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아프리카로 가는 하늘길이 한층 빨라진다. 대한항공이 오는 6월부터 아프리카의 동쪽 관문이자 아프리카 중남부 지역 관광 중심지인 케냐 나이로비에 동북아시아 항공사 최초로 직항노선을 개설하기 때문이다.
- 지난 1월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 운항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 지난 1월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 운항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대한항공은 6월21일 케냐 나이로비행 첫 직항편을 투입한다. A330-200 기종(총 226석)을 인천~나이로비 노선에 투입해 주 3회(화, 목, 토) 운항한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10시15분에 출발하면 다음날 오전 5시30분에 나이로비공항에 도착한다. 또 나이로비공항에서 되돌아오는 항공편은 오전 10시30분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4시50분 인천공항에 착륙한다.

지금까지는 인천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가려면 대부분 중동을 경유할 수밖에 없어 비행시간만 약 18시간~25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인천~나이로비 직항편 운항으로 편도 비행시간이 13시간15분(하계 스케줄 기준)으로 대폭 단축된다. 비즈니스맨이나 관광객의 여행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 아프리카의 국제적 중심지

케냐는 동부 아프리카의 국제적 중심지다. UN 등 국제기구와 각종 NGO 본부 등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수도 나이로비에는 UN환경개발기구(UNEP) 및 UN인간거주회의(UN-Habitat)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또 120여개국 대사관이 몰려 있다.

그뿐 아니라 케냐는 아프리카 중남부 지역 관광의 보고다. 케냐와 탄자니아를 이어주는 초원지대에는 세렝게티 야생동물공원을 비롯해 암보셀리,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등 야생동물 체험구역이 넓게 펼쳐 있다. 또 아프리카 대륙 중남부의 잠비아와 짐바브웨가 맞닿는 곳에는 아프리카에서 4번째로 긴 강인 잠베지 강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빅토리아 호수도 자리잡고 있어 대자연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케냐의 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모리셔스와 세이셸은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는 휴양지다. 최고급 리조트 시설과 원시적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앙상블이 감탄을 자아낸다는 평이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광대한 대륙이다. 54개 국가와 10억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거대한 잠재시장이기도 하다. 최근 아프리카는 천연자원 수출증가와 외국인 투자확대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핵심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줄지어 진출하면서 항공수요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 직항편을 띄운 것도 아프리카 시장의 항공수요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 나이로비에 전세기를 2차례 운항해 현지 상황 점검 및 시장 파악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당시 전세편은 탑승률 74%로 비교적 괜찮은 결과를 보였다.

1. 나이로비 직항노선에 투입되는 대한항공 A330-200 기종
1. 나이로비 직항노선에 투입되는 대한항공 A330-200 기종

2, 3. 세렝게티 야생동물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얼룩말(위)과 기린

동북아 ~ 아프리카 노선 공략이 목표

현재 동북아시아~아프리카 노선의 연간 항공수요는 약 190만명 수준이다. 그중 중국~아프리카 수요가 절반이 넘는 100만명에 달한다. 홍콩을 포함하면 135만명으로 전체의 70%를 웃돈다. 한국은 약 17만명, 일본은 약 34만명 선이지만 비즈니스 및 관광 수요가 꾸준한 성장세라는 분석이다.

중국~아프리카 노선의 항공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아프리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창설 이후 무려 2000개가 넘는 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전역에 진출해 있다.

대한항공은 나이로비 직항편 투입을 계기로 아프리카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나이로비 직항편 취항은 대한항공이 아프리카 대륙에 본격적인 교두보를 구축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회원사인 케냐항공과 연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주요 국가를 연결하고 있는데, 향후 인천~나이로비 직항노선의 강점을 활용해 더욱 편리한 스케줄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수요뿐 아니라 약 190만명에 달하는 동북아~아프리카 항공수요를 파고들어 인천공항 환승수요 창출에도 일조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