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우리 농촌과 애환을 함께 해온 농협이 지배구조를 일신하면서 새로운 변신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농협은 자산 240조원에 생산자 참여 인원만 245만 명으로 금융과 유통을 한 데 아우른 대표 협동조합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농협은 탄생 자체가 정부 주도여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 농민 모두에게 외면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51년 만에 지배구조 개선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환골탈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통, 금융기업으로의 도약이 농협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다. 지난 수년간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농협은 51년 만에 유통부문과 금융부문을 분리했다. 과연 이번 실험이 성공으로 이어질 것인가. 또 이번 개혁으로 농협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유통, 금융기업으로 도약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구조개편의 핵심은 농협중앙회를 정점에 놓고 신용(금융)과 경제(농업경제) 부문을 분리시킨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농협은 크게 금융, 농업경제, 축산경제, 교육지원 등 4개 부분이 농협중앙회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 뒤섞여 있었다. 그러다보니 각 영역별로 제대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농협중앙회 내 신용, 공제 등 금융 사업이 51년 만에 독립법인으로 전환되면서 금융지주 면모를 갖추게 된다는 점이다. 농협금융지주에는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이 새롭게 신설된다. 기존 자회사였던 NH농협증권과 NH-CA자산운용, NH농협선물, NH농협캐피탈 역시 금융지주에 편입된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농협중앙회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농업인과 지역농협지도, 지원 업무를 맡게 된다. 두 부문의 경영을 감시, 감독하는 것은 농협중앙회 몫이 됐다. 때문에 정부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15조1700억원이었던 농협중앙회 자본금을 26조4300억원으로 늘렸다. 여기서 중앙회 몫은 5조1300억원, 나머지 15조3500억원과 5조9500억원은 금융지주와 농업경제지주에 각각 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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