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블로(HUBLOT)’의 역사는 1980년 시작됐다. 이탈리아에서 시계·보석 기업을 운영하던 집안에서 태어난 워치메이커 카를로 크로코(Carlo Crocco)가 독립해 스위스로 터전을 옮긴 후 시계 제작회사 위블로를 창립한 것이 시작이었다.
위블로는 시계 제조 역사상 처음으로 고무와 골드 소재를 결합한 시계를 만든 회사로 유명하다. 배의 현창(창문)을 모티브로 한 베젤을 비롯해 독창적인 케이스 디자인과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크라운 등으로 창립 직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1980년대 승마와 폴로 경기를 즐기는 유럽 로열패밀리들이 즐겨 착용하면서 ‘왕들의 시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스페인 국왕이 그리스 국왕에게 공식적으로 건넨 선물로 위블로의 시계를 선택해 큰 이슈가 됐다.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Karl Gustav)는 비공식석상인 승마경기를 비롯해 공식석상인 노벨상 시상에서도 위블로 시계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위블로가 창립 이래 새로운 변모를 보이게 된 것은 2004년 장 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와의 만남에 있다. 마케팅의 천재로 불리며 블랑팡과 오메가 등 유명 시계 브랜드를 성공시킨 화려한 경력의 장 클로드 비버가 위블로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된 것이다. 당시 장 클로드 비버는 ‘기존 마케팅 전략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남들과 다른 것들을 시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장 클로드 비버가 회장이 된 후인 2005년 위블로를 대표하는 ‘빅뱅(Big-Bang)’이 탄생했다. 강한 이미지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대표되는 빅뱅 컬렉션은 위블로가 추구하는 퓨전 콘셉트의 진수를 보여준다. 골드, 세라믹 로즈 골드, 러버 등 독특한 소재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빅뱅 컬렉션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고급 스포츠 시계의 대명사
위블로는 다양한 스포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모나코 요트클럽 및 스페인의 유명 요트 경기의 공식 타임키퍼이기도 한 위블로는 요트와 관련된 많은 시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동시에 모나코 요트 클럽을 위해 제작한 시계 중 첫 번째 제품은 모나코 국왕에게 헌사해 특별함을 더했다. 위블로는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는 처음으로 2006년부터 축구경기인 유로 2008과 유럽축구연맹(UEFA: 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s)의 파트너로 참여해 오고 있기도 하다. 유로 2008 우승국인 스페인을 위한 한정판 시계를 출시하기도 했으며, 과거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최근 제작된 ‘킹 파워 UEFA 유로 2012 폴란드’는 시합의 공식 로고에서 영감을 받아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창립 이후 빠르게 성장한 위블로는 2008년 패션제국으로 불리는 LVMH에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인수는 2008년 스위스에서 열린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시계박람회 바젤월드 직후 발표됐으며, 그 후로도 위블로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로지 시계만을 판매하기보다는 여러 자선 사업에도 끊임없이 참여하며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는 위블로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