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은행이다. 1899년 출발한 대한천일은행이 전신인 우리은행은 상업, 한일은행이 합병된 이후 광주, 경남은행 등과 통합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대표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PB서비스 역시 우리은행의 변신과 함께 진화했다. 본격적으로 PB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지만 오늘날 PB 같은 역할을 한 SP(Sales Professional·개인고객전문가) 서비스까지 치면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 넘게 우리은행이 국내 PB서비스 시장에서 상위권에 있었던 것은 고객과의 신뢰가 그만큼 돈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관학교 출신 스타PB의 고품격 서비스

    

해외부동산·유학·이주이민 분야 특화

- 허종희 상무(왼쪽 네번째)와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소속 PB들.
- 허종희 상무(왼쪽 네번째)와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소속 PB들.

2000년 SP서비스를 도입했을 때만 해도 우리은행 PB서비스는 상품 추천 등의 단순 자산관리에 불과했다. 그러던 우리은행이 본격적으로 PB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지난 2002년 PB브랜드 투체어스(Two Chairs)를 출시하면서부터다. 화가 반 고흐가 그린 그림 <두 개의 의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투체어스는 제공하는 서비스를 단순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수준에서 ‘평생 모든 것을 책임진다’(Total Life Care)로 끌어올리기 위한 첫 시도였다. 참고로 반 고흐가 명화 <두 개의 의자>를 그린 이유는 흠모하던 고갱을 위해서였다. 우리은행이 명화 이름을 PB브랜드로 채택한 것은 고갱을 향하던 고흐의 마음처럼 고객을 대하겠다는 차원에서였다. 아울러 여기에는 서로 마주하고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PB서비스 본연의 정신을 나타내기 위한 뜻도 담겨 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서비스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다. 국내 거의 모든 금융기관이 표방하는 이 서비스의 성패는 담당인력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 보험, 증권사 등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고객 자산을 평생 관리하겠다고 말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은 도입 초기부터 자산관리 조직의 전문성을 중요시했다.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 인기

우리은행이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예금, 펀드,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뿐 아니라 세무, 부동산 등 자산관리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드바이저리 센터(Advisory Center)다. 우리은행 어드바이저리 센터 소속 인원은 총 17명으로 각 분야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가령 11명으로 구성된 세무전문가는 국세청에서 근무한 세무사 위주로 라인업이 짜여 있다. 소속 세무사들은 중소기업 CEO를 위한 기업 세무진단을 비롯해 ‘부의 대물림’에 꼭 필요한 증여플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최근 PB업계 유행처럼 불고 있는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까지도 가능해진다. 한 집안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챙기는 현대판 집사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외에 우리은행 투체어스는 자녀 결혼문제와 같은 비재무적 관심사까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 부동산 팀은 국내는 물론 해외부동산 정보까지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여기에 유학, 이주 전문가도 어드바이저리 센터 내에 상주시켰다. 투체어스 어드바이저리 센터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불황이지만 중소형 빌딩과 같은 일부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은 여전하다”면서 “우리 센터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이 같은 특수 상품 분야”라고 설명했다. PB사업단 내 소속된 WM팀에는 국제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 외에 한국은행 출신 애널리스트, 은퇴설계 전문가 등이 포진해 있다.

우리은행은 유독 스타 PB들이 많다. 하범수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우리은행 PB마스터 1기 출신으로 우리은행을 대표하는 고객관리 전문가다. 박승안 PB팀장은 다수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을 고객으로 관리하고 있는 스타 PB다. 각종 언론에 기고하면서 국내 PB서비스와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김인응 투체어스 잠실센터장도 우리은행의 대표 PB다. 강남센터 정미숙 PB팀장은 지난 2011년 아시아 PB대상 개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해 스타 PB의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가 이토록 수준 높은 전문 PB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은 ‘PB 실력=자산관리’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져왔기 때문이다.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되고 있지만 자산관리의 기본은 고객을 담당하는 PB가 얼마나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야만 PB와 고객, 회사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PB 이직률이 낮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야만 오랫동안 체계적인 육성, 관리가 가능해진다.

(왼쪽)투체어스 강남센터 상담실 (오른쪽)고객과 상담하고 있는 우리은행 PB
(왼쪽)투체어스 강남센터 상담실
(오른쪽)고객과 상담하고 있는 우리은행 PB

국내 최초 PB사관학교 신설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은행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데려오는 방식보다는 내부 인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PB사업단 허종희 상무는 “초창기부터 우리은행은 영업점 내 개인고객전문가(SP)와 종합재무설계사(AFPK),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등 자격증 소지자를 중심으로 인력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자체 PB양성 과정인 ‘PB사관학교’를 개설한 것이 좋은 예다. 지난 2009년부터 실시된 PB사관학교에서는 매년 2차례씩 과정이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이 외부에 위탁해 PB들을 교육시키는 것과 달리, 수강신청자를 PB사관학교로 인사발령 내, 3개월간 집중 교육시키고 있다. 이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매 기수마다 선발되는 예비 PB인력만 20~30명에 달한다. PB사관학교에서는 자산관리 노하우뿐 아니라 부자 문화의 이해, 인문, 교양 등 고객과의 만남에 유용한 다양한 수업들이 개설돼 있다. 참고로 현재 우리은행 투체어스는 예비PB, PB, 스타PB로 PB조직이 세분화돼 있다.

다른 은행, 보험, 증권사 PB조직들이 5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별도로 관리하는 조직을 속속 선보이는 것과 달리 우리은행은 여전히 투체어스 서비스를 1억원 이상 예탁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외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전담하는 PB를 8명 선발해 현장에 투입한 것도 다른 곳과의 차별점이다. PB사업단 김일구 전략기획팀장은 “투체어스에서 관리하는 고객 중 상당수는 자녀를 해외 유학 보내는 것은 물론, 해외에 제2의 연고지를 마련해놓고 있다”면서 “이들에게는 해외에서 자금을 송금하고 부동산을 취득, 처분하는 것을 지원하는 해외 지원 서비스가 절실하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투체어스만의 독특한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최고급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고 특급호텔에서 숙박,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문화공연에 초청받을 수도 있고 온라인쇼핑몰 이용도 가능하다. 또 홈 케어 서비스, 골프클리닉 서비스 등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편의를 제공받는다.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서비스에 컨시어지 개념을 도입해 사실상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도 특징이다.  

이 밖에도 투체어스는 지난 2005년부터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 PB센터와 연계된 복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다. 역삼동 GS타워에는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와 우리투자증권 WM센터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는 은행에서 취급하는 상품뿐 아니라 주식, 채권 등 증권회사 상품까지 손쉽게 컨설팅받을 수 있다. 고객이 원하면 증권사 전문가에게 상담받을 수도 있다고 우리은행은 설명했다.

 

  Mini Interview   허종희 우리은행 PB사업단 상무

“고객 성향·직업·연령 따라 세분화된 서비스 제공”

“100년 은행이 쌓은 신뢰를 몇 마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일단 우리은행은 PB들에게 은행 이익보다는 고객 이익을 내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자산관리 계획을 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고객들과 돈독하게 쌓은 신뢰가 밑바탕에 있다 보니 우리 고객들은 최근과 같은 투자환경에 그다지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고객들이 믿는다는 뜻이죠.”

우리은행 PB서비스를 총괄 관리하는 PB사업단 허종희 상무(사진)는 투체어스 경쟁력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100년 전통’이라는, 어찌 보면 다소 상투적인 단어로 차별점을 강조했다. 세대를 뛰어넘는 고객 서비스를 실천할 수 있으며 투체어스 서비스가 지향하는 점도 이와 비슷하다는 게 허 상무의 설명이다.  

“제가 일선 PB팀장들에게 강조하는 게 3P예요. 프라이버시(Privacy), 프리스티지(Prestige),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인데요, 우선 투체어스 서비스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프라이버시 보호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더불어 고객을 최상의 서비스와 존경심으로 모시는 프리스티지, 전문성을 갖춘 PB의 프로페셔널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제대로 된 PB서비스를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원칙을 지켜 고객을 진심으로 대해야 고객도 은행에 마음을 열게 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허 상무는 우리은행에서 영업통으로 통한다. 강남, 용인 등 부유층 지역 지점장과 경기, 부산지역 영업본부장을 거친 현장 영업 달인답게 인터뷰 내내 그가 가장 많이 꺼낸 단어 역시 ‘고객’이었다. 은행 수익은 그 다음 문제다. 이는 허 상무의 고객 자산관리 원칙 1계명이기도 하다. 

 고객의 니즈를 좀더 세분화시켜야 한다는 것도 허 상무가 일선 PB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50~60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과 직업군별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달리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허 상무는 앞으로의 PB서비스는 고객의 자산을 무작정 불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특성에 맞도록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의사에게 필요한, 교수는 교수에게 필요한, CEO(최고경영자)는 CEO에게 필요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있다는 게 허 상무의 생각이다. 투체어스의 야심작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자산관리를 비롯해 가족, 기업체, 종업원에 대한 서비스를 모두 하나로 모아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되면 고객에 대해 종합적인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진다.  

“가령 기업 CEO는 본인 자산관리뿐 아니라 기업세무, 자산승계도 고려해야 하고, 종업원들의 재테크까지 신경써야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단편적인 종합자산관리는 한계가 있어요. 사실상 가족 전체를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게 꼭 50~60대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고객 자녀, 다시 말해 20대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재무설계를 선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30~40년 후 은퇴 환경까지를 고려한 자산관리 계획을 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PB들의 자산관리능력 향상에 수많은 돈을 쏟아 부은 것도 이런 시장을 내다봐서입니다. 저는 우리은행 투체어스야말로 전문가 집단인 어드바이저리 센터와 WM팀, 일선 PB들이 혼연일체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허 상무는 영업통답게 수시로 현장을 찾는다. 현장에 모든 답이 있다는 생각에 영업 현장의 의견을 운영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그 역시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PB세미나에는 반드시 참여해 영업현장의 의견을 듣고 함께 토론한다.

허 상무는 당분간 글로벌 경제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반대로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위험을 동반한 공격적인 투자자에게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허 상무는 “비록 유럽발 금융위기가 아직 개선되지 않았지만 선진국 및 신흥시장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최근 발표된 각국의 선행지표는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이라면 안전자산과 수익성자산 비중을 6대 4, 적극적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3대 7 정도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