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음식물쓰레기봉투를 쥐고 더는 인상을 구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음식물쓰레기를 가루로 만드는 매직카라의 분쇄건조방식 음식물처리기(이하 분쇄건조기) ‘스마트카라’가 등장해서다.
스마트카라를 개발한 최호식 매직카라 대표(44)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스마트카라는 특허기술(10-1053035)로 인정받은 고강도 3단 임펠러(날개)가 돌면서 음식물쓰레기를 파쇄하고, 열로 달궈진 바닥에 음식물이 닿으면서 건조된다. 이에 따라 음식물쓰레기의 80%를 차지하는 폐수량이 줄며 기존 부피에서 80~90% 가량 감소된다. 처리 시간은 평균 3~4시간, 한 달 평균 전기료는 월 3000~5000원으로 기존 제품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환경마크’, ‘K마크’를 획득해 친환경적인 우수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타 분쇄건조기와 스마트카라가 다른 점은 기계에 자동제어절전시스템이 적용돼 있다는 점입니다. 음식물의 건조 상태를 감지하고 처리시간을 자동으로 제어해 불필요한 전기 소모와 시간을 줄이는 거죠. 산기, 염기, 아세트알데히드 등 각각의 냄새 성분을 잡아 악취를 제거한 에코필터 역시 핵심 무기입니다. 또한 배수필터가 필요 없어 설치가 용이하고, 음식물 넣는 통이 분리돼 청소가 편리합니다. 가격은 30만원대로 타제품에 비해 배 이상 저렴해요.”
음식물처리기는 2007년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붐을 일으켰다. 그렇게 한 해 100만대 가량이 팔렸다. 그리고 1년 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10~20시간 동안 기계를 돌려도 음식물쓰레기는 완전히 마르지 않았고, 가동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전력 소모가 높아 ‘전기 먹는 하마’란 오명이 붙었다. 이후 2009~2011년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자취를 감췄다. 2002년부터 음식물처리기 사업을 해오던 최 대표 역시 천국과 지옥을 오가던 그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2009년 회사(에코포유)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며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그리고 3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신제품 ‘스마트카라’를 출시했다. 그의 든든한 버팀목인 스마트카라는 현재 국내 대형백화점, 대형 가전양판점, 온라인, 홈쇼핑 등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올 상반기 매출 성적은 약 30억원. 최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인 100억원 달성도 문제 없다고 한다. 동종업계도 제품의 탄탄한 실력을 인정했다. 2009년 교원L&C와 제조자개발생산(ODM)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부터 교원L&C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하고 있다.
또 다른 호재도 있다. 최근 서울시의 ‘2012년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설치 시범사업’에 매직카라 및 총 4개사의 분쇄건조기가 선정됐다. 본격화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사업’과 2013년부터 적용될 ‘음식물류 폐수 해양투기 금지법’ 등에 발맞춘 지자체들의 운영사업 중 하나로 음식물처리기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좋은 기회다.
최 대표는 분쇄건조기를 통해 처리된 음식물쓰레기 가루를 폐기물 고형연료(RDF)로 활용할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기계연구원에 의뢰해 음식물쓰레기 가루가 고형연료로 적당한지 검사를 했는데 발열량이 약 4000㎉/㎏로 최저 기준(3500㎉/㎏)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새로운 재생에너지를 발견한 겁니다. 실제 에너지로 활용되기까지는 많은 양이 필요한데, 제품을 보급화하고 가루를 수급하는 다양한 제도와 스마트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매직카라는 올 하반기 일본에서 음식물처리기 전시를 열 계획이며, 현재 중국·호주·미국 등에서 제품 샘플링 작업을 거치며 해외 발판을 다지고 있다.
약력 1969년 출생. 91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96~98년 대우정보시스템 기획실. 99~2001년 엠에이컴 마케팅본부장. 2002~2009년 에코포유 대표. 2009년~현재 매직카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