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새로운 투자처로 인컴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인컴펀드는 보통주·우선주·전환증권·회사채·국채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매매차익과 함께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와 배당(인컴)을 동시에 추구한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인컴펀드는 유럽의 재정위기, 저성장·저금리의 장기화 등으로 인해 투자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마켓 국고채 등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펀드와 채권, 리츠, 배당주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멀티에셋인컴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컴펀드는 주식·채권 등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주식·채권 등 자산가격이 하락해도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배당과 이자 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하거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기대 수익률은 ‘시중금리+α’로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낮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자산배분 효과로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펀드 내 자산배분을 통한 리스크 분산 및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특히 고령화로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는 점도 인컴펀드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과거 고성장 시대와 같이 주식형펀드에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가운데 최근 금리인하 추세로 채권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컴펀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자산운용업계, 신상품 개발 총력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는 “전통적 투자 방식인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인컴펀드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말 미국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채권·리츠, 통화 관련 상품(FX), 배당주, 우선주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글로벌멀티인컴펀드’를 내놨다. 선진국 장기채권ETF와 이머징 채권ETF, 물가연동채권ETF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는 동시에 고배당ETF에 투자해 배당이익을 얻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펀드는 다양한 채권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자산군의 배분효과가 생겨 단일자산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주식형펀드보다 낮은 비용으로 운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섹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공모형으로 출시한 ‘미래에셋글로벌인컴펀드’는 국내외 채권 등 인컴형 자산과 국내외 고배당 주식·리츠(REITs) 등 배당수익을 통해 양호한 수익이 창출되는 채권 자산으로 구분해 투자한다.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채권형, 해외 채권형, 혼합주식펀드, 기타 자산형(배당주나 리츠상품 등) 펀드를 담는 재간접펀드인 ‘한화스마트멀티인컴플러스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투자대상이나 운용전략에 따라 12개 세부유형으로 재분류한 뒤 수익성과 변동성을 고려해 엄선한 15개 안팎의 펀드에 재투자한다. 국내 채권형은 주로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 해외 채권형은 하이일드 및 이머징마켓펀드, 혼합형은 공모주 투자와 시스템트레이딩 혼합 형태, 기타 자산형은 배당주나 리츠상품 등에 투자한다.
외국계 운용사들도 글로벌 인컴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 슈로더자산운용은 아시아 고배당 주식과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펀드’를 내놨다. 주식 배당과 채권 이자 등 다양한 수익 기회를 발굴하고, 엄격한 종목 선정 프로세스와 포트폴리오 위험관리로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올 1월까지 321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도 미국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꾀하는 ‘프랭클린템플턴미국인컴펀드’를 내놨고, 피델리티운용은 조만간 월지급식 주식형 인컴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낮은 기대수익률 ‘단점’
투자구조가 복잡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주식형펀드처럼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단점이다. 국내 펀드시장에서 인컴펀드의 설정액 비중은 2%대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컴펀드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개별자산에 투자할 때보다는 리스크가 줄어들지만 기대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성향을 잘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며 “단일자산에 베팅하기보다 예측 가능한 시장금리 이상의 꾸준한 수익이 필요한 고객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