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구로·가산→판교로 바통 터치
테헤란밸리 ‘위상 여전’·G밸리 ‘벤처 중심’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판교테크노밸리’ 이정표를 따라 나가자 줄 지어 늘어선 신축건물이 빼곡하다. 새로 들어선 건물과 한창 공사 중인 건물이 뒤섞여 있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부지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전체 36개 컨소시엄 중 15개 사업자가 공사를 완료하고 입주했다. 현재 15개 사업자가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10개가 연내 완공된다. 나머지 사업자들은 올해 안에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 관련 기업들이 즐비하다. 안랩, 다산네트웍스, 엠텍비젼 등과 함께 삼성테크윈, SK텔레시스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판교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에서 판교 신축사옥으로 이전했다. 16년 만에 마련한 첫 사옥이다. 안랩 사옥은 계단을 창의적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1층 로비에 로마의 스페인 계단을 연상시키는 ‘안랩 계단’이라는 독특한 계단에 모여 대화하고, 간식을 먹거나 강연이나 세미나를 할 수 있다.
다산네트웍스는 인근 분당 휴맥스 빌딩에서 지난해 12월 옮겼다. 계열사인 핸디소프트와 협력사인 퓨쳐시스템도 입주를 마쳤다. 각기 다른 지역에 위치했던 계열사와 관계사들이 한 건물에 모이게 됨에 따라 업무 집적도와 효율성이 높아져 사업 시너지가 증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있던 한글과컴퓨터도 판교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컴이 이전한 건물은 관계사인 다윈텍이 건립한 것으로, 한컴은 이번 이전에 따라 2003년부터 둥지를 틀고 있던 테크노마트를 떠나 8년 만에 ‘한컴’ 이름을 내건 사옥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테헤란밸리, G밸리 등에서 성공한 벤처기업들이 판교로 옮겼거나, 이전을 계획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엔씨소프트·넥슨·시공테크 등은 강남구에서, 웹젠·엠텍비젼 등은 G밸리에서 판교로 이전했거나, 판교행을 준비 중이다.
대기업들은 대형 사옥을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비슷한 업종의 크고 작은 벤처기업들은 판교테크노밸리, 이노밸리, 코리아벤처타운, 코리아바이오파크 등 대규모 집적시설에 수십개씩 입주해 있다. 전체 입주기업은 119개에 달한다.
순수 R&D단지로는 국내 최대
판교신도시 내 66만㎡에 조성되는 판교테크노밸리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5년부터다. 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잠시 삐걱되기도 했다. 부지를 분양받았던 일부 기업이 경영난으로 인해 매입을 포기한 것. 그러나 2010년 이들 부지가 새로운 주인을 찾으면서 모든 사업부지에 대한 분양이 완료됐다.
몇 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판교테크노밸리는 이제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외에 나노기술(NT), 문화기술(CT) 등의 R&D클러스터로서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갖춰가고 있다. 순수 R&D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R&D클러스터의 한 축은 시스템반도체 분야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역할은 글로벌R&D센터가 담당한다. 지난 4월17일 완공된 글로벌R&D센터는 세계 수준의 R&D기업과 판교테크노밸리 내 입주기업들과의 연구개발 교류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0년 3월부터 사업비 1128억원을 투입한 공공지원시설이다. 5월부터 본격적인 R&D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이 센터에는 GE계열사 등 글로벌 기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스템반도체 진흥센터와 한국전자부품연구원 SoC(System on Chip)센터가 입주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를 비롯해 엠텍비젼 등 팹리스 기업과 주성엔지니어링 등 장비업체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 판교테크노밸리는 명실상부한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플러스 5월호 108p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