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아시아 허브 마켓삼아 마케팅할 겁니다”

2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명품 가죽·지류 브랜드 ‘피나이더(PINEIDER)’가 한국에 상륙한 지 1년이 지났다. 한국 시장을 아시아의 허브 마켓으로 삼기 위해 지난 9월26일 한국을 방문한 알베르토 볼리니(Alberto Bollini)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피나이더(PINEIDER)는 ‘가죽’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다. 240년이 넘는 긴 역사 동안 가죽의 본고장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오직 100% 수공예 공법으로 모든 제품을 제작한다.

1774년 피렌체 시뇨라 광장에서 지류 전문 가게로 문을 연 피나이더는 지금도 그 자리에서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나폴레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세계 정상들이 애용하고 문호 스탕달과 바이런도 피나이더의 필기구로 작품을 썼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테이블마다 피나이더의 데스크 패드와 필기류가 놓인 덕분이다. 메사코리아를 통해 한국에 직수입되는 피나이더가 국내에서 첫 판매를 시작한 것은 2010년 7월이다.

한국과 피나이더는 전통과 혁신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비슷하다. 한국은 여백의 미를, 피나이더는 절제의 멋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뜻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을 아시아 판로 개척지로 삼고 시장조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알베르토 볼리니(Alberto Bollini) 회장을 만났다.

알베르토 볼리니 회장은 지류로 시작해 불과 몇 년 사이 향수 라이선스 계약을 할 만큼 다양한 품목의 전문적인 분야에도 진출할 정도로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다.

- 피나이더의 가죽 제품은 11개 컬렉션, 600여종에 이른다.

“한국인이 원하는 상품 만들겠다”

지난 1년간 피나이더의 한국 마켓 성장률은 유통·판매 창구를 메사코리아로 지정한 후 15% 이상 성장했다. 알베르토 볼리니 회장은 “전 세계 피나이더 시장에서 한국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한국 마켓에서 성장률이 기대보다 컸기 때문에, 조금 더 긴밀한 협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어요. 한국 고객들에게 더욱 필요한 제품들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피나이더는 가죽의 질과 가공기술에 따라 11가지 컬렉션으로 나눠진다. 남녀 핸드백, 서류가방, 여행가방, 지갑, 펜 등 총 600여종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블랙과 브라운 컬러의 가죽 제품들이 피나이더를 만나면 레드 빛이 도는 브라운, 화이트, 블루, 청록, 와인, 퍼플 등 다채로운 색상의 고급 가죽 컬렉션이 된다.

피나이더에서는 가죽 가방 하나를 만들기 위해 가죽을 골라 햇볕에서 태닝하는 준비만 4~6주, 한 땀 한 땀 꿰매 가방으로 만드는 데에도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모든 고객들에게 피나이더 제품에 모노그램, 로고, 이름을 사용해 개인별 맞춤 공정이 가능하며, 다양한 가죽과 색상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피나이더의 상품은 그 자체만으로 피렌체 고유의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까지 가지고 있지만, 현대인들은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상품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자신과 어울리는 상품을 선호한다. 이에 피나이더 역시 유럽인의 취향 그대로의 제품만을 아시아에 출시하기보다 아시아인들의 취향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나이더 제품은 주로 크기가 작은 지갑과 만년필 등이에요. 주로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지요. 때문에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손에 쏙 잡히는 지갑과 가방 등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피나이더는 현재 롯데 애비뉴엘과 신세계 강남, 신세계 센텀, 갤러리아의 남성 편집숍에만 입점해 있다. 피나이더의 모든 제품 라인을 편집숍에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때문에 알베르토 볼리니 회장은 “2012년 피나이더의 단독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알베르토 볼리니 회장은 “피나이더는 루이비통같이 트렌드성이 강한 가방 브랜드가 아니라,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지켜나가는 회사”라고 강조하면서, “매일 비즈니스맨들이 사용하는 가장 편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피나이더는 가죽 제품뿐만 아니라 지류로도 유명하다. 세기의 러브스토리에서 빠지지 않는 커플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와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의 절절한 사랑의 대화도 피나이더의 지류가 담았으며, 만인의 연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눈동자 색에 맞춘 편지지도 피나이더의 제품이었다.

약력  이탈리아 밀라노의 가톨릭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스위스 정유업체 셸에서 14년 동안 마케팅 일을 하다가 법률회사로 옮겼다. 이 회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프란체스코 피나이더의 구조조정 작업을 맡았던 것을 계기로 2005년 직접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