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엄 데이비도우 지음 / 수이북스 펴냄
- 윌리엄 데이비도우 지음 / 수이북스 펴냄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명 시대다. 모두들 스마트시대가 열렸다고 환호하지만 생활 속 깊이 스며든 인터넷은 과연 긍정적인 영향만을 가져다줄까?



<과잉연결시대>는 고도로 연결된 인터넷이 유발하는 이면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윌리엄 데이비도우는 인텔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이끌며 수석부사장을 지내고 현재 첨단기술 벤처투자회사를 이끌고 있는 실리콘밸리 1세대 인물이다. 인터넷 시대의 도래를 현장에서 목격한 그는 현 시대를 연결과잉의 상태로 진단한다.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연결수단이 등장하면서 세계가 연결과잉 상태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국가 아이슬란드의 몰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최근 유럽발 경제위기 등이 모두 인터넷 때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흥미롭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과잉연결이 한 나라의 금융문제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키우고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이슬란드다. 외딴 섬나라였던 아이슬란드는 인터넷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제적인 금융국가로 성장했다. 1999년에 이미 아이슬란드 인구의 66%가 가정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었으며 2008년에는 그 비율이 99%까지 높아졌다. 이 시기 정부의 경제개혁으로 민영화된 아이슬란드 은행들은 투자영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아이슬란드 은행들은 전 유럽을 대상으로 온라인 저축은행 영업을 펼치며 고위험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왔다. 그 결과 2005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5위에 이르렀고 2007년 아이슬란드인이 보유한 국외자산은 2002년 대비 50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덴마크의 한 은행이 ‘아이슬란드의 대외채무가 국내총생산의 약 3배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부터 아이슬란드 은행들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잠시 발을 빼자 아이슬란드의 통화가치가 폭락했고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됐으며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쳤다.



저자는 아이슬란드 사례를 통해 연결과잉 상태에는 ‘포지티브 피드백’이 강화되면서 그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여기서 포지티브 피드백은 하나의 변화가 일어남으로써 또 다른 변화가 강화 ∙ 증폭돼 시스템 전체에 원래보다 훨씬 큰 자극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인터넷 과잉연결이 가져온 포지티브 피드백이 금융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다가 한순간 날카로운 비수로 변해 유럽 전역에 피해를 가져왔다. 이처럼 과잉연결사회는 사소해 보이는 사고에도 큰 문제점을 노출하게 돼 사회 전체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인터넷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더욱 치명적으로 키우고 확산시켰다고 분석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대출승인 과정이 간소화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부실한 대출상품들은 온라인 거래를 통해 수조달러 규모로 전 세계에 판매됐다. 저자는 만약 인터넷이 없었다면 그토록 엄청난 거래량과 관련 서류들의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과잉연결이 유발하는 치명적인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는 우선적으로 포지티브 피드백의 수위를 낮춰 그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으로 파급되는 세계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와 과세제도, 가격평가 등의 장치를 마련해 포지티브 피드백의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뿐 아니라 사이버테러, 개인정보 누출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는 요즘, 이 책은 우리에게 인터넷 과잉연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해결과제임을 일깨워준다. 

 

 

NEW BOOK......

스티브 잡스

불꽃처럼 살다간 IT 혁명아의 인생 완결판

월터 아이작슨 지음/ 민음사 펴냄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공식 전기다. 스티브 잡스는 살아생전에 자신의 허락 없이 출간된 전기를 두고 불쾌감을 표시하며 평소 절친한 저자에게 자신의 전기를 직접 의뢰했다고 한다. <타임> 편집장 출신인 저자는 2009년부터 2년간 잡스를 40여 차례 집중 인터뷰하고 그의 친구, 가족, 동료뿐 아니라 잡스의 라이벌까지 포함해 100여명의 인물을 만나며 이 책을 완성했다. 900쪽에 달하는 전기는 잡스의 일대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림자시장

그림자시장의 은밀한 세계 장악이 시작됐다!


에릭 J. 와이너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오늘날 세계경제에서 가장 유력한 세력은 미국도, 전 세계 은행들도, G7국가의 정부들도 아니다. 바로 그림자시장이다. 저자는 그림자시장을 부와 지정학적 권력이 융합한 글로벌 결합체로 정의하고 그 예로 중국, 중동의 산유국, 싱가포르, 노르웨이 등과 같은 부자나라들과 헤지펀드와 같은 비공개 투자기관들을 지목한다. 다소 미국 중심적인 시각이긴 하나,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 흐름의 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美 월스트리트의 탐욕을 파헤친 비하인드 스토리


베서니 맥린 ∙ 조 노레사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이 책은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가 왜 발생했으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춰 쓴 팩션 형식의 경제경영서다. 경제기자 출신의 두 명의 저자는 수많은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증언, 각종 기사, 관련 논문 등을 통해 월스트리트를 둘러싼 금융위기의 음모와 진실을 생생하게 파헤친다.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의 역학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치열한 암투가 마치 스릴러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 코드


리처드 뮬러 지음/ 살림 펴냄

테러, 원자력발전소 폭발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는 요즘 과학 상식 없이는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다. 이 책은 UC버클리대 재학생들이 선정한 최우수 강의 ‘미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을 묶은 것으로, 이 시대 리더가 알아야 할 과학적 상식을 쉽게 풀어준다. 저자인 리처드 뮬러는 UC버클리대 물리학 교수이자 오바마 정부의 고위 과학고문을 지내고 각종 국가단위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겲횐?분야의 정책전문가다.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일본의 숨겨진 맛과 온천 그리고 사람 이야기


허영만 ∙ 이호준 지음/ 가디언 펴냄

국내 맛집을 두루 섭렵한 허영만 화백이 <식객>의 스토리 작업을 도와준 이호준 기자와 함께 이번에는 일본으로 떠났다. 2년간의 취재로 탄생한 이 책은 가히 허영만의 ‘<식객> 일본편’이라 할 수 있다. 아키타, 홋카이도 등 일본 13개 지방의 기막힌 음식과 볼거리, 온천 등 맛과 휴식이 어우러진 알짜 여행 정보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