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산관리 서비스 규모 ‘최대’
맞춤형 상품 고객만족도 ‘최고’

KB국민은행은 국내 소매금융의 선두주자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등 소매금융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두 곳이 합병돼 탄생했기 때문에 개인으로 대표되는 소매금융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하다. KB국민은행의 PB서비스 골드 앤 와이즈의 강점 역시 이같은 뿌리깊은 개인고객 서비스에서 출발한다.
지난 2002년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첫 PB센터를 연 KB국민은행 PB서비스는 외형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올 9월말 현재 전국 24곳에 PB센터를 개설해놓고 있으며 활동하는 PB(프라이빗뱅커)만 해도 100명에 달한다. 서울 주요 지점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 지방광역시에도 센터를 개설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췄다. 여기에 PB업무를 외곽 지원하는 본부 전문가, 지원업무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330여 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골드 앤 와이즈는 PB센터 구성이 가장 체계화돼 있기로 유명하다. 각 센터별로 센터장, 팀장, 프리(Pre)PB, CAM(센터 PB업무지원 매니저), CA(센터 PB업무지원) 등 직급이 세분화돼 있어 역할분담이 확실하다.
지난 2008년 4월에는 KB국민은행에 예치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HNWI(High Net-Worth Ind-ividual) 전용 PB센터를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개설했다. 현재 이 센터는 리뉴얼 공사를 위해 잠시 운영이 중단됐는데 마무리공사 후 오는 11월 다시 오픈한다. HNWI전용 점포에서는 재무설계, 부동산 전략, 가업승계 등의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WM사업부 심재오 본부장은 “센터 내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등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와 밀접한 인력을 전속 배치할 계획이며 본부와 점포 PB가 이중으로 관리해준다는 점도 국내 PB센터에서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본부 지원인력 비중 강화
골드 앤 와이즈는 본부 지원인력 비중이 다른 회사보다 높다. 본부 인력은 주로 세무,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들로 이들은 일선 PB들의 자산관리 업무를 뒷받침해주는 게 일차적인 임무다. 이렇게 본부 지원인력 비중이 크면 일선 PB들에게 업무가 과다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체계적이고 통일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데 도움이 된다.
상품구성은 여느 금융회사 PB서비스와 같이 백화점식이다. KB지주와 관련된 상품 외에 국내 출시된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한다. 물론 선택은 오로지 고객의 몫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같은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골드 앤 와이즈만의 독특한 상품결합 구조에 있다. 골드 앤 와이즈에서는 ‘IRT’라는 회의가 주 1회 이상씩 열린다. 이 회의의 목적은 PB센터장, PB팀장은 물론 본부 상품전문가가 참석해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상품개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상당수 사모형 상품이 기획 개발되는 것도 이 회의를 거치면서부터다. 최근 골드 앤 와이즈가 상품 라인업을 확충한 것은 절대수익형 상품.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수익을 올리는 절대수익형 상품은 골드 앤 와이즈를 비롯한 전 금융기관 PB센터들이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는 영역이다.
KB지주 PB자질 향상 지시
KB국민은행 골드 앤 와이즈가 주력하는 부분 중 하나는 PB인력 강화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PB능력은 뚜렷하게 판가름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계적인 PB교육으로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화여대 경영대가 마련한 주말 MBA과정에 상 ∙ 하반기 40여 명씩 소속PB들을 등록시켜 업무능력을 끌어올리려는 것도 올해부터 실시됐다. 또 매주 시장전망, 신상품과 관련된 자체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같은 PB 자질 향상 프로그램은 KB국민지주 어윤대 회장의 역점사항이다. 어 회장은 지난해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PB사업이 앞으로 금융산업의 주요 먹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 골드 앤 와이즈 PB들의 역량 강화를 가장 먼저 지시했다. 현재 골드 앤 와이즈는 조직상 KB국민은행 산하에 편제돼 있지만 지주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시켜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게 어 회장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골드 앤 와이즈의 상당수 프로젝트는 최고위층인 지주사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KB국민은행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다보니 고객 이탈률이 낮다. 지난 2002년 첫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10년간 골드 앤 와이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전체 70~80%에 이른다고 KB국민은행은 설명했다. 증권, 보험사들이 PB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상황에서 이 정도로 고객 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골드 앤 와이즈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높이고 일선 PB들의 고객 응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상품, 시장조사 기능을 강화했다. 해외 증권사(운용사)의 글로벌 시장 동향, 전망 자료를 일간겵斂즯월간 단위로 제공하고 있으며 경제전망, 투자전략 관련 토론식 회의도 꾸준히 열고 있다. 글로벌 경제전망, 투자전략과 관련해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이코노미스트, 스트래티지스트와 화상회의, 토론식 컨퍼런스 콜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했다. 일선 PB로선 요즘과 같이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적기에 적절하게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금융가 PB서비스의 관심은 얼마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다. 골드 앤 와이즈 역시 ‘스타아우름(Star Aurum)’이라는 원스톱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여기에는 건강, 교육, 문화, 여행 등 고객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가 총망라돼 있다. 금융권 최초로 지난 2008년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아우름은 이용건수만 9000여 건에 이르는 골드 앤 와이즈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사무실에 걸어둘 만한 미술품 구매를 스타아우름에 문의했다. 이후 골드 앤 와이즈는 고객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방의 크기, 주변환경, 고객 나이·취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2~3점의 작품을 추천했다.

해외긴급의료지원 서비스 첫 실시
또 10월1일부터 시행한 해외긴급의료지원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해외에서 사고, 상해 등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리 안내된 전화번호로 전화만 하면 현지 의료기관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고객전용 웹사이트(www.goldnwise.com)에서는 사이버 갤러리, 세무·부동산·법률 자문 서비스, 경제 뉴스, 환율, 주가지수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주기적으로 거시경제, 부동산, 절세 전략 등의 세미나도 마련하고 있다.
전국 24개 센터 내 국내 유명화가, 신진작가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작가와의 만남과 같은 미술아카데미도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미술품 투자요령과 크리스티경매 참관, 일본·스위스·오스트리아의 예술작품을 현지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필요한 경우 미술작품 구매 컨설팅과 아트펀드 등도 운영하고 있다. 음악, 골프, 요트 외에 건강, 웰빙, 풍수인테리어, 와인 등의 생활형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VVIP고객의 자녀들까지 손수 챙기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혼자녀 커플 매칭과 진로컨설팅 서비스다.
Mini Interview 심재오 KB국민은행 WM사업부 본부장
안전형 상품 비중 50% 이상 높여야

골드 앤 와이즈 모든 상담실에는 △고객 관점의 원칙 △신뢰의 원칙 △전문성의 원칙이라는 3개 핵심과제를 담은 액자가 걸려 있다. 전문성을 갖추되 금융기관이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느덧 신뢰가 자연스럽게 쌓인다는 게 KB국민은행이 오랜 기간 PB서비스를 운용하면서 터득한 바다. 골드 앤 와이즈 서비스를 총괄 운영하는 KB국민은행 WM사업부 심재오 본부장(사진)은 자사 PB서비스의 강점을 ‘사람’이라는 단어로 압축해 설명했다.
“결국 PB서비스라는 게 사람이 하는 거잖습니까. 시스템을 잘 갖추고 매장을 제아무리 화려하게 꾸며놔도 일선 PB가 관리를 잘 못하면 그걸로 끝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고객과 만나는 PB의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금융 불황기에 우리 서비스를 고객들이 인정해주는 것도 일선 PB들의 능력이 출중해서 아니겠어요?”
그는 “회사가 돈을 대 대학에서 MBA과정을 듣게 하고 매주 시험을 치러 PB들의 역량을 높이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심 본부장은 통합 이전인 지난 1999년 주택은행 내 투신사업부가 생기면서부터 개인고객 투자업무를 시작해 2001년 제휴상품부장 재직 시 방카슈랑스 도입에 적극 참여했다. 2003년 은행 최초로 월적립식 상품을 기획해 판매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후 그는 KB국민은행에서 PB사업부장, 롯데호텔지점, 압구정지점을 거치는 등 KB국민은행 내 가장 오랫동안 개인자산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객자산을 불려줘야 하는 PB사업부 직원들로선 여간 속이 타지 않을 수 없다. 심 본부장은 “최근 경기위축 이후 투자패턴을 중 위험, 중 수익(Middle risk, Middle return)으로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채권형 상품과, 멀티 에셋, 대체투자, 리츠 등을 고객에게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상황과 달리 고액자산가들의 투자패턴에 아직 변화가 없습니다. 일부 손실이 나고 있지만 당장은 기다려보자는 분위기죠. 제가 보기에 다들 ‘해결은 되겠지만 문제는 시간’이라고 보는 거 같아요. 분명 지금 시장의 변화는 비정상적이거든요.”
심 본부장은 이럴 때일수록 국공채, 은행 정기예금, 원금보장형 ELS와 같이 안정성이 보장된 상품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체 자산 중 20~30%는 공격적인 상품, 20~30%는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이같은 안정형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큰 손해는 안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본부장은 안정형 상품에 전체 자산의 5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경기변화를 봐가면서 공격형과 현금형의 비율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가는 코스피 기준 1600선이 심리적으로 마지노선일 겁니다. 그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변동 폭이 계속될 것 같아요. 다만 부동산은 지난 1990~2000년과 같은 가격폭등이 찾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투자비중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