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제조, 판매하는 박모씨는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특허를 받은 신개념 책상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제품이어서 기쁨이 두 배다. 특허를 받았지만 자재구입비가 없었던 것이다. 신용이 좋지 않아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이 되지 않았다. 남은 길은 대부업체뿐이었지만 당시 49%였던 금리 때문에 망설여졌다.

낙담한 박씨에게 한 지인이 ‘P2P금융’을 이용해보라는 말을 건넸다. 돈이 필요한 이유를 P2P금융 사이트에 올리면 글을 본 사람들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이었다. 박씨는 속는 셈치고 글을 올렸다. 30% 이자로 1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믿을 수 없었다. 그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었다. 1000만원은 어렵지 않게 모였다.

박씨는 “특허제품의 출시를 접어야 할 상황에서 도움을 줘 감사하다”며 “이자율이 30%로 다소 비싸지만 대부업체에 비하면 저렴해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어려운 이웃 도우며 수익도 ‘쏠쏠’

P2P금융은 한마디로 인터넷을 매개로 한 공동대출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여러 사람이 함께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십시일반이다. P2P금융의 장점은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 모두가 이익이 된다는 점이다. 빌리는 입장에선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보다 이자 부담이 적다. 반면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국내 대표적인 P2P금융업체인 머니옥션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A씨의 경우 1년 동안 1억4500만원을 투자해 3100만원의 수익을 냈다. 1년 수익률이 21.3% 이른 것이다. A씨의 경우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수익을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가 발생해 연간 20%대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기 머니옥션 상무는 “머니옥션의 경우 평균이자율이 26%인데 여기서 연체와 세금 등을 제하면 평균 10%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수익을 재투자해 수익률이 20%대에 이르는 투자자도 적잖다”며 “P2P금융 투자는 주식보다는 덜 불안하고 은행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대안투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인 만큼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연체 위험이 있다. 최악의 경우 대출자가 종적을 감춰 돈을 떼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빌려준 돈은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 P2P금융 대출 신청자가 대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신용, 저소득자라는 점만 봐도 연체 위험이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머니옥션의 경우 연체율은 10% 내외다. 100만원을 빌려주면 10만원은 떼일 각오를 해야 하는 셈이다. 연체 위험을 줄이기 위해 P2P금융업체들은 대출신청자들을 심사하는 과정을 두고 있다. 돈이 필요한 이유가 사실인지, 상환능력이 충분한지, 신용등급 등 투자정보가 정확한지 등을 살펴 연체 위험이 기준 이상이면 대출 진행을 중단한다. 팝펀딩의 경우 다양한 투자 참고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대출 목표에 따른 상환 경향 등 10여 가지의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반가운 것은 대출 신청자들의 평균 신용등급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P2P금융 초기만 해도 7~10등급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에는 6등급 신청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들의 노력에도 연체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P2P금융 투자의 성패는 연체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머니옥션의 고 상무는 P2P금융 투자에도 주식투자의 원리가 적용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잘 아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주식투자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자의 직업이 자영업인 경우 자영업과 관련한 대출신청을 눈여겨 보면 상환 가능성을 좀더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분산투자로 연체 위험 낮춰야

분산투자의 원칙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곳에 돈을 쪼개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건에 ‘올인’하면 최악의 경우 투자금 전액을 날릴 수 있지만 분산투자하면 기껏해야 평균 정도의 연체가 발생할 뿐이다.

대표적인 P2P금융 업체 중 하나인 팝펀딩의 최민호 마케팅실장은 “P2P금융 투자의 가장 큰 원칙 중 하나는 분산투자”라며 “팝펀딩 투자 기간과 건수 등에 따라 투자액을 제한하는 등 분산투자를 강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산투자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전업으로 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경우에는 ‘자동투자’ 기능을 활용해봄직하다. 투자하고자 하는 대출 목표와 이자율 등을 미리 정해 놓으면 이에 부합하는 대출 건에 자동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식투자로 말하면 프로그램매매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리 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 투자에서 복리 개념은 재투자를 의미한다. 예금에서 이자에 이자가 붙는 것처럼 수익금을 다시 투자하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P2P금융도 진화하고 있다.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는 것을 넘어 개인과 기업, 개인과 문화행사를 연결하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이 그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은 P2P금융에 기반한 벤처 엔젤투자라고 할 수 있다. 투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초기 기업들에게 많은 사람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방식은 다양하다.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나 주식을 구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이 시작됐다. 머니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금융플랫폼의 오퍼튠이 대표적이다. 고 상무는 “많은 대중의 관심이 모여 현 금융 제도에서는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신생 기업에 대한 투자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대로 내년에 크라우드펀딩법이 제정되면 업계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