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대상 애니메이션 시장 개척

‘뽀로로’ 인기 못잖은 ‘폴리’ 탄생시켜

요즘 ‘뽀통령’에 이어 ‘폴총리’라는 말이 생겼다. ‘뽀통령’은 뽀로로 대통령의 줄임말로,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나온 말이다. 최근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가 새롭게 인기몰이를 하면서 뽀로로 대통령의 뒤를 잇는 ‘폴리 총리’라는 말이 유행이다.

실제로 지난 2월 EBS에서 첫 방영된 ‘로보카 폴리’의 인기는 엄청나다. ‘로보카 폴리’는 자동차 구조대 이야기로, 경찰차 ‘폴리’가 주인공이다. 최근 EBS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캐릭터 완구 인기도 대단하다. 최근 이마트의 완구 판매순위를 보면 1~10위 안에 ‘로보카 폴리’ 제품이 5개를 차지했다. 판매 1순위는 단연 ‘로보카 폴리’다. 특히 주인공 ‘폴리’ 캐릭터 장난감은 출시 6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 팔리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한국 완구사에 이런 유례가 없었다고 한다.

대박 애니메이션 폴리의 ‘아빠’는 이동우 로이비쥬얼 대표다. 이 대표가 폴리를 만든 것은 어린 두 아들 때문이다.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두 아들이 ‘파워레인저’를 보고 친구들을 때린 것을 알게 돼 4~6세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파워레인저는 사실 초등학생용 만화예요. 그런데 4~6세 아이들이 볼 만한 만화가 없으니 파워레인저를 보고 폭력적인 장면을 따라하게 된 거죠. 실제로 지금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도 4~6세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않았어요. 시장 자체가 없다고 봤죠.”

이 대표가 처음 4~6세 대상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모두들 고개를 저었다. 영국 BBC, 미국 디즈니채널 등 해외 유명 방송사들은 이 대표가 ‘로보카 폴리’ 기획안을 내밀자 지금껏 4~6세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수요가 없었다며 딱 잘라 거절했다. 오기가 생긴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로보카 폴리’를 추진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로이비쥬얼의 올해 매출액은 40억~50억원으로 예상된다. 내년 해외 방송 진출이 본격화되면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로보카 폴리’ 방영 요청이 쏟아지고 있으며 해외에서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스폰지밥’으로 유명한 미국 어린이 전문 방송 ‘닉켈로디언’도 로이비쥬얼을 벤치마킹해 최근 4~6세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폴리의 성공 비결로 ‘콘텐츠의 힘’을 꼽는다. 폴리는 단시간 내에 탄생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획기간만 7년 걸렸다. 의인화된 경찰차, 구급차 등이 출동해 어려움에 빠진 사람과 자동차 등을 구조해주는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도 교육적이다. 이 때문에 어른이 봐도 몰입할 만큼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달라지려면 집중력이 필요해요. 빨리 만들어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는 오랫동안 기획하고 숙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대표는 차기작으로 청소년 대상 애니메이션을 기획 중이다. 다양한 연령대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단순히 로보카 폴리 하나로만 대표되는 회사가 아니라 미국의 닉켈로디언처럼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브랜드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약력  1973년생. 2001년 국민대 공예미술학과 졸업. 1998년~현재 로이비쥬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