의 광고사진 촬영을 전담했다. 그가 애초부터 자전거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다. 2008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기름값을 아끼려고 생애 처음 자전거 구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기존 자전거의 획일적인 디자인이 그의 미감에 거슬렸다.
“저가형은 2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지만 고장이 잦습니다. MTB나 미니벨로 등 고급형 제품을 구입하려면 100만원 이상이 들지만 모양이 비슷하더라고요. 자전거 마니아가 아닌 이상 소비자들은 대부분 성능보다 디자인에 끌립니다.”
장 대표는 원하는 디자인의 자전거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도안을 그리고 부품을 공수했다. 완제품을 만들 때까지 꼬박 4개월이 걸렸다. 그가 광고촬영 때마다 이 자전거로 스튜디오와 현장을 오가는 것을 보고 기업 관계자와 연예인 등 지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자신감을 얻어 ‘투잡’을 결심, 원포유바이크를 설립했다.
소비자들의 주문이 쇄도하는 데는 저렴한 가격도 한몫했다. 튜닝전문업체들을 통해 맞춤형 자전거를 구입하려면 최소 150만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원포유바이크의 제품은 40만~70만원이면 주문할 수 있다. 브레이크, 스프로킷, 체인 등 핵심부품은 일본의 시마노처럼 널리 알려진 부품업체의 제품들만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도 우수하다.
“소비재마다 ‘맞춤형’이 트렌드입니다. 자전거가 지금보다 깊숙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 원포유바이크의 ‘패션 자전거’ 수요도 급증할 겁니다.”
약력 1969년생. 92년 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97년 샌프란시스코대 미술학 석사(사진 전공). 99년 경성대 영상사진공연학부 겸임교수. 2010년~현재 원포유바이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