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는 개성이고,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언어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색깔을 찾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경쟁력인 거죠. 기업도 마찬가지고요.”

국내 1호 컬러 이미지 컨설턴트인 김효진 제이컬러이미지(www.colorconsulting.co.kr) 대표는 “색깔은 그 사람을 표현해 주는 언어”라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색깔이 있어요. 피부색, 머리카락색, 눈동자색이죠. 이런 타고난 색깔에 어울리는 색을 찾아 주는 것이 ‘컬러이미지컨설팅’입니다.”

머리카락·피부·눈동자색이 비슷비슷한 우리나라 사람들 각자에게 맞는 색깔이 따로 있을까. 김 대표는 미묘한 피부톤이나 머리색의 차이와 함께 직업이나 나이, 성격 등을 감안한다고 말했다.

“안정적이고 신뢰감을 나타내는 파란색이 어울리더라도 원색이냐 파스텔톤이냐, 차가운가 아니면 따뜻한 블루인가 등으로 나뉩니다. 컬러진단은 단순히 이미지컨설팅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색깔에 따라 성격이나 직업이 바뀌기도 한다. 김 대표는 취업박람회 등에서 구직자를 대상으로 컬러진단을 할 때 어울리는 색에 따른 패션뿐 아니라 직업 등도 추천한다. 구직자에게 어울리는 색을 찾아 면접할 때 입을 옷이나 넥타이 등의 색깔뿐 아니라 그에 맞는 직업이나 직종까지 추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라색이 어울리는 사람은 기획이나 마케팅 분야, 트렌디한 직업을 구하라고 조언하는 식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도 맞는 색깔이 있다. 최고경영자(CEO)나 CI(기업이미지)의 색깔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제품의 가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바로 컬러입니다. 기업의 철학과 분위기가 담긴 색깔을 CI에 쓰면 임직원은 알게 모르게 통일성을 갖게 되고, 외부에서도 쉽게 그 기업을 인식하게 되는 거죠.”

그는 안정과 신뢰를 나타내는 블루를 CI컬러로 쓰고 있는 삼성을 예로 들며 “내부적으로 파란색이 직원들에게 스며들어 이지적인 통일성을 갖추게 되고, 외부적으론 신뢰받는 기업으로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컬러가 학문으로 다뤄진 것은 100년 전 유럽에서부터였다. 우리나라에는 불과 8년 전에 도입됐다. 이제 시작단계인 셈. 프랑스의 디자인학교에서 컬러 이미지를 전공한 김 대표는 화장품 회사의 컬러리스트를 거쳐 지난 2005년, 26㎡(약 8평) 사무실에 책상 하나 달랑 놓고 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컬러이미지 컨설팅이라는 게 생소했으니까 고생을 많이 했죠. 그러다가 한 패션회사가 VIP고객을 대상으로 PI(Personal Identity)컨설팅을 하자고 제안하더군요. 백화점 매장을 방문한 VIP고객에게 어울리는 색을 찾아주고, 그에 맞는 옷이나 넥타이 등을 제안하는 거죠. 크게 성공했죠. 수트를 사러온 고객이 컬러진단을 받고 그와 어울리는 셔츠와 넥타이 등도 사갔기 때문이죠.”

패션회사뿐 아니라 화장품 업체도 그를 찾았고, 연예인과 정치인도 그에게 컬러이미지 컨설팅을 받았다. 최근에는 TV드라마의 전체적인 컬러나 출연 배우들의 의상까지 컨설팅하고 있다.

2008년에는 한 취업박람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컬러이미지를 컨설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그레이 수트에 황금색 넥타이를 즐겨 매던 이 대통령에게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나타내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라는 조언을 한 바 있다. 

약력  1976년생. 1997년 프랑스 미쉘디마 에꼴 컬러이미지 과정 졸업. 1999~2005년 아모레퍼시픽 컬러리스트. 2005년~현재 제이컬러이미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