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대 후반 때 쓰던 데스크톱PC는 IBM PC계열인 XT입니다. CPU(Central Processing Unit)로 인텔의 ‘8086’을 탑재한 것입니다. 이후 ‘80286’의 AT로 교체했고 이 CPU를 업그레이드한 ‘80386’ PC, ‘80486’ PC를 거쳐 ‘펜티엄(80586)’까지 올라간 뒤 최근에는 펜티엄보다도 몇 배 빠른 ‘쿼드코어’급 PC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PC 사양을 계속 업그레이드한 것은 성격이 급하다보니, 느린 것을 참지 못해서입니다. 그래서 PC의 속도가 저하되면 통째로 바꾸거나 CPU·메모리 등을 업그레이드하곤 했습니다. 물론 20여년간 정보기술(IT) 산업이 크게 진보해 CPU 등의 성능이 향상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휴대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까지 쓰던 갤럭시S2는 3G(Generation)만 지원되는 스마트폰인데요, 이 기기는 CPU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가 1.2GHz 듀얼코어입니다. 이 AP는 2년 전에 구입한 첫 번째 스마트폰에 비해 처리속도가 월등하게 빠릅니다.

그러나 사람 욕심이란 게 끝이 없더라고요. 고개 너머로 본 롱텀에볼루션(LTE)은 그야말로 아이(3G)와 어른(LTE) 차이였습니다. 4G로 가기 바로 전단계인 3.9G라 할 수 있는 LTE를 보고 ‘이거 쓰면 참 편리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주변에서 “어떻게 답답하게 3G를 쓰냐?”는 비난성 권유도 많이 들었고요.

아무래도 저는 미디어에 근무하다 보니, 미디어 관련 앱 활용이 많습니다. 속도가 빨라야 일하기 수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래서 결국 3G에서 LTE로 넘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왕이면 AP의 속도도 빠른 최신형으로, 그리고 보기 편한 대화면이 좋을 듯 해서 갤럭시노트2(제품명 : SHV-E250S)로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깨끗하게 사용해 거의 새 것이나 다름없는 갤럭시S2는 아내에게 주었습니다.

갤럭시노트2는 5.5인치 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AP는 1.6GHz 쿼드코어입니다. 바꾸자마자 체크해본 것은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입니다. LTE 모드로 인터넷 서핑을 하니 국도를 달리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속도는 2배 넘게 빠릅니다.  와이파이 모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이파이 데이터 처리속도는 사무실이나 집 모두 50Mbps입니다. 유선인터넷 속도가 100Mbps 가량이니 그 절반 수준에 육박합니다. 대체로 3G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속도가 10~30Mbps이니 역시 2배 가량 빠릅니다. 물론 웹 실행시간도 갤럭시S2에 비해 크게 단축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AP의 처리속도가 빠르니 당연한 것이겠죠.

그동안 늦게 일어나 집에서 신문을 보지 못하고 출근할 때 휴대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버스에서 신문을 봤습니다. 가령 <조선일보> 앱을 구동시키면 ‘신문보기’ 코너가 있습니다. 그림파일 형태로 <조선일보> 1면부터 40면, 그리고 ‘조선경제’와 각종 섹션을 차례로 볼 수 있답니다. 그 중에서 보고 싶은 기사를 클릭하면 자세한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즉, 손 안에 신문을 갖고 다니는 셈입니다. <매일경제신문>·<한국경제신문> 앱도 ‘신문보기’ 코너로 봅니다. 이렇게 ‘신문보기’를 이용하는 것은 기사의 경중을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업이 갤럭시S2에서 갤럭시노트2로 바꾸면서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신문보기’는 파일용량이 커서 다운로드에 시간이 걸렸는데 이것이 크게 단축됐고요. 디스플레이도 4.3인치에서 5.5인치로 커지자 눈이 덜 피로해졌습니다. 

AP나 화면크기가 다른 것 외에도 갤럭시노트2는 새로운 기능이 많이 추가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S펜입니다. 갤럭시노트2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첩에 메모하듯이 S펜으로 메모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답니다. 굳이 수첩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거죠. 메모는 물론 그림까지 자유자재로 그릴 수 있습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2개의 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멀티윈도 기능입니다. 이는 화면이 커졌기에 가능해진 겁니다. 이전 버튼(   )을 길게 누르면 ‘멀티윈도 패널’이 나옵니다. 여기서 원하는 2개의 앱을 선택해 각각 실행시키면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DMB를 보며 메모나 카카오톡을 하는 것이 가능하답니다.

이 밖에도 메시지 확인 화면 상태에서 귀에 대면 자동으로 전화가 걸린다든지, 잠금화면 상태에서 손을 화면 위에 가져가면 새 메시지, 부재중 전화, 충전상태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든지 소소하지만 유용한 기능들이 꽤 있습니다. 갤럭시노트2로 이런저런 기능을 사용하다 보면 몸은 쉰 세대이지만, 마음은 신세대가 되는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