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예금자들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중은행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저축은행급 고금리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 연 4.54%와 맞먹는다. 잘만 살펴보면 고금리 예금이 여럿 있다. KDB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정기예금, IBK기업은행의 신서민섬김통장, 우체국 공동구매 정기예금 등이 대표적이다. 신서민섬김통장은 기본금리가 연 3.9%지만 조건에 맞으면 최고 4.6%까지 금리가 쑥쑥 올라간다. 우대금리 항목은 6가지다. 기업은행 첫 고객등록(0.1%포인트), 급여이체(0.2%포인트), 아파트관리비 등 자동이체(0.2%포인트), 예·적금 동시 가입(0.1%포인트),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0.1%포인트), 신용·체크카드 이용(연간 100만원당 0.1%포인트, 최대 0.3%포인트) 등이다. 신서민섬김통장은 예·적금을 포함해 한도가 5000만원이다.
연 4%대 고금리 예금 선택
산업은행의 온라인 상품인 KDB다이렉트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 금리가 연 4.3%다. 신규 고객에겐 0.2%포인트를 더해 연 4.5%의 금리를 준다. KDB다이렉트는 상품 판매 후 7개월 만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끌어 모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우체국도 최고 연 4.2%를 지급하는 ‘우체국 e-공동구매 정기예금’을 내놨다. 5월21일까지 한정 판매하는데 총 판매 한도는 500억원이다. 판매 기간 중 조기에 한도가 소진될 경우 판매가 종료된다. 인터넷뱅킹을 가입한 개인(1인 1계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며 400억원 이상 판매되면 연 최고 금리 연 4.2%를 받는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 고금리 예금 중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많이 붙어 있어 혜택을 누리려면 가입 전에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가입 기간에 따라, 잔액에 따라 적용 금리를 다르게 하고 심지어 가입 연령도 제한하기 때문이다.
“우리 서로 부자 됩시다. 서로 추천해서 0.1%씩 예금 이자 더 받아요.”(인터넷 육아카페 A씨)
요즘 알뜰 주부들 사이에선 연 4%대 후반 금리를 주는 ‘스마트폰 전용 통장’이 인기다.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경우 은행 창구에서 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최대 1%포인트 가량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에 이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스마트폰 뱅킹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스마트폰 전용 예금에 금리를 후하게 주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서도 손쉽게 통장을 만들 수 있고 금리까지 푸짐하게 받을 수 있으니 이득이다. 현재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농협,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스마트폰 전용 상품을 팔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 예금’은 1년 만기에 최대 연 4.5%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IBK기업은행의 ‘IBK앱통장’은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최고 연 4.8%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3.2%에 더해 거래실적과 지인으로부터의 상품 추천 횟수 등에 따라 최대 1.6%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우대금리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스마트폰 전용 금융상품에 가입하려면 은행 영업점에서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스마트폰 통장 개설 후엔 금융 거래 정보 보안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금융회사가 배포한 공식 앱(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에 중요한 거래 정보는 저장하지 않아야 한다.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각종 개인정보를 삭제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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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빅팟 슈퍼 월급통장은 이자는 연 3%대지만, 잔액에 따라 금리가 차등 적용된다.
온라인 품앗이로 윈-윈
최근 금융회사들은 저축은행 이탈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미끼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고객 수를 늘리는 데 목적을 두고 마진을 거의 포기하면서 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손쉽게 우대 금리를 챙길 수 있어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KDB산업은행이 판매하는 수시입출금형 통장인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는 금액이나 기간에 상관없이 금리가 연 3.5%다. 일반적인 입출금통장 이자가 연 0.1~0.2%에 불과하니 금리 자체는 매우 파격적인 셈이다. 수시입출금이 되기 때문에 저축은행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잠깐 머물기에는 최적의 상품인 셈이다. 단, 이 상품은 ‘KDB다이렉트’ 서비스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은행 직원이 직접 찾아와 실명확인을 한다. 서울과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가입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국민은행의 수시입출금예금인 ‘KB스타트통장’은 잔액 100만원까지만 연 4%를 적용하고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선 금리가 도로 0.1%로 떨어진다. SC제일은행의 직장인 통장, 하나은행의 ‘하나 빅팟 슈퍼 월급통장’도 연 3%대 이자를 주지만, 잔액에 따라 금리가 차등 적용된다. 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A+통장’은 예치기간이 30일을 넘긴 잔액에 대해서만 3.3%의 이자가 적용된다. 그 전에 출금하면 0.1%의 이자만 준다.
역마진 상품을 공략하라
저축은행 퇴출 이후 증권사들은 원금 보장이 되는 파생결합증권(D LS)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DLS란 이자율, 환율, 실물자산, 신용위험도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상품이다. 공모 증권사들은 투자자의 돈을 모아 관련 상품에 직접 투자하거나 해외 금융상품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5월 중순 판매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DLS는 200억원을 모집했는데 260억원 넘게 몰리면서 경쟁률이 1대1을 넘어섰다. 이 상품은 만기가 2개월인데, 만기 시점의 CD금리가 가입시점 CD금리보다 높으면 연 3.75%, 낮으면 연 3.74%를 돌려주는 단기운용 상품이다.
중국 위안화에 베팅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5월15~18일 판매한 DLS는 만기 6개월 원금보장형 상품인데, 위안화가 0.25% 이상 절상하면 연 7%가 지급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원금을 보장해 준다. 원금 보장은 아니지만 사실상 가능성이 낮아 기대수익을 챙길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5월11일까지 판매한 DLS는 멕시코 국채 신용연계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1년6개월 만기에 멕시코가 망하지 않으면 연 4.1%의 수익을 지급한다.
Tip. 영업정지 저축은행 가지급금은 언제?
만기 남았다면 가지급금 받지 않는 게 유리
지난 5월10일부터 예금보험공사가 솔로몬과 한국, 미래, 한주저축은행 등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예금 가지급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서둘러 예금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예금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지급금 신청 여부를 판단할 때 자신의 만기와 금리를 감안해 더 유리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만기가 충분히 남았다면 가급적 가지급금을 받지 않는 쪽이 유리하다. 최근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계속 하락해 지금 가지급금을 받아봤자 예금상품 중 더 유리한 금리를 주는 곳에 맡기기가 힘들다. 특히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은 업계 평균보다 예금금리가 더 높았다. 가지급금을 받지 않고 그대로 예금해 놓을 경우 해당 저축은행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면 고금리를 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가지급금 신청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영업정지 기간에 만기가 도래하면 만기 시점 이후부터는 1% 내외의 만기 후 이율이 지급된다. 일단 가지급금이라도 찾아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굴리는 것이 유리하다.
가지급금 신청 만기인 7월9일 이전에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자는 만기 후에 가지급금을 신청하면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챙길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가지급금 지급 첫날에 2만8852명에게 예금 4414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가지급금은 영업정지 저축은행 본점과 지점을 비롯해 농협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의 6곳 지점에서 신청하면 된다. 또 예보 홈페이지(www.kdic.or.kr)에서 인터넷 신청도 가능하다. 가지급금은 5000만원 이하 예금자에게는 2000만원 한도로 지급하며 5000만원 초과 예금자에게는 5000만원을 한도로 예금액의 40%까지 준다.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고, 직접 방문 시 저축은행 통장과 신분증을 지참하고 이체받을 다른 은행의 계좌번호를 제시하면 된다. 신청접수 후 당일 저녁에 입금된다.
Tip. 절세형 상품
농어촌특별세 1.4%·이자수익 비과세인 ‘조합예탁금’
요즘처럼 절대 수익률이 낮은 시기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플러스알파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당수 소비자들이 이런 목적에서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이자가 많은 저축은행 고금리 예금에 돈을 예치했지만, 업계 1위인 저축은행마저 문들 닫으면서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럴 땐 절세형 상품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절세 상품을 이용하면 0.1%포인트의 수익이라도 더 올릴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수요가 생기면서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와 같은 서민금융회사로 뭉칫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서민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조합 예탁금은 정기예금과 유사한 상품인데 이자수익에 대한 세금은 비과세이고 농어촌특별세로 1.4%만 내면 된다. 1인당 원리금 합쳐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출자금도 1인당 10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절세 효과는 최종 수익을 크게 좌지우지한다. 만약 시중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4%인데 3000만원을 맡긴다면 이자는 세금을 빼고 1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예탁금에 같은 돈을 맡길 때는 이자가 120만원 가까이 늘어난다. 단 이들 서민금융회사는 조합마다 금리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가입 전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곳을 골라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중앙회 차원에서 5000만원까지 보호해 주지만, 일부 조합은 부실해서 문 닫을 가능성도 있으니 유의하는 게 좋다.
신협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수신 잔고가 평균 예금 증가액의 3배를 넘는 1100억원이 늘었다. 4월 기준 예금 규모는 45조388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신협과 함께 대표적인 서민금융회사로 꼽히는 새마을금고에도 지난해 말부터 매달 1조원씩 예금이 늘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최근 돈이 너무 몰려 예금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비과세 혜택까지 감안한 실질 예금금리는 일반 은행보다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을 오랫동안 이용해온 고객은 현대스위스·동부·한투·모아 등 영업정지 철퇴를 피한 저축은행을 찾고 있다. 실제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경쟁사들의 영업정지 이후 평소보다 많은 예금을 유치했다.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5월7일에는 100억원, 8일에는 50억원이 늘어나는 등 평소(일평균 2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돈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