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안테나 등 무선통신 선두주자
이동통신 이어 군 레이더까지 개발

에이스테크의 주력 제품은 이동통신용 기지국에 내장되는 RF(Radio Frequency ∙ 무선주파수) 통신부품 장비와 기지국 안테나 등이다.
그중 국내 기지국 안테나 분야에서 에이스테크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에이스테크의 기지국 안테나 시장점유율은 54%로, 단연 1위다. KT,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거래하며 탄탄한 사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스테크는 LTE망 구축의 핵심장비인 차세대 소형 기지국 RRH(Remote Radio Head겳彭赴ゼ굼佯?의 생산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RRH는 통신제어 부문인 베이스밴드(Base band)와 전파를 직접 전달하는 라디오유닛(Radio Unit)으로 구성되는 기지국 설비에서 라디오유닛의 일부를 원격으로 분리해 기존 중계기 역할을 대신하는 장치다. RRH를 이용하면 하나의 베이스밴드에 여러 원격무선장비를 둘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기존 기지국에 비해 전력 손실이 낮고 기지국 설치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이 3G에서 4G로 넘어가면서 기지국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이동통신사들에 있어 꼭 필요한 장비다.
일찍이 시장 판도의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해온 에이스테크는 전 세계에서 RRH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발 노하우를 보유한 극소수 업체 중 하나다. 2010년 영국의 RRH 선두개발업체인 액시스(Axis NT)를 인수해 RRH의 원천기술은 물론 소프트웨어 시스템 기술까지 확보했다. 현재 한국 본사 내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RRH 제품을 출하 중이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LTE 전국망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에이스테크의 매출이 상승세다. 에이스테크의 LTE용 기지국 안테나의 4분기 매출은 3분기 대비 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RRH 매출도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4.5%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에이스테크의 2010년 매출액은 1296억원으로, 전 세계에 4G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매출액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스테크는 애초 무역회사로 출발했다. 1980년 구관영 사장(현 회장)이 설립한 명성무역상사가 전신이다. 주로 텔레비전용 안테나를 비롯한 전자기기를 수입겿퓔탭杉? 1980년대 카폰이 크게 인기를 끌자 명성무역상사는 일본에서 카폰 안테나를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했다. 그러나 수입 여건이 어려워지자 자체 생산을 감행해 1984년 국내 최초로 카폰 안테나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명성무역상사는 사명을 에이스안테나로 바꾸며 안테나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RF 제조기술력 세계 1위
에이스안테나는 우선적으로 독자적인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1990년 경기도 부천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한다. 당시 매출액 30억원, 직원 60여명에 불과하던 중소기업이 자체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파격적인 R&D투자였다.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술연구소 설립 7개월 만에 위성방송 수신 장비 LNB, 무선호출 기지국용 부품장비 아이솔레이터 등을 개발했다. 다양한 특허기술을 확보한 에이스안테나는 그 이듬해 세계적 통신업체 AT&T와 무선전화기 안테나에 대한 장기공급을 체결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후 에이스안테나는 국내 이동통신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1990년대는 국내 무선 호출산업과 PCS 이동전화 등 대부분의 설비가 국산화되는 과정이었다. 에이스안테나는 RF부품 자체 생산을 성공시키며 해외 선진국으로까지 무대를 넓혀 갔다. 1995년부터는 단말기 안테나만 해외 수출하던 것에서 벗어나 기지국용 장비부품도 에릭슨과 알카텔 등에 수출함으로써 세계적 기술력을 입증했다.
1997년 에이스안테나는 사업 영역을 RF부품장비 전반으로 확대하며 안테나 제조업체에서 첨단 통신장비업체로 한 단계 도약한다. 기업명도 에이스테크놀로지로 바꿨다. 이후 국책과제였던 CDMA 최초 기지국에 자사의 RF부품과 안테나를 설치하고, 세계 최초 CDMA 셀룰러 시스템을 상용화하면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로 우뚝 섰다.
현재 RF업계에서 에이스테크의 제조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 에릭슨,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 세계적 이동통신장비업체에서 매년 아웃소싱업체들을 평가하는데, 에이스테크는 제조기술력 평가 항목에서 수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제조기술력은 제조 과정상의 효율성, 제조 시간, 제품 품질 등의 기준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조동찬 대표는 “RF부품인 필터를 만들 때 튜닝이라고 해서 주파수를 잡아내는 기술이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튜닝 작업을 수동으로 하는데 우리는 주파수 튜닝공정 자동화 설비를 자체 개발했다. 이 때문에 조립 시간이 타사 대비 절반밖에 안 걸려, 다른 경쟁사들이 저희 제조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한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2012년 에이스테크는 새로운 비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 30년간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차량 IT, 군통신 등 미래의 성장동력인 신수종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차량 IT, 군(軍)통신 등 사업 확대
차량 IT분야에선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지식경제부 주관 차량 IT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6밴드(Band) 통합형 내장형 룸미러 안테나’와 ‘9밴드 통합형 외장 샤크핀(Shark-pin) 안테나 모듈’을 개발했다. 6밴드 통합형 내장형 룸미러 안테나는 차량 내부 룸미러에 세계 최초 6개 대역을 지원하는 통합형 안테나를 장착한 기술이다. 9밴드 통합형 외장 샤크핀 안테나 모듈은 상어 지느러미를 닮아 일명 ‘샤크 안테나’로 불리며 차량 뒷면에 부착하는 안테나다. 에이스테크는 샤크 안테나에 세계 최초로 9개 대역을 지원하는 특화된 집적형겢?옳?안테나 설계기술을 적용해 신제품을 완성했다. 이 두 제품 개발로 에이스테크는 2010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조동찬 대표는 “현재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회사와 업무협의를 논의 중”이라며 “차량용 안테나는 검수 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2013년부터는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에이스테크는 차량용 지능형 레이더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차량용 안전시스템 레이더’는 차량 사이의 간격을 인식해 일정한 거리를 자동 유지하는 안전 운행 시스템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모든 차량에 전방 충돌경보시스템의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으로, 향후 차량용 충돌방지 레이더 센서 시스템에 대한 시장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국책과제로 만도 등과 함께 77㎓, 24㎓ 차량용 지능형 레이더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라며 “고급차에만 들어가던 에어백이 일반화된 것처럼 차량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량용 지능형 레이더시스템도 앞으로 일반화되면서 국내외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이스테크는 차량 IT 제품 개발에 이어, 무선통신장비 기술 중 최고 난이도로 여겨지는 군통신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향후 5년 계획으로 군통신 레이더에 장착되는 ‘TR모듈’을 개발 중입니다. 작은 칩 모양의 소형 증폭기인 TR모듈은 전량 수입하는 부품으로, 국내에는 아직 생산기술력이 없습니다. 에이스테크는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RF업계는 물론이고 향후 차량 IT, 군통신 분야까지 선도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될 것입니다.”

-(아래) 기술 개발에 성공해 테스트 중인 ‘9밴드 샤크 안테나(왼쪽)’와 ‘차량용 룸미러 안테나’.
에이스테크놀로지 주요 연혁
1980년 7월 명성무역상사 설립
1986년 7월 사명 변경(에이스안테나)
1997년 7월 코스닥 등록, 사명변경(에이스테크놀로지)
2004년 11월 7000만달러 수출의 탑 수상
2006년 12월 TMA -세계일류상품 선정
2007년 12월 휴대폰안테나, 칩안테나 -세계일류상품 선정
2010년 3월 영국 노텔 무선통신기술연구소(WTL) 인수(현 AceWTL)
2010년 5월 영국 Axis NT 인수 (현 AceAxis)
2011년 5월 지식경제부 ‘월드 클래스 300’ 기업 선정
Mini Interview 조동찬 에이스테크놀로지 대표
“전선 없이 안테나로 휴대폰 충전하는 시대 올 것”

에이스테크놀로지(이하 에이스테크)는 2009년부터 조동찬 대표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을 거쳐 1999년 에이스테크에 임원으로 합류한 그는 중국, 인도 등 해외지사를 다년간 총괄해온 해외통이다. 2008년 에이스테크의 해외법인 사장을 역임했다. 조 대표는 “요즘도 한 달의 절반은 해외에서 지낸다”며 “해외 거래처 임원들이 10년지기라 이제는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정도로 친밀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표 취임 후 해외시장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그가 내세운 전략은 ‘글로벌 사업의 현지화’다.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각 시장별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의 경우 처음부터 글로벌 기업인 에릭슨과 함께 공략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죠.”
에이스테크가 중국, 인도 등에 설립한 자사 공장은 RF부품업계 최상의 제조인프라로 손꼽힌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로 미국, 유럽 등 기술 선진국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에이스테크는 중국 내 공장에서 제품을 일괄 공정하는 수직계열 생산체계로 원가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스웨덴, 영국, 홍콩 등 비즈니스 요충지에 지사 및 판매법인을 설립해 보다 친밀한 고객 대응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사업 발판을 다지며 신흥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는 아직 음성통화 중심의 2G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곧 3G로 전환되면 기지국 설비 등 시장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미리 투자 설비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또한 태국과는 현재 공동으로 친환경 안테나를 개발 중입니다.”
벽이나 가로수 등에 장착하는 친환경 안테나는 눈에 보이지 않아 경관을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직 수요가 많지 않다. 반면 파타야, 치앙마이 등 휴양도시가 많은 태국은 친환경 안테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친환경 안테나는 지금은 시작단계지만 앞으로 대세가 될 것입니다. 아직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친환경 안테나의 일환으로 어렵게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전깃줄 없이 휴대폰을 안테나로 충전하는 꿈의 기술입니다. 지금은 전기를 꽂아 휴대폰을 충전하지만 사실 눈에 안 보이는 주파수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이를 받아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신기술의 안테나를 만드는 거죠.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래에는 전깃줄 없는 세상이 분명 올 것입니다.”
앞으로 에이스테크의 성장가능성은 무한하다. 무선통신장비분야는 이동통신기기의 진화에 따라 3~4년 꼴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2012년 4G LTE 전국망 구축을 앞두고 에이스테크는 호기를 맞은 상태다.
“현재 전 세계 이동통신기술이 3G에서 4G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로써 모든 기지국 장비가 교환되기 때문에 무선통신장비분야의 사업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다만 이동통신기술의 발전은 글로벌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전 세계가 얼마나 빨리 4G로 갈지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습니다. 유럽의 경우, 4G LTE를 먼저 도입했지만 현재 금융 위기로 주춤한 상태입니다. 반면 한국이 4G LTE 전환으로의 첫 번째 국가가 되면서 전 세계 이동통신시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