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아이비는 수상레저용품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인천공단에 위치한 직원 80명의 작은 규모지만 ‘제벡(ZEBEC)’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연간 4만 대의 보트를 60개국에 수출한다. 세계 5대 보트업체의 하나로 2007년부터 국제래프팅협회가 이 회사의 보트를 세계래프팅선수권대회의 공식 장비로 사용한다. 전형적인 ‘강소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수상레저 시장은 40조원 규모다. 국내 주력사업인 LCD 패널보다 두 배가량 큰  방대한 시장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 규모는 불과 300억원 남짓으로 세계 시장에서 ‘오지’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이희재(55) 우성아이비 대표는 “산업기반이 전무한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사업을 추진했다”며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수상 레저를 포함한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우성아이비를 설립한 것은 1992년이다. 국내에서 레저 시장이 갓 형성될 무렵이다. 수상레저는 지금보다도 사정이 훨씬 열악했다. 필리핀·베트남·태국 등보다 보트 수요가 미미할 정도였다. 당시 이 대표는 한 대기업 계열의 상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세계 곳곳의 거래처들을 관리하면서 교역품목을 비교해본 결과, 머지않아 수상레저가 급팽창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대체로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 접어든 나라는 정비·튜닝·렌트 등 자동차 관련 산업이 번성하기 시작합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선진국으로 접어들면 수상레저가 붐을 타죠. 한국의 빠른 성장속도를 감안할 때 ‘미리 수상레저 시장을 선점하면 떼돈을 벌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보트의 ‘보’자도 몰랐죠.”      

진입장벽은 생각 이상으로 높았다. 보트의 경우 우선 날카로운 바위에 부딪혀도 멀쩡할 만큼 튼튼해야 했다. 무거운 하중과 거친 물살에도 부력·속도·진로가 유지돼야 했다. “미국과 유럽 등 유력한 시장에 수출하려면 전화번호부 두께의 300여개 품질인증 항목을 빠짐없이 통과해야 하죠. 그런데 국내에선 모터를 고정하는 나사못이나 노 등 기본적인 부품들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400여 종의 부품을 하나하나 직접 개발했어요.”

해외 바이어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조디악, 호비켓 등 세계적인 보트업체들도 만들지 못한 독특한 제품들 덕분이다. 대표적인 것이 발로 젓는 카약이다. 배를 저어가면서 낚시, 통화 등 손을 사용하는 활동이 가능하다. 공중에 떠오르는 보트 ‘플라이피시’, 휴대하기 편하도록 접어서 가방에 넣는 서핑보드 등은 미국·유럽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세계적으로 수상레저 시장은 해마다 16~17%씩 성장하는 블루오션입니다. 예를 들어 동남아·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요트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지요. 국내에서도 수상레저가 빠르게 대중화되도록 저렴한 보급형 보트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약력  1956년생. 1983년 고려대 농경제학과 졸업. 1992~현재 우성아이비 대표. 2002년 대통령 표창.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09년 대통령 공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