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역사의 국내 1호 생명보험사인 대한생명이 오는 10월부터 간판을 바꿔 단다. 새 이름은 ‘한화생명보험주식회사’. 대한생명은 한화그룹 창립 6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9일부터 한화생명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인수 10년 만에 한화금융네트워크 결성…‘글로벌 금융허브’ 도약 발판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성장 견인…인수 후 총 자산 40조 증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한생명 성장을 견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한생명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6월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대한생명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국내외 투자자, 주요 주주, 노조, 우리사주조합 관계자 등이 모인 회의실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은 대한생명 사명을 ‘한화생명’으로 변경하는 것. 사실 이번 주총 이전인 지난 6월8일, 대한생명은 이사회를 열어 한화생명으로의 사명 변경 건을 의결해 놓은 상태였다. 출석한 주주의 70% 이상이 동의하면 안건은 가결된다. 문제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한화 쪽 지분은 한화건설 24.88%, 한화 21.67%, 우리사주조합 4.15% 등으로 50.7%에 불과하다.

특히 공개적으로 사명 변경 반대 의사를 밝혀온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24.75%의 지분을 갖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브랜드 파워가 큰 대한생명의 이름을 유지하는 게 더 낫다”면서 “대한생명의 브랜드 가치가 한화보다 우월하게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으므로 주주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명 변경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그룹 직원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총 71.7%의 찬성. 한화그룹은 극적으로 사명 변경을 이뤄냈다.

한화그룹 인수 1년 만에 생명보험업계 2위 ‘껑충’

한화가 대한생명 개명에 공을 들인 이유는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보험사에서 펀드·적금을 팔고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등 갈수록 금융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브랜드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증권·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인베스트먼트·한화저축은행 등 총 7개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사명 변경이 본격화되면 광고는 물론이고 상품, 서비스 등 7개 계열사의 장점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을 시행해 각 회사의 인지도 향상과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생명은 2002년 한화그룹의 식구가 된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10년 3월에는 대형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으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해 10년 전 부실금융회사라는 오명을 씻고 글로벌 종합금융사로 도약했다. 당시 청약경쟁률은 24대 1, 청약증거금은 4조원 이상 몰려 투자자와 언론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한생명의 상장 사례는 지금까지도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공적자금을 회수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지만 ‘앓던 이’가 바로 사명 변경 건이었다. 대한생명은 인수 후 여러 번 사명 변경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반대에 부딪혔다. 이유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한화그룹 창립 60주년, 대한생명의 한화그룹 편입 10주년인데 금융 계열사 중 유일하게 ‘한화’란 이름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켰다.

2002년 대한생명 인수는 순탄치 않았다.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한화컨소시엄은 메트라이프와 경쟁하다가 메트라이프가 돌연 인수철회를 공식 선언해 단독 인수 후보가 됐다. 그러나 2002년 매각 주관사였던 메릴린치가 평가한 대한생명의 가치 상한선은 1조6150억원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생긴 부실 금융회사라는 이미지와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로 2002년엔 교보생명에 2위 자리를 내주고 업계 3위로 밀려나는 수모도 겪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한생명 입찰제안서를 낼 때도 금융업계는 물론 국내외 경영진은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그룹 내부에서도 대한생명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 그러나 김 회장은 그룹의 향후 비전 달성을 위해 대한생명 인수는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김승연 회장은 대한생명 인수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1999년 6월7일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를 직접 찾아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한생명을 품기 위해 두 팔을 걷고 앞장선 김 회장은 2002년 12월 인수 직후 맡고 있던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2년간 직접 대한생명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김 회장은 “대한생명이 경영 정상화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보수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보였다.

인수 후 8년 만에 기업가치 5배 성장

가열찬 행보를 예고한 김 회장은 보험회사 경영의 맥을 정확히 짚어냈다. 영업현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결단력, 인재의 등용을 통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영업일선의 FP(Financial Planner: 재무설계사)와 임직원을 직접 찾아 나서며 고통과 애환을 들었다. 삼성생명 사장 출신인 신은철 부회장을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보험 전문 경영인을 외부에서 영입해 힘을 강화했다. 대한생명 임직원들이 보유한 우수한 역량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김 회장의 노력이 기반이 돼 대한생명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급속도로 늘었다. 한화그룹 인수 당시 29조598억원에 불과했던 총자산은 인수 1년여 만인 2003년 32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1년 만에 자산 기준 2위 자리를 탈환했다. 2002년 3월말 기준 5304억원이던 대한생명의 자기자본 총계는 2003년 3월말 1조5858억원, 2004년 3월말 2조2048억원, 2005년 3월말 2조8407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2006년에는 업계에서 2번째로 연간 수입보험료 10조원을 돌파했다. 한화그룹 인수 당시 2조2906억원에 달했던 누적결손금을 2008년 4월 모두 털어냈다. 2010년 3월에는 대한생명은 대형 생보사로서는 최초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이때 당시의 시가총액 규모는 7조6865억원으로 2002년 매각 당시(1조6150억원)에 비해 무려 5배나 성장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도 인수 당시 95.6%에 불과했으나 2012년 3월말 기준 RBC 비율이 224.3%로 껑충 뛰었다.

대한생명의 상장 성공은 국내 공적자금 투입기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정부가 부실 금융회사를 민간에 매각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보유지분을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을 통해 제값에 되파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시장을 통해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에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대한생명은 2006회계연도에 연간 수입보험료가 10조원을 돌파하고 나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1회계연도에는 11조8322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첫해인 1946년 수입보험료가 100만원, 연간 수입보험료가 1조원을 넘어선 시점이 1987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이와 함께 총자산도 68조9000억원(지난 3월말)에 달하며,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2년 12월 한화그룹으로 인수 당시에 29조원이었던 총자산이 불과 10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대형 생보사 중 가장 신장률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한생명의 2011회계연도 경영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폭 개선됐다.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46억원 증가한 11조8322억원을 거두었으며, 당기순이익은 5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78억원 증가했다.

영업의 효율 지표인 유지율과 설계사 정착률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지난 3월 기준의 13회차 유지율은 85.0%, 25회차 유지율은 61.7%를 기록했으며, 설계사들의 1년 정착률 또한 52.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해외시장 진출로 ‘글로벌 경영’ 선도

대한생명은 한화생명으로의 사명 변경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은 2009년 4월 국내 생보사로는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생명보험사가 단독으로 지분 100%를 출자해 해외 보험영업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다.

베트남 현지법인의 납입자본금은 6000만달러. 신계약 실적은 2009년 308억동(VDN)에서 2011년 837억동으로 271.7% 신장했다. 점포수도 2009년 5개에서 2011년에는 호찌민, 하노이, 냐짱, 껀터, 깜란 등 5개 지역에서 18개로 늘었다. 정규직 인원은 150여명으로 늘어났고, 450명에 불과했던 설계사 수는 5000여명에 달한다. 2009년 설립 당시 1.6%였던 시장점유율은 지난 3월말 현재 3.3%까지 상승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생명 베트남 현지법인은 올해까지 대도시 및 성장가능성이 큰 지역 중심으로 지점 수를 약 30개까지 확대해 전국적인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2015년까지 설계사 수를 1만명으로 늘리고 신규계약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중국시장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한생명은 설립인가 획득 및 중국 저장성 국제무역그룹과 합작생보사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말 영업개시를 목표로 합작사의 조직, 제도, 인프라 구축 등 구체적인 법인설립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올해 저장성의 1호 외자사로 출범하게 되는 합작생보사는 설립 초기 저장성 내에서 경쟁력을 다지고 이른 시일 내 상하이, 장쑤성, 쓰촨성, 그리고 동북 3성 등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 신흥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Tip 대한생명이 걸어온 길

1946년 9월  국내 최초 생명보험회사로 출발

1969년  5월  신동아그룹에 인수

1979년  11월  보유계약액 1조원 돌파

1985년  5월  동양 최고층 대한생명 63빌딩 준공

1996년  5월  총자산 10조원 돌파

1999년  7월  부실금융기관 지정, 공적자금 2조500억원 투입

2001년  9월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 1조 5000억원 추가 투입

2002년  12월  대한생명, 한화그룹 계열사로 새출발

2007년  12월  국내 최초 보험금 지급능력평가 ‘AAA’ 등급 획득

2008년  4월  총자산 50조원 돌파, 누적결손금 해소

2009년  4월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 베트남 보험영업 개시

2010년  3월  대형 생명보험사 최초 유가증권시장 상장

2011년  8월  총자산 65조원 돌파

2011년  10월  중국 내 합작 생보사 설립인가 취득

2011년  12월  중국 저장성 국제무역그룹과 합작 생보사 본계약 체결

2012년  2월  보험금지급능력평가 5년 연속 ‘AAA’ 등급 획득

2012년  6월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한화생명으로 사명변경 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