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홍콩 블루칩에 국내 투자자들 입질…
‘외화증권매매거래계좌’ 개설하면 ‘준비 끝’

대기업 계열사 사장 김모씨는 얼마 전 해외주식 직접투자 수익률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친구 권유로 지난해 3억2300만원을 투자한 것이 지난 3월말 기준 5억3900만원(원·달러 환율 1137.7원 기준)으로 불어나서다. 비결은 애플, 구글 등 IT 종목 주가 상승. 김씨는 3384만원을 투자해 애플사 주식을 320주 매입했다. 이 돈이 4개월 후 2억2940만원으로 불어나면서 무려 1억9560만원의 차익금을 번 것이다. 수익률로 치면 577.95%다. 6740만원으로 구글 주식 185주를 매입했는데, 이 돈은 1억323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 밖에 시티그룹, 인텔, 머크, SPDR골드 트러스트 주식 4250주에 투자해 4개월 수익률이 66.9%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수요층이 일부에 국한돼 있었다. 해외 상장된 기업이 주대상이다 보니 종목선정은 물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 대우, 우리, 한국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직접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정보 부족 등 투자활성화를 가로막았던 것들이 나아지고 있다. 아직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씩 계좌를 보유한 거액 투자자들이 많지만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백만원씩 소액으로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처럼 온라인에 기반을 둔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내 해외주식투자 서비스코너를 개설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환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외 주식 직접투자는 이제 사실상 국내 주식 투자처럼 간편해졌다.
그러다보니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식을 매입하는 수요도 크게 늘어나 지난 3월말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된 금액이 29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통계로 봐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올 들어 지난 1월 7억3000만달러에서 2월 22억달러, 3월 29억달러로 늘고 있다.
우선 절차가 간단해졌다. 국내 투자와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해외 유명 기업 주식을 매입하고 싶다면 국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외화증권매매거래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그런 다음 해당 계좌로 송금하고 증권사에 환전을 요청하면 된다. 이 과정이 불편하다면 본인이 HTS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환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환전이 가능한 시간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환전 시 증권사에게 내야 할 별도 수수료는 없다.
해외직접투자 1월 7억달러→3월 29억달러
주요 증시마다 통용되는 화폐가 다르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가령 중국 상하이(上海) B증시는 미국 달러를 쓰지만 중국 선전(深) B증시는 홍콩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투자하려는 국가나 증시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사전에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건 종목 주문이다. 거래하는 증권사 지점에 전화를 걸어도 되고 HTS 단말기에 고객이 직접 주문을 요청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자체 HTS 내 이와 관련된 별도 공간을 마련해 둔 상태다. 증권사마다 운용 방법은 약간씩 다르지만 매수·매도·정정·취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같다.
보유한 종목을 매도할 때도 방법은 종목 주문 시 전화, HTS를 이용한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종목을 매도할 때는 거래 수수료를 떼야 한다.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온라인은 0.3%, 오프라인은 0.7~0.8%다. 국내 주식 거래 시 내는 수수료가 온라인 기준 최저 0.025% 정도인 걸 감안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외화를 기준으로 종목을 매도한 후 이를 다시 원화로 환전해야 출금이 가능해진다...
*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플러스 5월호 98p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