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가득 찬 대한민국. 스트레스성 탈모는 중년 남성뿐 아니라 젊은층까지 위협하고 있다. 탈모는 한국 남성의 피할 수 없는 고민거리다. 탈모의 해결책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발, 가발하면 대다수는 ‘하이모’를 떠올린다.

1987년 창립된 하이모는 가발을 산업으로 일군 일등공신 기업이다. 1987년 가발을 수출하는 우민무역으로 시작해 1999년 하이모로 사명을 바꾸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가발업체로 자리 잡은 하이모는 최근 탈모 남성에게 국한됐던 가발사업 영역을 여성에게까지 확장하며 패션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발 착용 후의 이미지를 가상으로 미리 확인해보고 스타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버추얼헤어시스템’.
가발 착용 후의 이미지를 가상으로 미리 확인해보고 스타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버추얼헤어시스템’.

지속적인 R&D 투자로 가발 경쟁력 강화

1970년대 가발은 단일 품목으로는 의복, 합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수출된 상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곳은 일본이었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일본의 하청업체에 머물러 있었다. 이 때문에 우리 기술로는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인식마저 퍼져 있었다.

이러한 열악한 시장 환경 속에서 하이모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가발의 경쟁력을 높였다. 또 한국인 모발에 맞는 가발 및 원사를 개발해 한국 모발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특히 가발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는 하이모 가발이 갖는 경쟁력의 기반이 됐다. 가령 중국 R&D 센터는 생산라인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갖추고 동서양의 두형에 맞는 가발 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

기능성 모발과 첨단 제작 시스템 또한 하이모의 경쟁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가발 산업이 한국보다 20년 이상 앞선 일본의 경우 인모보다 형상기억모발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 한국에서는 아직 인모가 무조건 더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이모가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형상기억모가 바로 ‘넥사트모’다. 인모의 장점을 갖추되 단점은 극복한 기능성 모발인 넥사트모는 내열성이 강하고 빛 반사가 적어 외형적으로 인모와 거의 흡사하다. 인모보다 가벼워 볼륨감이 좋으며, 엉킴 현상도 적다. 염색할 필요가 없어 관리하기도 편리하다. 특히 고객의 취향과 탈모 진행 정도에 따라 인모와의 혼합 비율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이모의 차별화된 기술력은 ‘3D스캐너 시스템’에서 엿볼 수 있다. 서울대 산학협동 벤처인 K&I 테크놀러지와 함께 개발한 이 시스템은 두피와 탈모 상태를 3D기법으로 측정해 머리 모양을 그대로 구현해내는 디지털 입체 두상 측정 장비다. 사람이 손으로 비닐 패턴을 떠서 두상 모양을 직접 만드는 과정에 비해 정확한 가발 생산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이 가발 종주국인 일본에 수출되기도 했다. 또 하이모의 ‘버추얼헤어시스템’은 가발 착용 후의 이미지를 가상으로 미리 확인해보고 스타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하이모는 직원 교육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다. 전국 44개의 직영매장 어디에서나 동일한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최근 탈모 연령대가 확대되면서 연령대에 맞는 최신 헤어 트렌드를 익힐 필요성이 높아졌다.

고객 프라이버시에 대한 관리 역시 철저하다. 탈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가발 착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이모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지점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설계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대기실을 설계했고 가발 관리를 받는 관리실 역시 1인 프라이빗룸으로 돼 있어 담당 헤어스타일리스트 외에는 고객이 가발을 벗은 모습을 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10년 론칭된 프리미엄 여성 패션 가발 브랜드 ‘하이모레이디’는 론칭 1년 만에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 론칭된 프리미엄 여성 패션 가발 브랜드 ‘하이모레이디’는 론칭 1년 만에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발을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여성 고객 증가

최근에는 여성 가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09년부터 매장에 여성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이모로서는 놓칠 수 없는 새로운 시장이었다. 곧바로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시장조사를 통해 여성들은 기능과 함께 패션을 고려해 가발을 구매하려 한다는 성향을 파악했다. 2년여 준비 끝에 2010년 론칭된 프리미엄 여성 패션 가발 브랜드가 ‘하이모레이디’다.

하이모의 전략은 적중했다. 하이모레이디가 론칭 1년 만에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끈 것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앞머리, 당고머리 가발 등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동안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중년여성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가세했다. 이로 인해 약 4000억원대의 국내 가발 시장에서 패션 가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확대됐다.

하이모레이디 개발은 홍인표 하이모 회장의 둘째딸인 홍정은 전무가 주도했다. 홍 전무는 “그동안 저가의 디자인 중심 가발이 주를 이뤘던 패션 가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며 “하이모레이디는 하이모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Tip 광고 모델 이덕화, 15년째 하이모와 동고동락  

탤런트 이덕화는 1999년부터 15년째 하이모의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다. 하이모 광고는 이덕화와 하이모가 서로 상생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이씨가 출연한 하이모 광고는 가발 기업의 최초의 TV 광고였으며, 하이모가 국내 1위 가발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96년 당시 15대 총선에서 낙선 이후,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던 이씨는 하이모 광고를 통해 다시 연예계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하이모 측에서 가발 광고 모델을 제안했을 때 당시 조기 탈모 스트레스가 심했던 그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하이모의 끈질긴 설득 끝에 계약을 맺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하이모 광고 출연료로 아이들의 학비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한 하이모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10년 전 모델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덕화는 각종 예능프로그램, 제작발표회 등에서 가발을 항상 언급함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 하이모의 제품을 추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하이모 제품의 신뢰도를 높여왔다. 최근 하이모는 프리미엄 여성 가발 브랜드 ‘하이모레이디’의 새로운 광고 모델로 배우 황신혜를 발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