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국내 보험사 중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장 체계적인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의 미래수익원이 여기서 나온다는 생각에 수년간 투자를 아끼지 않은 탓이다. 무엇보다 오너인 신창재 회장부터가 VIP(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교보생명의 미래 먹을거리로 여겨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최근 간부회의에서 신 회장은 지난 6월2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보험협회(IIS) 연차총회에서 들은 강연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세계 보험 시장은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 극명한 차이를 기록할 것이다. 신흥국 시장은 20~30대 젊은 층과 부유층 고객 분야, 선진국 시장은 자산관리 분야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지금보다 더 중점적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의 이 같은 VIP 자산관리 서비스 전략은 비단 최근의 모습은 아니다. 지난 2003년부터 준비에 들어가 이듬해인 2004년 12월28일 서울 광화문과 강남 등 두 곳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지 올해로 6년째 이르고 있다. 2008년 7월에는 인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5대 도시에 PB센터를 신설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췄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는 장기 안정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을 위주로 한 중·단기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다면 보험사는 안정성에 무게를 둔다. 리먼 사태 이후 보험사 자산관리 서비스가 많은 고객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도 안정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비결을 찾을 수 있다.

평생 자산관리 서비스가 자산관리 핵심
교보노블리에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평생 자산관리 서비스'다. 건강 보장은 물론, 투자, 상속·증여, 은퇴 준비, 부동산, 법률, 세무 등 모든 분야의 재무설계 서비스가 총망라돼 있다. 교보생명이 자체 VIP PB서비스에 ‘귀족’, ‘귀족명부’라는 뜻의 ‘노블리에’(Noblilaire)라는 프랑스어를 사용한 것도 품격에 맞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교보노블리에센터는 보유자산 50억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교보생명 보험가입자들 중 여기에 해당되는 고객은 약 1만명이며 매월 350여명가량이 센터를 방문해 종합자산관리를 의뢰하고 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교보노블리에센터를 방문한 고객은 4791명이며 이 중 4529명이 이미 자산관리 서비스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보노블리에센터는 월수입 1000만원 이상 고객을 VIP, 5000만원 이상 고객을 VVIP로 구분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들이 교보노블리에센터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부동산, 금융에 대한 증여·상속이며 일부 고액자산가들은 자신이 소유한 법인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른 보험사들과 마찬가지로 교보 VIP PB서비스에는 재무설계사(FP)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이 일선에서 고객들을 만나 재무설계를 제안하면 전국 7곳의 웰스매니저가 해당 고객의 자산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재무설계를 짜야 할지 정밀하게 분석해 보고서를 펴낸다. 때문에 재무설계사와 웰스매니저의 혼연일체가 고객 서비스 만족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교보노블리에센터 소속 웰스매니저의 임무를 자산관리 상담 외에 고객세미나, FP지원 자료 작성, FP교육 서비스로 세분화시켰다. 현재 교보노블리에센터에 소속된 인원은 총 49명이며 이 중 웰스매니저는 37명이다. 금융 이외 분야까지 재무설계 영역을 넓히기 위해 부동산, 세무, 법률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고객을 위한 노무 등 관련 인력을 약 20명의 자문단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교보노블리에센터의 평생 자산관리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컨설팅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그렇다면 교보노블리에센터에 이토록 고객들이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김경석 총괄센터장은 이유를 고객제일주의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에서 찾았다.
“우리는 고객 재산을 평생 든든하게 보장해주는 게 최고의 목표입니다. 가령 고객이 이미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미 청구 보험을 찾아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는 것도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죠. 그런 후 보험 보장과 재무설계 서비스가 제공되며 여기에 고객이 만족해야 필요한 상품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우리를 자신의 재산을 관리해주는 집사처럼 여깁니다."
웰스매니저들의 재무설계 역량도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뛰어나다는 평가다. PB서비스 도입 초기 개발된 재무설계 프로그램을 최근 들어 사용하지 않고 각 웰스매니저가 손수 설계하다 보니 창의적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 세미나를 여러 차례 개최해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고객들이 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 7곳에서 평균 100명씩 VIP 고객들을 초청해 당시 시황을 설명하고 자산관리 기법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이 직접 참석해 고객 한명 한명에게 교보 자산관리 서비스의 장점을 소개했는데 이 같은 ‘찾아가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가입고객 수가 늘어났다. 웰스매니저의 자의적인 분석에만 의존하면 객관적인 분석에 한계를 보일 수가 있다. 때문에 교보노블리에센터는 자체 내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자산관리 보고서를 2~3중으로 교차 확인하고 있다.
‘부유층 고객 초청 세미나’도 눈길을 끈다. 현재 교보생명은 의사, 변호사, 중소기업 CEO, 임대사업자 등 고액자산가들의 특성에 맞는 주제를 선정해 자산관리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시된 것만 2500여 회에 이른다. 현재 교보노블리에센터 소속 웰스매니저 전원이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자산운용사, FRM(재무위험관리사), 파생상품, 증권투자상담사 등 다양한 재무 관련 전문자격을 갖추고 있다. 금융, 마케팅관련 박사,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는 웰스매니저들도 다수다.
지난해 12월에는 웰스매니저들이 공동으로 자신들의 재무관리 노하우를 투자, 세금, 상속, 은퇴, 자녀교육, 부동산 등 6개 분야로 구분해 총 6권짜리 ‘자산관리 총서’를 발간했다. 또한 교보생명은 고급전문 매거진 <웰스 리뷰(Wealth Review)>를 발간해 정기적으로 고객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매년 초 세법 개정에 따라 고객 상황에 맞는 ‘세법개정집’도 자체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자체 내 VIP고객들을 관리하는 별도의 재무설계사(프레스티지 FP)들을 교육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교보노블리에센터가 지난 2년간 교육시킨 프레스티지 FP만 700여명에 달한다.


Mini Interview 김경석 교보노블리에센터 총괄센터장
“골든 시니어 시대 연금보험 상품 인기”
지난 7월 5일 교보노블리에센터 광화문센터에 만난 김 센터장은 인터뷰 시작 전 봉투 하나를 슬그머니 내밀었다. 화들짝 놀라 사양하니 “별거 아니에요. 요즘 장안의 화제인 연금복권 1장인데, 고객들 만날 때마다 흥미를 불러일으킬 겸 해서 나눠드립니다. 당첨되면 매달 300만원씩 20년간 받을 수 있는데, 저희 연금보험을 설명할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이걸 갖고 설명하면 고객들이 연금에 대해 아주 쉽게 이해하죠.”
교보노블리에센터의 강점은 전 직원이 고객제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는 데 있다. 김 센터장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때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신창재 회장이 직접 전국 센터를 돌며 고객들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던 것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오너인 신 회장님께서 “나부터 추가로 거액을 예치할 테니 믿고 맡겨달라”고 하니 많은 고객들이 안심하더군요. 시황과 앞으로의 투자방향을 설명해주면서 고객들과 거리를 좁혔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때 저희를 믿어준 분들이 나중에는 죄다 돈을 벌었죠.”
김 센터장은 교보노블리에센터의 강점을 경험이 풍부한 웰스매니저라고 설명했다.
“자산관리 서비스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산관리 분석 프로그램을 이미 개발해놓고 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각 리포트마다 웰스매니저의 창의성이 녹아 있어야 하는데 프로그램으로만 분석하면 그게 힘들어져요.”
김 센터장은 최근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은 편안한 노후생활이라고 설명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70~80세까지 황혼의 노후를 즐기기 위한 ‘골든 시니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요즘은 아무리 고액자산가라도 자녀에게 자신의 자산을 100% 물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자신은 노후준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식이 가산을 탕진해 힘든 노후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연금상품에 관심이 많아요. 자신의 노후는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김 센터장은 “요사이 고객들은 수익성 임대업이 가능한 상가, 빌딩 투자에 관심이 높으며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거용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되 자녀 명의의 자산은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미국 경기 둔화, 중국 물가 상승, 유럽 재정위기 악화 등 글로벌 3대 악재로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부동산은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셋값 상승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의 경우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변액보험에 대한 인기가 계속되며 펀드는 해외보다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 1983년 입사해 기획팀장, CRM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FP협회 이사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