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토록 꽉 찬 무대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시시각각 움직이는 19세기 유럽 황실 무대, 극의 배경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직접 공수한 화려한 가구 소품, 눈부신 의상을 바삐 갈아입으며 등장하는 배우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24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화려한 음악, 우아한 왈츠와 탱고 안무…. 무대가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함의 극치,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다.
주인공 루돌프 황태자는 올해 국내 뮤지컬 공연 중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엘리자베스’에서 비운의 황후 엘리자베스의 아들로 등장해 본 공연보다 일찍 존재를 알렸다. ‘엘리자베스’ 극 중 루돌프 황태자는 사랑하는 연인과 동반자살하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며 이번 공연의 관심을 더욱 끌어모았다.
19세기 말, 500여년간 유럽을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혼기. 어머니 엘리자베스의 개혁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루돌프는 황태자임에도 신문 등에 자유주의 사설을 기고하고 헝가리 혁명에 앞장서는 등 오스트리아 황실과 반대되는 정치적 행보를 걷는다. 그러나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이념이 달랐던 루돌프는 점차 모든 국사에서 배제되고, 황궁 사람들에게도 불신을 당하며 이윽고 국정에 개입하지 못하는 버림받은 황태자가 되고 만다. 늘 고독과 외로움에 허덕이던 루돌프는 우연히 만난 여인 마리 베체라와 사랑에 빠진다. 이를 알게 된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격노하여 루돌프의 황태자 자질을 비난하고, 루돌프는 또다시 절망 속으로 빠져든다. 이후 사냥을 핑계 삼아 1889년 1월30일 연인 마리 베체라와 함께 빈 근교의 마이얼링 별장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권총으로 동반자살을 하며 생을 마감한다.
이 사건은 이른바 ‘마이얼링 사건’으로 불리며 당시 유럽을 혼란에 빠뜨렸다. 20세기 초에는 마르세유에서 처녀들이 잇따라 자살한 것이 유명하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가 마리 베체라와 함께 자살했던 사건이 보도되고 나서 상당한 모방 자살이 유럽 전역에서 일어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에서까지 여러 커플들이 갑자기 자살했다. 보르도에서는 어떤 장교와 그 애인이 ‘루돌프 황태자가 자살했다. 나도 죽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거울 앞에서 자살했다. 이런 모방 자살은 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일어났으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마이얼링 사건’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돼 영화 ‘마이얼링’, ‘마이얼링에서 사라예보까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드라마 ‘마이얼링’, 드라마 시리즈 ‘크라운 프린스’ 외에 소설, 발레, 오페라 등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황태자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는 프레드릭 모턴의 소설 ‘어 너버스 스프렌더(A Nervous Splendor)’로 다시 태어났고, 이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브로드웨이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2006년 오스트리아 VBW(빈 극장협회)와 함께 뮤지컬로 제작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많은 관객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다”며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빛과 함께 시시각각 움직이는 무대의 색채 변화를 이용해 마치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연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태자 루돌프 역에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가 캐스팅됐으며, 그의 연인 마리 베체라 역에는 2012년 더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옥주현을 비롯해 최유하, 김보경이 캐스팅됐다. 또한 황태자와 대립하는 수상 타페 역에 민영기, 조휘, 황태자와 베체라의 사랑을 지켜보는 친구 라리쉬 백작부인 역에 신영숙, 황태자의 아버지 황제 요제프 역에 박철호, 류창우, 황태자비 스테파니 역에 오진영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는 지난 9월17일 티켓 오픈을 시작했다.
충무아트홀 대극장
■ 기간 11월10일~2013년 1월27일
■ 문의 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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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일어나는 판타지를 가미한 넌버벌 퍼포먼스다. 넌버벌 퍼포먼스의 선두주자인 ‘난타’ 개막 15주년을 맞아 제작사 PMC프로덕션이 만든 후속작이다. 특히 넌버벌 퍼포먼스의 취약점인 스토리를 강화하고 음악과 영상, 무대 변화 등을 활용해 보다 강렬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극은 15년간 운영되는 최고의 레스토랑 드림에서 15년 경력의 최고참 요리사 광 셰프와 매력적인 4명의 요리사가 만드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10월10~28일
● 문의 02-736-8289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록 뮤지컬 ‘헤드윅’의 가장 큰 특징은 뮤지컬과 록 공연의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2시간 내내 무대를 뛰어다니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쏟아내고 내레이션은 물론 관객을 상대로 애드리브까지 선보이는 헤드윅 역의 배우 오만석을 보면 절로 탄사가 나온다. 내용은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 ‘헤드윅’이 그의 남편 ‘이츠학’과 록 밴드 ‘앵그리인치’와 함께 펼치는 콘서트 형식의 작품이다.
● KT&G 상상아트홀 10월21일까지
● 문의 02-3485-8700

1909년 조선과 일본, 러시아를 넘나드는 젊은이들의 싸움을 다뤘다. 이야기는 안중근 의사가 만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그려진다. ‘영웅’은 지난 7월30일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어워드’에서 최고작품상, 남우주연상(정성화), 재공연상, 무대 미술, 무대 기술 등 5개 부문을 휩쓸며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관람료에 낀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제작사의 의지를 담아 5만~12만원 하던 기존 티켓 가격을 1, 2층 전석 5만원, 3층 3만원으로 책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10월16일~11월18일
● 문의 02-2250-5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