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지난 7월 중순에 첫선을 보인 이래 조회수 2억건을 넘어섰다. 시간이 갈수록 조회수가 점점 불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3억건, 4억건 등의 성과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싸이는 지난 9월15일 미국 아이튠즈 음원차트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의 유명 방송 프로그램인 NBC TV의 투데이 쇼에 출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이한 점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른 노래인데도 해외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 아르헨티나, 체코, 네덜란드 등 전 세계 18개 국가에서 아이튠즈 차트 1위를 달성했다. 언어는 달라도 세계인들이 즐겨 부를 만한 노래라는 증거다.
싸이가 인기를 끌자 국내 기업들은 앞 다퉈 싸이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캐릭터와 공동 프로젝트 진행 등 부가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기대감 덕분인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싸이가 주목을 받은 건 유튜브에 올라온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익살스러운 말춤을 추면서 목청껏 노래하는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누가 봐도 흥미를 가질 만한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카메오 스타는 물론 안무부터 철저히 기획력으로 무장한 뮤직비디오는 오늘날 싸이를 만든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유튜브는 일반인도 쉽게 자신이 직접 제작한 UCC(User Crea-ted Contents)를 올릴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이다. 이곳에서 화제가 되면 동네 아저씨도, 고양이 같은 동물도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한눈에 끌 수 있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동영상을 즐길 수 있기에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마케팅 비용은 전혀 들지 않는 대신, 가수 입장에서는 국내외 팬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이른 시간 내에 알릴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싸이가 유튜브에서 뜨자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타임(TIME)> 등 해외 유력 언론들도 연일 강남스타일 관련 뉴스를 전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싸이의 주가는 쉴 새 없이 뛰었다. 한국에서는 10·20대 아이돌에 밀리고 30대 중견가수가 된 싸이가 세계를 무대로 다시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강남스타일의 성공 비결로 안무 아이디어를 상금을 걸고 모집, 대중성·창의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또 뮤직비디오 패러디를 방임한 것이 유행 확산에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강남스타일 바람의 1차적 수혜자는 싸이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역시 덕을 봤다. 구글의 대니얼 알레그레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에 대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면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글로벌 전략의 사례”라며 “동영상에 삽입된 광고를 통해 상당한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캐릭터·공동 프로젝트 진행 등 활발
요즘 TV를 틀면 광고에 등장하는 싸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통신서비스부터 음료, 김치냉장고, 음향기기 등 품목도 다양하다.
외식기업 ‘놀부’는 싸이를 모델로 기용한 덕분에 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프로모션이나 행사가 아닌 광고로 이 정도 매출이 늘어난 것은 유통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 반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싸이와 모델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재계약을 하지 않아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국내외 유명 IT업체들도 ‘싸이 모시기’ 전선에 뛰어들었다. 전략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에 싸이의 말춤을 이용, 홍보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형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 M9000’을 출시하면서 이승기와 함께 가수 싸이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스포츠 스타 김연아, 박태환을 비롯해 탤런트 김수현, 한효주 등이 삼성전자 광고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싸이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감할 수 있다.
지펠 아삭 M9000은 메탈 3중 냉각 방식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를 광고에서 표현하기 위해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변형한 댄스까지 개발해냈다. 시청자들이 쉽고 재밌게 제품의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싸이가 등장하는 ‘U+ LTE’ 광고를 시작했는데, 싸이의 바쁜 일정 때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촬영을 했다. 강남스타일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LG유플러스의 광고 메시지가 어우러져 ‘유플스타일’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냈다. LG유플러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인 민응준 상무는 “‘강남스타일’의 대중적이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경쾌한 비트가 광고메시지와 어우러져 U+ LTE의 1등 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것”이라고 했다. 소니코리아는 자사 음향기기 전속모델로 싸이를 기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스타일을 응용한 ‘오빤 소니스타일’이라는 고객 사은 행사를 마련했다...
*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플러스 10월호 48p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