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5일 ‘2012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 심사와 수상작 선정이 경기도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렸다. <이코노미플러스>는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KAID)와 함께 이번 공모전을 공동 주최했다.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PIN UP Concept Design Awards)는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2008년 ‘핀업 디자인 어워드’에 속해 있던 ‘학생콘셉트디자인’ 부문을 독립시켜 2009년부터 대학생 대상의 공모전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래 최고의 디자이너를 꿈꾸는 예비 디자이너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해 260점이었던 출품작은 올해 365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일본 대학생들도 출품해 국제 공모전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는 기업들이 함께하는 공모전이다. 지정과제 분야에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퍼시스가 기업별 별도의 주제를 가지고 참여했다.

경쟁부문은 전자 및 가전용품 디자인, 생활용품 및 오피스용품 디자인, 실내 인테리어 소품 및 공공·환경 디자인, 운송기기 디자인·의료 기기 및 건강 디자인·조명디자인 등이다. 각각의 부문에서는 대학생다운 독특한 디자인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을 재발견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심사는 심사위원장인 데이비드 홀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김원경 중앙대 교수, 윤재우 경기대 교수, 양영완 홍익대 교수, 유부미 상명대 교수 등 디자인 분야 석학들과 백승대 현대자동차 이사, 이응렬 삼성전자 ITS 디자인그룹 수석, 이정훈 LG전자 디자인전략실장 등 25명의 심사위원들이 담당했다.

심사위원장인 데이비드 홀 교수는 “독특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제 구현될 수 있는 실용성에 심사의 무게를 두었다”며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디자인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생활 속 디자인의 재발견 작품 많아

2012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으로 기업 지정과제를 포함해 크게 8개 부문에서 50개 작품이 추려졌다.

2012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 대상에는 정수미씨(영남대)의 ‘수술용 장갑의 재사용 방지 디자인’이 선정됐다. 수술용 장갑을 낄 때는 찢어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벗을 때는 쉽게 찢어지도록 만들어 재활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다.

전자 및 가전용품 디자인 부문에서는 벽걸이 타입의 1인용 세탁기, 컵 선반과 결합된 정수기 등이 골드상을 수상했다. 이 부문의 심사를 담당한 윤재우 경기대 교수는 “구조나 기능, 새로운 조형형태의 발견과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생활 속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낸 것이 무엇보다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생활용품 및 오피스용품 디자인 부문 골드상으로는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쉽게 꽂고 뽑을 수 있는 압정인 ‘이지 투 프레스’와 자전거의 퀵스탠드(자전거 뒷바퀴 축에 달린 거치대)가 자물쇠가 되는 콘셉트의 ‘퀵스탠드&락’ 등이 결정됐다.

실내 인테리어 소품 디자인, 공공 및 환경디자인 부문에서는 ‘리드 쉘터(Lead Shelter)’가 골드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실제 겪은 일본의 나고야시립대의 신고 츠루미씨가 출품한 작품이다. 리드 쉘터는 지진 등이 발생할 경우 인근 대피소로 안전하게 안내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운송기기 디자인, 의료 기기 및 건강 디자인, 조명디자인 부문에서는 제주대학교의 이상후·현선희씨가 출품한 ‘에이 플러스 필러’가 골드상을 수상했다. 자동차의 A·B·C필러의 내부에 디스플레이스를 설치해 외부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이 부문 심사를 맡은 김원경 중앙대 교수는 “스타일링 위주의 심미적 요소보다 우리 삶에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골드 수상작으로는 ‘3과 함께’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두 개의 문서창을 한꺼번에 띄우거나 문서작업을 하면서 동영상을 시청할 경우 디스플레이가 두 개의 모니터로 분리되는 콘셉트다. 직관적인 디자인과 함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부문에서는 위현주·김영국씨의 ‘드라비젼’이 골드상을 수상했다. 드라비젼은 겉보기에는 리모컨처럼 보이지만 그냥 그리기만 하면 화면이 생기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는 텐트와 자동차를 결합시킨 콘셉트의 스마트 스페이스를 골드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차가 주행할 때는 위 폭이 좁아져 공기저항을 줄여주고, 정차 시에는 넓어져 내부 공간 활용이 용이하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퍼시스의 골드상은 모니터를 모아서 팀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고, 강당이나 넓은 회의장 등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쓸 수 있는 딕텍에 돌아갔다.

한기웅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장은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산업 디자인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할 뿐 아니라 우수한 디자이너들이 배출되는 관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i Interview ㅣ 데이비드 홀 심사위원장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실용성 겸비해 뿌듯”

2012 핀업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장을 맡은 데이비드 홀 홍익대 교수는 “각 분야별 수준 높은 디자인 콘셉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독창적 아이디어와 실용성을 겸비한 이들의 작품을 심사하며 가슴 뿌듯하고 벅찬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디자인해 경쟁함으로써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었을 겁니다. 또 핀업 콘셉트 어워드가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예비 디자이너들의 경쟁의 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는 특히 아시아 및 세계를 대표하는 콘셉트 디자인 공모전으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반영하듯 출품된 모든 작품들의 콘셉트가 하나하나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우수했으며, 하나같이 창의력과 독창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예비 디자이너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디자인의 기반은 미래를 향한 자유로움입니다. 창의적인 디자인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사고가 필요하죠. 시스템을 넘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자세와 인식이 필요합니다.”

데이비드 홀 교수는 1987년 디자인 전문과정에서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영국 왕립미술학교(RCA·Royal College of Art)를 졸업했으며, 영국의 BBC 등 방송사에서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일했다. 애플, 펩시 등과 함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2003년 한국으로 건너와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건축과 미디어 아트,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 대상수술용 장갑의 재사용 방지를 위한 디자인디자이너 : 박보민, 정수미(영남대)
- 대상
수술용 장갑의 재사용 방지를 위한 디자인
디자이너 : 박보민, 정수미(영남대)

- 생활용품 및 오피스용품 디자인 부문 골드상퀵스탠드&락디자이너 : 김수환, 윤준호(호서대)
- 생활용품 및 오피스용품 디자인 부문 골드상
퀵스탠드&락
디자이너 : 김수환, 윤준호(호서대)

- 운송기기 디자인, 의료기기 및 건강디자인, 조명디자인 부문 골드상에이플러스 필러디자이너 : 이상후, 현선희(제주대)
- 운송기기 디자인, 의료기기 및 건강디자인, 조명디자인 부문 골드상
에이플러스 필러
디자이너 : 이상후, 현선희(제주대)

- 실내인테리어 소품 디자인, 공공 및 환경 디자인 부문 골드상리드 쉘터디자이너 : 신고 츠루미(나고야시립대학)
- 실내인테리어 소품 디자인, 공공 및 환경 디자인 부문 골드상
리드 쉘터
디자이너 : 신고 츠루미(나고야시립대학)

- 삼성전자 부문 골드상3과 함께디자이너 : 배정환(계명대)
- 삼성전자 부문 골드상
3과 함께
디자이너 : 배정환(계명대)

- LG전자 부문 골드상드라비젼디자이너 : 위현주, 김영국(대구대)
- LG전자 부문 골드상
드라비젼
디자이너 : 위현주, 김영국(대구대)

- 현대자동차 부문 골드상스마트스페이스디자이너 : 이준구(한양대)
- 현대자동차 부문 골드상
스마트스페이스
디자이너 : 이준구(한양대)

- 퍼시스 부문 골드상딕텍디자이너 : 김하성(명지대)
- 퍼시스 부문 골드상
딕텍
디자이너 : 김하성(명지대)

- 전자 및 가전용품 디자인 부문 골드상컵 선반과 결합된 정수기디자이너 : 민정현(세종대)
- 전자 및 가전용품 디자인 부문 골드상
컵 선반과 결합된 정수기
디자이너 : 민정현(세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