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PB서비스는 국내 PB산업의 역사다.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그렇거니와 국내 금융기관에서 팀장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PB 상당수가 한국씨티은행에서 출발했다. 사실상 업계 사관학교다. 가장 먼저 시작하다 보니 시스템도 체계화돼 있다. 글로벌 씨티은행과 서비스도 잘 연계돼 있다. 한국씨티은행 VIP PB서비스 씨티골드를 살펴본다.

탄탄한 해외네트워크… PB서비스 효시

    

외화 송금·현지 금융기관 이용 편리 ‘강점’

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 PB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지난 1991년 무렵이다. 씨티골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한국씨티은행의 PB서비스는 시작부터 고액자산가를 위해 마련됐다. 포트폴리오라는 개념과 위험도를 측정해 고객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리스크 프로파일링 서비스를 국내 도입한 것도 한국씨티은행이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지점 전체 220개 중 약 160개 지점에서 씨티골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이 중 씨티골드 셀렉트 센터가 5개다. 또 PB를 가리키는 CE(Citigold Executive:씨티골드 전담역)는 2011년 10월말 현재 214명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는 처음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일 정도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단 고객 예치 금액별로 서비스를 차등화시킨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 실시된 서비스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은 1억원 이상 예치 고객에게는 씨티골드, 5억원 이상 고객에게는 씨티골드 셀렉트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1억원 이하 고객은 일반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예탁 자산별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그렇다면 씨티골드 고객에게는 어떤 서비스가 제공될까. 일단 한국씨티은행은 고객이 씨티골드 회원에 가입하면 씨티골드 이그제큐티브(CE)라는 전담직원부터 배정한다. 여기서부터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는 시작된다. 씨티골드 CE는 자산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노하우를 갖추고 있기로 유명하다. ‘PB 역량이 거기서 거기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먼저 미국식 PB시스템을 도입해 쌓인 노하우가 상당하다. 



씨티골드 CE(PB)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투자기초과정과 RDIP기본과정, 파생상품과정, 감독자과정 등 4가지 기본 자격 과정을 모두 이수한 뒤 자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개인별, 지점별로 전담 고객 수익률을 측정해 하위 CE에게는 별도의 보충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씨티골드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라는 게 한국씨티은행의 설명이다.



게다가 씨티골드는 모든 게 국제화돼 있다. 뉴욕에 위치한 글로벌 투자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투자동향과 관련된 보고서를 보내주고 있는데, 글로벌 씨티은행 내 펀드를 운용하는 조직이 없다 보니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커뮤니케이션부 신현정 과장은 “지난 2007년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베트남펀드를 판매할 때 씨티은행 글로벌 투자위원회에서는 자체 조사를 통해 베트남 경제가 고평가됐다면서 펀드 판매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주효했다”고 자사 시스템을 높게 평가했다. 씨티골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전희수 부행장도 “사실상 전 세계 모든 펀드를 판매하는 오픈 아키텍처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가 가능하기까지는 씨티은행 자체의 수준 높은 검증시스템을 통과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씨티골드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은 대략 10만명 수준. 설립 초기와 비교해 예치금이나 고객 수에서 별다른 변동이 없다. 오히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증가했다. 그 비결은 씨티골드만의 안정적인 자산배분 전략에 있다. RDIP(투자상품 및 서비스 리테일 판매에 관한 규정 및 표준서)는 다른 금융기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씨티골드만의 독특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투자 상품 구매 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목적에 부합하며 적절한 수익을 줬는지, 또 공정하게 투자 상품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했는지 파악하는 자료다. 고객은 구매 상품에 대한 투자 경험 여부 및 이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는지를 빠짐없이 기입해야 한다. 각 상품의 위험 등급을 책정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일치된 상품을 제공했는지도 확인한다. 압구정중앙지점 이종숙 지점장(CFP)은 “투자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펀드를 판매하는 것은 한국씨티은행 CE에게는 가장 금기시 하는 사항”이라면서 “만 65세 이상 고객에게 상품을 팔지 못하게 하는 것도 씨티골드만의 독특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RDIP 프로그램에는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경험과 지식 여부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거래 자체가 거절될 수 있으며 상품 등급도 6단계로 분류해 위험도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불완전 판매를 원칙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 압구정중앙지점 고객상담실 / (위)고객상담 모습 / (아래)씽크머니 활동
- 압구정중앙지점 고객상담실 / (위)고객상담 모습 / (아래)씽크머니 활동

불완전 판매 원천적 차단  

고객추천지수(NPS)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전담직원 만족도 조사로 고객 성향에 따른 투자전략이 적절했는지, 포트폴리오 위험성에 대해서 사전에 알려줬는지, 투자결정을 위해 충분히 정보가 제공됐는지를 알기 위해 조사한다. 



그동안 많은 고액자산가들이 한국씨티은행의 PB서비스에 만족감을 표시한 이유는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있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콘퍼런스와 세미나 등을 통해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같은 시장전망은 한국씨티은행뿐 아니라 글로벌 씨티그룹의 글로벌 투자 위원회(GIC), 글로벌 자산배분 위원회(GPC), 아시아 투자분석 자문팀(IAAG) 및 씨티 투자 분석팀(CIRA)의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이렇게 전 세계 수백명의 전문가들이 거시경제, 주식, 채권, 외환, 부동산, 대안투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 질의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자금의 흐름을 한눈에 보고 발 빠르게 글로벌 투자처를 짚어준다는 것은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더욱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요소다. 매일 고객에게 제공되는 모닝콜 콘퍼런스 자료에는 금리, 환율, 원자재, 부동산지수, 해외 주요 주식시장 지수 등이 포함됐으며 어제와 오늘 국내, 해외시장의 주요 이슈 등도 간략하게 정리돼 있다. 분기별로는 씨티골드 셀렉트 고객을 위해 제공되는 투자정보지 스탠드 포인트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 11월6일 에프엔가이드가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잔고가 5000억원 이상인 22개 판매사들이 판매한 국내 주식형펀드의 1~8월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씨티은행이 마이너스 3.26%로 가장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긴급현금지원 등 글로벌 서비스 특화            

해외 네트워크가 발달한 탓에 금융서비스도 국제적이다. 해외 계좌와 신용카드 개설이 편리하다. 해외 긴급 현금지원 서비스, 해외 긴급 의료지원 서비스 뿐 아니라 씨티 글로벌 실시간 계좌 이체 서비스, 해외 계좌 개설 도움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한 씨티 글로벌 뱅킹 서비스도 인기다. ‘씨티 글로벌 실시간 계좌 이체 서비스’는 미국·중국 등 9개국에서 국내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뱅킹을 통한 해외 송금이 가능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5000원 이하의 송금수수료 이외에는 중계수수료 등을 따로 받지 않는다.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해외 송금을 한 지 2~3일 이후 반대 나라에서 돈을 찾을 수 있는 반면 씨티은행 글로벌 계좌 이체는 사실상 실시간이다. 또 36개국 550개 ‘씨티골드 센터’ 무료 이용, 전 세계 무료 핫라인 전화 서비스 및 한국어 지원 서비스, 비상시 2000달러까지 해외 현금 지원 서비스 등도 제공되고 있다.



씨티골드 셀렉트 서비스는 기본적인 면은 씨티골드와 비슷하지만 1대 1 전화 세무 상담 서비스, 종합소득세 신고 대행 서비스, 법률 상담가 서비스, 자산관리 서비스 등 세부적인 면에서 자산관리 서비스의 깊이에 무게를 뒀다. 



평균 월 40~50회 가량 해외투자, 유학 등은 물론 서양화 감상, 미술투자, 와인테이스팅, 메이크업 세미나와 같은 소규모 문화 행사도 마련되고 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골드 셀렉트 고객의 경우 대학생 자녀를 선발해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 있는 씨티은행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강조하는 점은 지역사회와의 교류다. 지난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 체험 금융교실 ‘씽크머니(Think Money)’는 미래와 지역사회를 위한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다. 한국YWCA연합회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행사는 올바른 금융교육을 위해 마련됐으며 올해까지 총 25만6000여명의 청소년들이 교육을 받았다. 544명의 한국씨티은행 직원들과 630명에 달하는 YWCA회원들이 금융교육 강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Mini Interview   전희수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첫째도 고객수익, 둘째도 고객수익입니다. 은행이익은 그 다음이죠”

전희수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은 국내 대표적 1세대 PB로 지난 1990년 입행한 뒤 지금까지 PB서비스 한 분야에서만 활동해왔다. 1993년부터 96년까지 일선 지점에서 CE로 활동한 그는 그동안 CE교육과 씨티골드 서비스 품질향상에 주력해왔다.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금융기관 PB서비스 임원들이 그의 교육을 거쳐 나갔다. 



예나 지금이나 전 부행장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고객만족도다. 그는 교육 때마다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팔고, 고객 자산을 얼마나많이 예치시키느냐보다는 고객 투자자산을 어떻게 많이 불렸느냐를 더 따진다.



“저는 직원들에게 △고객은 샘솟는 물이다 △철로를 깔듯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쌓아라 △떠날 때 잘되는 영업지점을 만들어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라고 말합니다. PB서비스는 은행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이익에서 모든 것이 출발해야 하거든요. 최근 PB들이 해당 금융기관 상품 세일즈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서비스의 목표점이 고객이 아닌 해당 금융회사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최근 VIP골드 고객을 대상으로 벌인 투자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서비스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금융정서가 커지는 와중에 회사편이 아닌 고객편에 서서 고객의 자산을 불려주는 게 은행원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소신도 분명하게 밝혔다. 전 부행장은 이런 PB 문화가 정착돼야 PB서비스가 은행의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씨티골드 VIP고객 중 30% 가량이 씨티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있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항상 새로운 서비스를 추구하는 탓에 한국씨티은행이 기획한 PB서비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 금융기관에 유행처럼 번진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한다.



“우리의 이런 투자성향을 알아서인지 자산운용사들이 우리 고객들에게만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상품도 꽤 있었습니다.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 알리안츠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블랙록 월드광물자원펀드 등은 우리 내부에서 히트를 쳐 다른 곳에서까지 판매된 것들입니다.”



전 부행장은 최근 금융 불안기 이후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글로벌 씨티은행과는 별도로 한국씨티은행 내 투자자문위원회를 개설했다. 국내 대형 운용사 CIO(투자책임자) 6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에서는 글로벌 씨티은행이 경기 전망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는 게 주된 임무다. 물론 여기서는 글로벌 씨티은행과는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전 부행장은 위원회 설립 이유에 대해 “모든 정보를 고객에게 빠짐없이 제공해 고객이 시장을 올바로 판단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얼마 전까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김일구 연구위원을 자체 애널리스트로 영입한 것도 다각도로 시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