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SH아트홀

■기획/제작
  ㈜에스피티컴퍼니

■기간  7월29일까지

■시간  평일 8시 / 토요일 4시, 7시 / 일요일 3시, 6시 / 월요일 공연 없음

■문의  070-7732-5900

■공식카페  http://cafe.naver.com/sptcompany

막이 오르기 전 한 남자가 무대에 올라 관객을 향해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다.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려는데 잠시 귀한 시간을 뺏어도 되냐는 거다. 사람 많은 공연장에서 공개 프러포즈 이벤트를 하려나 보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는 뮤지컬 <페이스오프> 속 남자 주인공 ‘태준’이었고 극중 라스베이거스 재벌가의 유일한 상속녀 ‘윤서’와 결혼하기 위한 공개 프러포즈 장면이었다. 관객은 시작부터 <페이스오프> 배우들이 쳐놓은 ‘픽션’ 속으로 빠져든다. 현실인지 뮤지컬인지 헷갈려 할 틈도 없다. 극적인 전개와 숨가쁜 흐름, 거기에 추리와 코믹이란 코드는 덤이다.

낭만적인 프러포즈 덕에 결혼에 골인. 하지만 달콤한 신혼생활은 잠시뿐. 윤서의 돈을 노리고 결혼한 태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라스베이거스로 출근해 도박으로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다. 쌍둥이 언니를 잃은 슬픔으로 남편의 사랑에 기대보려 하지만 결국 어디 하나 정 붙일 곳 없는 윤서는 근심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윤서에게 가정부 소영은 태준이 원래 일란성 쌍둥이라는 사실을 귀띔해준다. 태준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생긴 동생 영준이 감옥에서 출소한다는 소식을 듣자 윤서는 태준에게서 벗어날 기막힌 사기극을 꾸민다. 남편이 없는 사이 동생 영준을 태준으로 가장해 이혼서류에 사인만 하면 끝. 하지만 윤서의 순진한 계획은 영악한 변호사에게 들통나고 만다. 윤서의 이혼 계획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살인사건에 부딪쳐 급기야 형사까지 등장해 꼬여만 가는데.

태준과 쌍둥이 동생 영준 역할은 배우 한 명이 1인2역 연기를 하는데 빈틈이 없다. 같은 배우(최성원)인줄 알면서도 도박에 빠져 여자 인생을 망치는 나쁜 남자 태준과 어리바리하지만 귀엽고 순박한 영준은 마치 두 명의 배우를 보는 것 같다. 빠른 전개에도 배우는 안경과 의상, 헤어스타일로 완벽한 변신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사랑은 비를 타고>, <판타스틱스> 등 수많은 뮤지컬과 연극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12년차 배우의 내공이다.

<페이스오프>는 로맨틱 코미디가 난무하는 대학로에서 드물게 미스터리 스릴러 뮤지컬이다. 원작 작가는 영화 <8명의 여인들>이나 연극 <프로랑스는 어디에>, <남녀환상곡>, <그 여자 사람 잡네> 등 탄탄한 구성의 추리형식 시나리오로 이름이 나 있는 프랑스 작가 로베르 또마다. <페이스오프>는 연극 <더블 쥬(Double Ju)>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서로 속고 속이면서 인간 내면의 끝없는 욕망을 보여준 이 작품은 6년 전 대학로에서 초연했을 당시에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탄탄한 구성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사기충전 코믹’이란 수식어를 달고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 <페이스오프>는 원작의 강점인 연극적인 요소는 그대로 살리고 가사 하나하나에 캐릭터의 매력과 스토리를 담아내 예전보다 뮤지컬적인 재미를 강화시켰다. 빠른 전개와 극적인 요소, 고음 위주의 음악은 처음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인물들의 두뇌게임에 합류한 관객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스릴러지만 코미디가 절묘하게 섞여 곳곳에서 웃음이란 비장의 카드가 툭툭 튀어 나오기도 한다.

계획과는 달리 자꾸 꼬여가는 윤서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이 최고의 하이라이트다. 하지만 <페이스오프>는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점점 흥미진진해지고 활력을 더하는 이유는 반전이라는 숨은 무기 때문이다.

윤서와 태준, 그리고 가정부 소영과 변호사 다니 홍, 경찰까지 속고 속이는 두뇌게임을 지켜보다 보면 과연 최후의 승자가 누굴까하는 호기심이 최고조에 이른다. 마지막 허를 찌르는 결말에 관객은 한 번 더 놀란다.

여주인공 윤서가 엔딩 장면에서 객석을 향해 세 발의 총을 쏠 때 관객은 결국 배우 5명이 쳐놓은 픽션에 당했다는 걸 늦게 알아챈다. 마치 진실게임에서 진 기분이랄까.

뮤지컬 <페이스오프>는 자신이 죽은 유령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채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식스센스>가 갖고 있는 반전의 묘미와 존 트라볼타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얼굴이 뒤바뀐 채 사는 동명의 영화 <페이스오프>의 스릴과 긴박감이 공존하는 꽤 매력적인 뮤지컬이다.

 

new play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들의 인생풍경>을 바탕으로 작곡된 전 4막의 오페라 <라보엠>이 국립오페라단 창단 50주년을 맞아 첫 시즌 공연을 선보인다. <라보엠>은 19세기 파리의 방황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청춘 보고서로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불린다. <라보엠>은 푸치니 음악의 화려하고 감성적인 선율과 풍부한 시적 정서, 색채감 있는 관현악이 파리 보헤미안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이라는 드라마적인 소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월3일~6일

● 베이징 중국국가대극원(NCPA) 오페라하우스 5월11일~13일

● 문의 (02) 586-5363

“때론 거짓말로 사는 게 더 짜릿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26개국 50개 도시에서 400만달러에 달하는 위조수표를 사용하고, 조종사를 사칭해 200만마일에 이르는 거리를 공짜로 비행하며 놀라운 사기 행각을 벌인 미국의 천재 사기꾼 프랭크 아비그네일 주니어다. 그를 쫓는 집념의 FBI 요원 칼의 쫓고 쫓기는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유명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동명의 뮤지컬로 국내에 상륙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지 1년 만에 각종 상을 휩쓸며 브로드웨이를 뜨겁게 달군 흥행작이다.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3월28일~6월10일

● 문의 (02) 764-7857~9

“애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 등 닭살 돋는 명대사와 ‘파리지엔느’라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안방에 전파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창작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박신양이 맡았던 한기주 역에는 가수 겸 배우 이지훈과 정상윤이 로맨틱한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동서양을 아우르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구스타보 자작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또한 완성도 높은 창작뮤지컬을 만들기로 유명한 구소영 음악감독과 영화와 뮤지컬을 접목한 ‘무비컬’로 평단과 대중에게 인정받는 작가 이희준이 참여해 개막 전부터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만든 작품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디큐브아트센터 4월5일~5월30일

● 문의 1577-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