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경영에서 필요로 하는 공통적인 역량은 바로 전략적인 사고다. 우리는 전략을 세울 때 많은 선택의 상황에 직면한다. 기업에서 신상품을 출시했을 경우나, 경쟁사를 넘어서는 전략을 세울 때 인지도를 높일지, 가격을 낮출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지난 2002년 미국 햄버거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인 웬디스는 맥도날드, 버거킹 등 기존 ‘빅3’ 구도를 흔들기 위해 전격적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웬디스가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을 묶어 99센트에 팔겠다고 선언하자 시장점유율 43%로 부동의 1위업체인 맥도날드도 1달러 밑으로 가격을 떨어뜨렸다. 이러자 버거킹도 덩달아 지역에 따라 선별적으로 햄버거 가격을 99센트로 조정했다. 당시 햄버거의 원가는 재료비와 포장비만을 따질 때 개당 평균 55센트 정도였다. 종업원들이 시간당 5.75달러를 받고 있었으므로 종업원 1인당 1시간에 14개는 팔아야 손익을 맞출 수 있었다. 결국 개당 99센트의 가격은 매장당 많게는 10명을 웃도는 종업원 수와 건물임대료, 광고비 등을 감안할 때 분명 출혈경쟁이었다.

가격 전쟁이 시작되면서 광고전도 치열해졌다. 2위 업체인 버거킹은 당시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슈퍼스타 샤킬 오닐을 TV 광고모델로 선정했는데, 이는 광고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19%에서 23%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이미 1위 업체인 맥도날드는 이보다 앞서 또 다른 슈퍼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거액을 주고 모델계약을 했다. 버거킹과 웬디스 모두 1위 업체인 맥도날드를 잡기 위해 가격 인하와 함께 대대적인 광고전을 동시에 진행했지만, 이들 모두 1위 업체 맥도날드의 대응을 감안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웬디스 햄버거는 무리한 차별화 전략으로 사세 확장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은 지난 1995년 일본을 방문한 데이브 토마스 웬디스 햄버거 설립자.
웬디스 햄버거는 무리한 차별화 전략으로 사세 확장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은 지난 1995년 일본을 방문한 데이브 토마스 웬디스 햄버거 설립자.

싸게 파는 게 능사가 아니다
훗날 햄버거 전쟁으로 불린 이 싸움은 출혈경쟁과 대대적인 비용 지출에 비해 그 효과는 매우 미미했던, 대표적인 전략 실패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략을 세울 때는 가격과 인지도, 경쟁자 등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제반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수립해야 한다.

전략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기업 경영에서 사용된 것은 아니다. 기원은 그리스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략을 뜻하는 영어단어 스트래티지(Strategy)는 그리스어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서 유래됐다. 이는 그리스 말로 높은 지위에 있는 분, 혹은 군대의 장군에 해당한다. 높은 지위에 있거나 군대의 장군의 경우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늘날 ‘Strategy’가 됐다고 보고 있다. 서양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일찍이 전략이 사용됐는데 주로 병법에서 소개됐다. 유명한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 전략에 대한 표현이 나온다.

전략이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특히 전쟁 시에는 군대를 이끄는 장군들이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명패가 바뀌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문제이기도 하며 안전과 존망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군사전략 측면에서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전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어원이 오늘날의 전략이라는 단어에 녹아서 기업경영에 쓰이게 됐다.

그렇다면 오늘날 기업에서는 전략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전략의 범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은 경영,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용어에 결합돼 쓰이고 있지만, 전략의 범위 수준에 따라 크게 전사 차원의 전략과 사업부 전략으로 나뉜다. 전사 혹은 기업 전략은 다양한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전사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구성하고 조정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다각화 구조조정,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다른 업체와의 파트너십, 글로벌 전략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사업부 전략은 특정 사업에서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것인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다른 말로 경쟁 전략이라고도 한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이 사실은 삼성전자, 더 좁게는 스마트폰 사업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듯 사업부 전략은 기업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사업부 단위인 구체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개별 사업부 차원에서 일어나는 경쟁에 대한 전략을 결정한다.

경영자 철학도 경영전략의 핵심요소
전략은 보통 기업의 어느 수준(전사 혹은 사업부 수준)에서 전략을 수립할지 파악한 후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을 통해 수립하게 되며, 그 외에도 시장 환경 조사, 소비자 니즈 파악, 경영자의 철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고려 대상이 된다. 이렇듯 전략은 철저한 계획과 데이터에 의해 수립되기도 하지만 실행하는 가운데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 수정되기도 하고 우발적으로 수립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략을 세울 때는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방향성이다.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사업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이끌지, 또는 신규 사업을 무엇으로 할지 등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다. 하지만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전략을 단순히 ‘해야 할 일’의 목록으로 잘못 인식하기도 한다. 기업에는 조직 구성원이나 외부 소비자 등 내·외부적으로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이 있는데 저마다 바라는 사항을 수용하다 보면 전략이 중요한 내용이 아닌 잡다한 나열로 이어지는 오류가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전략에 ‘장기’라는 명칭까지 부여되면 사람들의 관심도 떨어지면서 그 어느 것도 당장 이룰 필요가 없는 무의미한 목록이 된다. 즉 방향성을 잃은 전략은 결국 잡다한 목표에 자원과 노력을 분산시킬 뿐이다.

두 번째는 차별성이다. 누구나 사업 성장에 대한 압력 때문에 사업을 키워야 하는 강박관념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자신의 의욕이든, 경영인의 바람이든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쉽게 저지르는 오류가 차별성의 상실이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다른 경쟁자와는 어떻게 다르게 할지를 잊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경쟁사 혹은 사업에서 유행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모방하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차별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전략이란 것은 고객 눈높이에서 봤을 때는 항상 경쟁자와 비교되는 상대적인 게임이다. 경쟁자와 비교해서 자신의 상품이 정확하게 무엇이 다른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인데 성장과 확장의 압박으로 당시 유행하는 것을 가져다 붙이다 보면 고객의 눈에는 별반 다를 게 없는 제품으로 인식되며, 궁극적으로 차별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무엇을 다르게 할지, 차별성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탁월한 차별성으로 시장을 이끈다 해도 언젠가는 다시 경쟁자가 생기기 마련인 법이다. 전략은 항상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방향을 설정한 후에도, 방향성과 차별성을 반복적으로 고민해야만 지속적인 경쟁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