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가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의자’다. 서 있는 시간보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 ‘앉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의자가 있다면 바로 그곳이 천국이다. 패션 in 리빙, 셋째 이야기는 의자다.
- 부흘렉 형제가 디자인한 비트라의 라운지 의자
- 부흘렉 형제가 디자인한 비트라의 라운지 의자

모처럼 만에 쉬는 날, 창문 틈새로 부드럽게 파고든 햇살에 기분 좋게 눈을 떴다. 한가로운 기분을 느끼며 한 손에는 TV 리모컨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갓 뽑은 커피를 들고 거실로 들어섰다. 그런데 막상 당신의 거실에 소파가 없다면? 



사람들이 ‘걷기’보다 많이 하는 것이 바로 ‘앉기’다. 일을 할 때든 휴식이 필요할 때든 우리는 늘 앉는다. 이렇게 중요한 행동을 매일 수시간씩 반복하는 당신에게는 허리와 편안함을 위해 앉고 싶은 의자(혹은 소파)가 필요하다.



거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자에 포인트를 주는 것은 공간을 변화시키기에 좋은 핵심 키워드다. 장식적인 요소가 없는 심플한 공간에 정형화되지 않은 실루엣의 입체감 있는 의자를 놓는 것만으로 독특하면서 생명력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최근 많은 가구 브랜드에서 가구의 기본이 목재와 철재라는 편견을 깨는 톡톡 튀는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들을 선보이고 있다. 첫눈에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의자들로 당신의 휴식을 위한 공간에 포인트를 만들자.

- 강렬한 레드 컬러 의자는 피요르드의 리클라이너 틴데 시리즈
- 강렬한 레드 컬러 의자는 피요르드의 리클라이너 틴데 시리즈

의자는 역시 편함이 최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의자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이 바로 편함이다. 무척이나 편해 보이는 의자야말로 앉고 싶은 유혹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독특한 디자인과 편함의 결합이라면 단연 암 체어(Arm Chair)를 꼽는다. 암 체어란 팔걸이가 달린 1인용 의자로 사용자의 휴식을 돕기 위해 제작된 의자다. 1인용이지만 디자인이나 기능은 천차만별이며, 모던한 스타일부터 앤티크 스타일까지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본 인테리어 가구라고 할 수 있다. 낮잠을 즐길 때, 책을 읽을 때, TV를 시청할 때 등 혼자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도록 돕는다. 게으름의 원인(?)이 될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떨까. 휴식에는 편함이 최고다.



‘쉼’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 딱 좋은 1인용 의자로 피요르드 리클라이너는 어떨까. 피요르드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끝에 위치한 가구의 본고장 노르웨이의 가구 브랜드다. 피요르드는 수년간의 연구와 테스트를 통해 1인용 의자 리클라이너를 제작하고 있다. 리클라이너는 목재의 뒤틀림이나 변형을 막아주는 저주파공법으로 제작된 C자형 곡선 베이스 디자인과 특허받은 시스템으로 목을 편안하게 지지하고 허리와 등에 무리가 없는 자세를 만들어준다. 이때 발받침대로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독일산 비치우드와 액체나 태양광에 의한 변형을 최소화하는 이탈리아산 고급 소가죽으로 오래 사용해도 고유의 아름다움을 유지한다. 가죽과 직물 검사, 표면 처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수작업이므로 대량 생산되지는 않는다.



스위스의 가구 브랜드 비트라의 라운지 체어(Lounge Chair)도 휴식을 위해 제격이다. 라운지 체어란 여유로운 휴식에 알맞게 고안된 의자를 말한다. 이를테면 안락의자나 등받이를 뒤로 누일 수 있는 리클라이너 모두 라운지 체어에 속한다. 비트라 가구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에 별도의 디자인팀 없이 디자이너 개인과의 프로젝트로 가구를 제작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비트라의 모든 가구는 특별하다. 각 디자이너들의 창의력이 담긴 가구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것은 부흘렉 형제가 디자인한 라운지 체어다. 부흘렉 형제는 튼튼하고 정밀하게 맞춘 니트를 꼭 맞는 스타킹처럼 금속 프레임 위에 펼쳐 라운지 체어를 만들었다. 부흘렉 형제의 라운지 의자는 좌석의 편안함은 물론 특유의 차분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프레임 또한 오래 앉아 있어도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반투명 커버가 전통적인 라운지 의자의 두꺼운 쿠션을 대신하며, 가볍지만 훌륭하게 균형잡힌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 이탈리아 건축가 프랭코 알비니가 도안한 카시나의 카나포 흔들의자
- 이탈리아 건축가 프랭코 알비니가 도안한 카시나의 카나포 흔들의자

심플한 공간에 들어온 드라마틱한 의자

의자를 고를 때는 무엇보다 디자인이 우선이라는 사람들에게는 계절에 따라 의자의 옷을 갈아입히는 것도 좋다. 따스한 햇살을 가득 거실에 담고 싶다면 파스텔 톤의 빈티지한 느낌의 암 체어를 선택하자. 밝은 분위기의 거실로 꾸미고 싶다면 강렬한 컬러와 패턴의 이국적 무드의 의자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고풍스러운 느낌이 좋다면 까사미아의 의자를 추천한다. 좁은 방이나 거실 한편에 두는 것만으로도 멋진 인테리어가 되는 까사미아의 안락의자(이지 체어, Easy chair)는 사용 시 편안함은 물론이거니와 공간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등받이부터 팔받침대까지 이어지는 예술적인 선이 독특한 브리오 윙 체어(Wing Chair, 등받이의 윗부분이 날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가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시나의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흔들의자 ‘카나포(CANAPO)’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탈리아 건축가 프랭코 알비니가 1945년 도안한 카나포는 반원 모양의 목재 구조물과 탈부착 가능한 쿠션으로 구성돼 있다. 좌판 쿠션을 받쳐주는 패브릭 베이스를 경쾌한 지그재그 기법으로 이어줘 적당한 쿠션감은 물론 디자인적인 요소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2010밀라노가구박람회에서 찬사를 받았던 흔들의자로 하부 구조물은 월넛(walnut)과 에쉬우드(ashwood)의 프레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 까사미아의 브리오 윙체어
- 까사미아의 브리오 윙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