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세대가 수입차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업체들도 프리미엄 고객은 물론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0~30대 젊은 세대가 수입차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업체들도 프리미엄 고객은 물론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는 부유층만 탄다는 고정관념이 깨진지 오래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수입차 고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와 30대의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각각 7176대와 2만8199대를 기록했다. 각각 49.5%, 46.8%의 높은 증가율이다. 40대는 34.2%, 50대는 23.2%, 60대는 24.0%로 2030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는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었으며, 초기 투입 비용이 적은 할부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젊은 고객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젊은층 고객을 붙잡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소형차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준중형에 집중하는 국내 제조사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도, 동급의 국산차보다는 비싸지만 외제차를 타고 싶어 하는 젊은층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30대를 향후 고급 대형모델의 잠재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초전인 셈”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젊은층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수입차 업체들이 소형 해치백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사진은 BMW의 뉴 1 시리즈.
수입차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젊은층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수입차 업체들이 소형 해치백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사진은 BMW의 뉴 1 시리즈.
지난해 6000여대를 판매한 미니가 올해 출시한 페이스맨
지난해 6000여대를 판매한 미니가 올해 출시한 페이스맨

2000㏄ 미만 소형차 판매 꾸준히 증가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에서 차지하는 소형차의 점유율은 꾸준히 확대돼 왔다.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2000㏄ 미만의 소형차들이 2012년에는 49.4%를 넘어서더니 지난 1월에는 54.2%를 기록했다.

수입 소형차 시장에서 가장 약진한 브랜드는 BMW의 미니(MINI)다. 2010년 2.45%였던 미니의 점유율은 지난해 4.53%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6000여대가 팔렸다.

미니는 올해 ‘페이스맨(Paceman)’ 출시로 이 같은 기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3월 출시되는 ‘페이스맨’은 MINI 패밀리의 7번째 신차다. 1.6ℓ 가솔린과 디젤 엔진으로 구성됐으며 최고출력 122마력, 최고속도 192㎞/h, 제로백(출발해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11.5초를 지원한다.

닛산의 큐브도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박스카다. 이름 그대로 바퀴 위에 박스가 올려진 형태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20~30대의 개성을 강조한 것이 먹힌 것으로 풀이된다. 2011년 8월 3세대 모델로 국내에 공식 출시된 큐브는 사전계약 한 달 만에 1000대 계약을 돌파했고, 그해 11월에는 박스카 최초로 수입차 월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3736대에 달한다. 2013년형 큐브의 가격은 1.8S 모델이 2260만원, 1.8SL 모델이 2560만원이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 차량을 이미 출시했거나 선보일 계획이다. 해치백 차량은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어깨를 펴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실용성의 해치백 차량에 대한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수입차 업체들도 해치백 모델을 대거 들여오고 있다.

BMW는 미니와 함께 프리미엄 소형 해치백모델인 ‘뉴 1 시리즈’를 통해 젊은 소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3000만~4000만원대로 소형 모델로는 유일하게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간판모델인 골프와 같은 형태인 5도어 해치백이지만 더 작은 ‘폴로’로 젊은층 공략에 나선다. 폴로는 독일 현지에서 골프와 파사트에 이어 판매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모델로, ‘골프의 후계자’라고도 불린다. 특히 2000만원대 가격으로 다른 브랜드의 소형차에 비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지난 1월 유럽형 프리미엄 해치백 차량인 ‘시빅 유로’를 내놓았으며,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브랜드인 피아트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간판 소형차 모델인 ‘500C’를 앞세웠다. 이 두 모델은 3000만~4000만원대의 가격과 탁월한 주행성능, 개성 강한 디자인을 3박자로 갖춰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볼보는 상반기 5도어 해치백 모델인 V40을 출시하고, 20~30대의 젊은층을 타깃으로 페이스북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 해치백 모델 ‘A클래스’를 하반기에 선보인다.

실속 구매 겨냥한 디젤 SUV 라인업 확대
디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도 확대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젊은층의 실속 구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 2월 뛰어난 파워와 연비 성능과 함께 경제적인 가격을 갖춘 포커스 디젤을 통해 디젤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젊은층의 엔트리카(생애 첫 차)를 노린다. 엔트리 모델임에도 전자동 지형반응시스템, 주차보조기능 등 다양한 최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세단 모델도 젊은층의 감성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닛산의 뉴 알티마, 폴크스바겐의 뉴 파사트도 30대를 겨냥하고 있다. 이 두 모델은 플래그십 세단 같은 품질에다 패밀리카로도 활용이 가능한 실용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이 선진화되는 추세여서 수입차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자동차 업체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