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과학 기술 발전의 획기적 도약의 시기였으면서 동시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의 시대였다. 1918년의 유행성 독감은 5000만명의 목숨을, 제2차 세계대전은 6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쓰나미, 허리케인, 지진, 화재, 홍수는 물론 난데없는 메뚜기 떼마저 이 재앙의 대열에 합류해 인류의 목을 조였다. 그러나 이러한 참화의 반대편에선 유아사망률이 90%, 임신 부와 산모 사망률이 99% 줄어들고,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전체적으로 100% 이상 늘어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오늘날에는 극빈층에 속하는 미국인들조차 전화와 TV,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한다. 이것들은 지난 세기의 전환기에는 최고 갑부들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치품이었다. 

신간 <어번던스(Abundance)>의 저자들은 말한다. “현재 이용 가능한 어떤 측정 기준을 적용해도 삶의 질은 그 이전 어느 때보다 지난 100년 동안 더 많이 개선됐다. 그래서 앞으로도 적잖이 가슴 미어질 일들이 불시에 인간을 엄습하겠지만, 이 책이 증명하듯이 전 세계의 생활수준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온갖 참혹한 사건들이 무색해지도록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산업이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태양 전지를 생산하는 비용은 디젤 발전기의 5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딘 카멘이 개발한 ‘슬링샷(Slingshot)’이라는 이름의 워터메이커는 나노 기술을 이용해 하루에 1000ℓ의 바닷물이나 오수를 이용해 식수를 만들어낸다. 한창 개발 중인 ‘랩온어칩(Lab-on-a-Chip)’ 기술은 의료 분야의 혁신을 가져온다. 휴대폰 크기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장치에 장착된 랩온어칩은 피나 소변을 채취해 바로 수십 가지의 질병을 진단하고, 신종플루와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견되면 즉시 정보를 업로드해 질병에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저자 피터 다이어맨디스는 MIT에서 분자생물학과 항공우주학 학위를, 하버드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수재다. 2012년  TED 콘퍼런스에서 이 책의 주제인 ‘Abundance is our future’로 청중의 기립 박수를 받았고, 10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그의 강연을 시청했다. 공저자 스티븐 코틀러는 뉴욕타임스, 와이어드 등 유력지에 기고하고 있는 저널리스트다. 

책은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서술된다. 가령 조리용 스토브 같은 간단한 장치가 빈곤, 환경 파괴, 교육, 여성 인권, 인구 증가 등의 굵직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과격한’ 주장도 이들의 설명을 따라가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호흡기 감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 그리고 각종 암 등의 질병이 난무하는 것은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나무, 똥, 작물 잔여물 등을 태워서 요리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활 방식은 필연적으로 실내 공기 오염을 초래한다. 만약 조리용 전기스토브가 이런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한다면 세계 질병 부담의 4%를 줄일 수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또 스토브는 에너지용으로 쓰이는 나무들의 벌목을 막아 환경과 생태계도 보호하며, 땔감을 구해와야 하는 부담에서 해방된 여성과 아이들은 교육을 받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전기스토브를 돌릴 전력을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90억의 인류가 선진국 수준의 생활환경에서 살아가는 세상을 그려 “우리의 미래는 다이어맨디스 같은 낙관주의자들에게 달려 있다. 대책 없는 비관론자들도 이 책을 읽고 우울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충분히 덜 수 있을 것이다”라는 평가(뉴욕타임스)를 받았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또한 “종말을 말하는 아마겟돈 시나리오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가히 신이 내린 선물이라 할 만하다”는 극찬을 했다.

확실한 자료와 사실 관계를 근거로 다양한 분야의 각종 사례들을 풍부하게 제시하면서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만들며,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서 우리가 어디쯤 위치하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지를 깨닫게 해준다.

NEW BOOK

믿음의 탄생
왜 우리는 종교에 의지하는가
마이클 셔머 지음/지식갤러리 펴냄

사람들은 왜 믿을까.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이 주제에 대해 저자 마이클 셔머는 믿음들이 어떻게 태어나고, 형성되고, 강화되고, 도전받고, 변하고, 사라지는지에 대한 종합적 이론을 제기한다. 지구 종말론 등 이성적인 시각으로는 믿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빠지게 되는 심리, 또 종교와 신, 특정 정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광신 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될 것이다.

당신 주변에는 어떤 사람이 있는가
인생을 더 멋지게 사는 코칭 방법
저메인 포르셰 등 지음/문학스케치 펴냄 

인생은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21세기에 코치와 코칭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으며, 라이프코칭, 학습코칭, 비즈니스코칭, 커리어코칭 등 그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나의 능력은 뛰어난데 상사나 동료복이 없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트렌드코리아2013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2013년 승리의 필살기
김난도 등 지음/미래의창 펴냄

대한민국 청춘의 멘토로 불리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 외 서울대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해 2013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전망했다. 북유럽식 자녀 양육법은 추구하는 ‘스칸디맘’의 등장, 누릴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물질주의자의 무소유’, 홀로 라운지체어에 앉아 자아를 찾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라운징소비’ 등 새로운 소비트렌드는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들도 솔깃한 내용들이다.

인생의 격차는 30대에 만들어진다
30대에 하지 않으면 후회할 50가지
오쓰카 히사시 지음/북클라우드 펴냄

서른은 고민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30대에는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이 집중되어 있다. 회사를 관둘까, 옮길까, 결혼할까, 애를 낳을까 등 선뜻 결정하기 힘든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시기다. 이 책은 바로 그 10년 동안에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누구를 만날지에 대한 현실적 조언이다.

애플 콤플렉스
애플신화가 어떻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가?
이병주 지음/가디언 펴냄

저자는 애플이 독창적 기업에서 평균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창조에서 개선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모방이 불가능했던 애플만의 독창적 방식에 대해 더 이상 콤플렉스를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애플을 분석하기 때문에 그동안 신비주의나 괴짜기업이라는 말에 가려 종잡을 수 없었던 애플의 행보가 명쾌하게 이해된다.

메가체인지2050
이코노미스트 미래보고서
더이코노미스트 편집부/한스미디어 펴냄

우리 주위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는 우리를 두렵고 당혹스럽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은 40년 후 세계의 변화된 모습에 대한 명쾌한 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 역시 2030년 일본, 독일,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할 것이며 2050년에는 미국을 능가하는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20가지 주제를 통해 ‘메가체인지’로 불리는 트렌드 변화를 심도있게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