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흙먼지 일으키며, 야성의 품속으로 달려간다. 아프리카 아류샤(Arusha)를 출발한 사파리 차량들은 베이스캠프인 작은 도시를 벗어난 순간, 야성의 대지와 호흡한다. 검은 얼굴 마사이족들의 반가운 손짓과 초원 위 야생동물들의 원시적 풍경이 여행자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파리 애호가들은 태초의 모습, 원시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갈 긴장감에 설렌다.

1. 타랑기레 국립공원의 한가로운 오후, 강 언덕의 아카시아 나무 옆으로 기린이 고고하게 서있다.
1. 타랑기레 국립공원의 한가로운 오후, 강 언덕의 아카시아 나무 옆으로 기린이 고고하게 서있다.

타랑기레 강줄기의 초대, 코끼리 가족들의 천국

깊은 산중, 숨겨진 아름다움이 비밀을 드러낸다. 온몸 들썩거리는 원시의 세계란 그 자체로 축복의 공간이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하늘이 선물한 그대로의 공간. 부족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은 하늘의 조화 그대로 대초원 하늘 아래, 동물들은 숨 쉬고 사랑하고 움직인다. 욕심 내지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그 대자연의 질서 속에 순리대로 살아가는 자연, 그 자연을 태초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 그 기쁨이 사파리의 매력은 아닐까.

탄자니아, 오래 전 탕가니카와 잔지바르 공화국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나라를 세웠다. 그 거대한 동아프리카의 중심에 타랑기레 국립공원(Tarangire National Park)이 자리한다. 이름도 유명한 세렝게티(Serengeti)와 응고롱고로(Ngorongoro)와 어깨를 마주하고 있지만, 작고 아담한 이 공간엔 코끼리들의 천국이 존재한다. 탄자니아 사파리의 베이스캠프인 아루샤(Arusha)를 출발해 한 시간 남짓이면 당도하는 곳. 지척인 그곳에 타랑기레 강줄기의 초대로 동물들은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스웨덴의 기린 커플, 네덜란드의 호기심 많은 젊은 두 청춘, 프랑스의 줄리앙, 코리아의 사진작가가 한 팀이 된 6명은 타랑기레 국립공원 입구에서 3일간의 우정을 기대한다. 타랑기레와 인류의 분화구 응고롱고로로 이어지는 3일간의 사파리에 한 식구가 된 전우들이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파리 드리머들은 수십여대에 분승해 타랑기레를 누비게 된다. 설레는 마음도 잠시, 다시 흙먼지 날리며 야생 동물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리버 사이드 캠프 롯지를 벗어나며 타랑기레 강줄기로 다가선다. 처음으로 마주하는 초원의 신사는 누떼다. 한 무리 누떼가 공원을 가로지르는 비포장 길을 가로질러 질주한다. 차량을 세우고 누떼들의 이동을 관찰한다. 이미 케냐의 마사이마라로 거대한 이동을 마친 누떼들도 있지만, 그들은 이곳에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다. 검은 몸체에 하얀 줄무늬가 선명한 초원 위의 신사 지브라의 출현도 기대가 크다. 그 화려한 몸체의 움직임 자체로 황홀하기 때문이다.

2. 아루샤를 출발한 사파리 차량들이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타랑기레 국립공원을 향하고 있다. 3.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 타랑기레 국립공원, 코끼리 가족들은 그늘을 찾아간다. 4. 타랑기레 매표소 입구에 도착한 사파리 차량과 여행자들은 담소를 나누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5. 탄자니아 초원 위의 전사 마사이족, 타랑기레로 가는 도중 수많은 마사이 전사들과 마주친다.
2. 아루샤를 출발한 사파리 차량들이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타랑기레 국립공원을 향하고 있다. 3.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 타랑기레 국립공원, 코끼리 가족들은 그늘을 찾아간다. 4. 타랑기레 매표소 입구에 도착한 사파리 차량과 여행자들은 담소를 나누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5. 탄자니아 초원 위의 전사 마사이족, 타랑기레로 가는 도중 수많은 마사이 전사들과 마주친다.

고요한 한낮의 초원 위는 평온하다. 그러나 그 어디에선가는 사자들이 가젤과 누떼들을 공격하며 초원 위 생태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케냐·탄자니아는 아프리카 사파리의 천국이자 베이스캠프다. 그리하여 명성도 자자한 마사이마라와 세렝게티로 향하는 사파리 마니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국립공원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동물들을 어렵게 찾아 나서지 않고도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자연스레 관찰할 수 있는 곳, 타랑기레 국립공원만의 매력이다.

사실 사파리란 사전적 의미로 사냥, 탐험 등의 원정 여행을 의미한다. 대륙을 넘어 먼 타지에서 이곳 아프리카를 찾은 사람들은 동아프리카의 수렵대를 헤쳐가며 야성의 동물들을 탐험하는 묘미를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때론 단기 여행이나 저렴한 비용으로 사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5일에서 일주일씩의 사파리는 비용 부담이나, 장시간의 사파리로 인한 피로 누적이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대안이 바로 타랑기레 국립공원이다. 장시간의 이동과 가이드들의 동물 수색을 기다리는 수고를 줄이고, 좀 더 자연과 가깝게 여유로운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케냐로의 직항 비행기가 주 5일씩 접근하는 시대로 접어든 우리는 이제 좀더 손쉽게 동아프리카의 묘미, 사파리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1차적으로 케냐의 나꾸루, 마사이마라를 권하고, 그 다음 목적지가 탄자니아의 타랑기레, 응고롱고로다.

타랑기레는 아루샤에서 120㎞ 거리의 근접한 지점에 위치한 장점 이외에도 거대한 바오밥 나무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곳이다. 총 천연색 550여종의 다양한 조류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사바나 아프리카 나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러 늪지대와 워터 풀, 게다가 수량이 풍부하고 굽이져 흐르는 타랑기레 강줄기의 매혹적인 축복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1. 타랑기레 강줄기를 따라 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하고, 거대한 이동을 하고 있는 코끼리 가족들.
1. 타랑기레 강줄기를 따라 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하고, 거대한 이동을 하고 있는 코끼리 가족들.

2. 함께 동행한 노르웨이 사파리 친구들, 동물들을 바라보며 연신 행복한 표정들이다. 3. 누떼들이 초원 위 아카시아 나무 아래에서 태양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4. 수백여 종에 달하는 총 천연색의 새들이 사파리 여행자들 곁으로 자연스레 몰려온다. 5. 임팔라, 톰슨 가젤 등 영양류들은 사자나 치타의 먹잇감이 되며, 작은 몸집에 가냘픈 몸매를 가진 초원의 약자다. 6. 코끼리 가족들은 타랑기레 강줄기를 따라 하루 한번씩 가족들과 대이동을 한다.
2. 함께 동행한 노르웨이 사파리 친구들, 동물들을 바라보며 연신 행복한 표정들이다. 3. 누떼들이 초원 위 아카시아 나무 아래에서 태양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4. 수백여 종에 달하는 총 천연색의 새들이 사파리 여행자들 곁으로 자연스레 몰려온다. 5. 임팔라, 톰슨 가젤 등 영양류들은 사자나 치타의 먹잇감이 되며, 작은 몸집에 가냘픈 몸매를 가진 초원의 약자다. 6. 코끼리 가족들은 타랑기레 강줄기를 따라 하루 한번씩 가족들과 대이동을 한다.

공원의 완만한 능선들과 타랑기레 강을 조망할 수 있는 거대한 언덕 전망대. 사바나의 생명 아카시아의 거대한 군락이 동물들에게 천국을 선사하고 있다. 타랑기레 강줄기가 보이기 시작하자, 거대한 코끼리 무리가 강줄기를 배경으로 목욕을 즐기기도 하며, 다른 한편에선 가족들과 거대한 이동을 준비 중이다. 풍부한 수량으로 인해 이 타랑기레 강을 중심으로 코끼리 가족들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이곳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가는 것이다.

오전 일찍 시작된 수십여대의 사파리 대열은 정오가 되면서 모두들 타랑기레 강줄기가 시원스레 펼쳐지는 강 언덕으로 모여든다. 점심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다. 색깔도 황홀한 야생 조류들의 지저귐과 새소리를 들으며, 준비해온 도시락을 캠프 사이트에서 나누며 잠시 휴식도 취해본다. 시원한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앉은 사파리 여행자들은 저 멀리 코끼리 가족들의 한가롭고 평화로운 장면을 지켜보며 잠시 평온한 시간도 누린다.

점심을 마치면, 이제 본격적인 사파리가 시작된다. 타랑기레 강줄기 가까이 다가가 코끼리들과 만나고, 마사이 기린과 인사를 나눌 시간이다. 멸종 위기에 있는 코뿔소를 볼 수 있는 행운은 누리지 못했지만, 누떼와 지브라 가족의 평화로운 이동, 코끼리 가족들의 거대한 이동, 사파리의 꽃 기린 가족들과 마주하며 그렇게 평화로운 탄자니아의 오후는 저물어간다.

특별히 타랑기레 국립공원이 더욱 뇌리에 남는 것은 야생 코끼리 가족들의 평화로운 한때를 5m 지척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하게 느끼고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는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의 코끼리 가족들의 평화로운 풍경과 함께 지 척에서 감상하는 새끼 코끼리와 어미 코끼리의 교감, 코끼리 가족의 일상을 마주하는 생생한 현장감은 그야말로 감동이다.

초록으로 넘실거리는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야성의 동물들과 보내는 여유로운 한때, 나름의 질서 속에 자연스레 공존하는 야생동물들의 세계를 마주하며 인간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경쟁과 개발, 과속과 과욕이 넘쳐나는 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공존하며 질서를 유지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야성의 세계는 현대인의 지친 마음에 평안과 위로를 전해준다. 하얀 뭉게구름 아래, 초원 위 대자연의 질서는 인간들에게 고요히 살아가는 지혜를 소리 없이 전해주고 있다. 

Tip l 여행 길라잡이

타랑기레, 응고롱고로, 세렝게티로 출발하는 사파리의 본고장은 아류사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있다. 케냐에서도 전문 사파리 팀들의 이동이 잦지만, 아류샤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사파리를 만나보자. 보통 2박3일 일정으로 타랑기레, 응고롱고로 일정이 400달러 안팎이며, 3박4일, 혹은 4박5일 일정의 응고롱고로, 세렝게티 일정이 600달러 안팎이다. 회사의 규모와 차량의 노후 정도, 가이드의 전문성 등이 가격을 결정하기도 한다.

아루샤로의 이동은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 직항을 주 5회 운항하고 있으며, 케냐 항공, 에미레이트 항공 등이 두바이를 경유하여 16시간 만에 도착한다. 나이로비, 아루샤간 국제 버스는 국경도시 나망가를 거쳐 7시간 정도 소요된다. 국경에서 탄자니아 비자 수속 30분 정도 소요. 버스는 나이로비 아크레 로드의 도심 반대편 끝에서 매일 3편씩 아류샤로 출발한다. 오전 7시, 9시, 11시 출발. 요금은 800케냐 실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