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문제, 정책, 쟁점 등에 대한 구성원의 견해, 태도, 의향 등을 파악하는 사회조사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여론조사는 변화하는 사회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조사법이다. 다양해지고 있는 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로 치면 정책, 기업은 판매 전략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여론조사의 필요성은 나날이 중요시되고 있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은 국내 리서치업계에서 성장속도가 빠른 기업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오프라인 여론조사(리서치)가 가능하다. 주력은 온라인이지만 최근 와서는 오프라인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조사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은 운동경기로 치면 ‘멀티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조사 모두 영역의 특성상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데 마크로밀엠브레인은 두 가지를 병행하다 보니 각 영역의 장점과 단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조사에서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실력은 단연 발군이다. 비결은 국내 최대 규모인 100만명의 패널. 응답자수가 많다 보니 정확도 면에서 다른 기업을 압도한다. 하지만 단순히 패널수가 많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이 회사 최인수 대표는 다수의 패널에 다양한 설문 프로젝트가 더해지는 것을 비결로 꼽는다.
“온라인 리서치업체에는 패널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양보다는 충성스런 패널이 중요한 법이죠. 그러기 위해선 전체 패널이 최소 연간 3~4번 정도는 조사에 참여토록 해야 해요. 저희가 연간 4200개가 넘는 정성·정략적 프로젝트(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엄격한 패널 관리는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 회사 패널로 등록하면 기본적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업체와 비슷하다. 그러나 연간 4회씩 전체 패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패널 설문조사와 4200개가 넘는 각종 조사결과를 토대로 패널 성향이 그때마다 자동으로 변경된다. 이것이 마크로밀엠브레인의 경쟁력이다. 이렇게 되면 등록 후 달라진 패널의 성향을 좀더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여론조사에 참여한 패널이 자신이 받을 조사응답 비용을 희귀난치병환우 돕기 운동에 기부토록 하는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간 4200여개 설문조사 실시로 패널 관리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마크로밀엠브레인은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에 휴대전화 방식을 결합시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선거전은 발표되는 여론조사마다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일 만큼 치열한 접전이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하이브리드(RDD+휴대전화) 여론조사 방식은 실제 선거 결과와 비교할 때 가장 오차범위가 적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RDD 방식은 집으로 걸려온 유선 전화로만 패널 의견을 청취하기 때문에 여성응답자나 고령자 패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20~30대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죠. 우리가 휴대전화 방식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온라인 패널을 100만명 가량 확보하고 있어서죠. 가입할 때 등록한 휴대전화 번호가 비결인 셈이죠.”
여론조사 업체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패널들의 의견 중 소수의견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다. 이른바 ‘불량응답률’로 불리는 이것은 자칫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중요 변수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가 객관적이고 정확하다는 평을 듣는 것도 결과에 반영시키는 불량 응답률을 기술적으로 잘 가려내기 때문이다.
“일부 패널의 경우 장난 식으로 설문에 응할 수 있어요. 그런 응답은 기술적으로 가려내야 합니다. 학계나 업계에서 추정컨대 우리나라는 이 수치가 3~5% 가량 되죠. 확실한 건 아니지만 이건 사회 성숙도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미국, 일본, 유럽과 같은 국가는 불량응답률이 0%에 가깝지만 중국은 20%나 되죠. 향후 리서치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면 이걸 어떻게 기술적으로 가려내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 대표는 국내 리서치 업계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한국형 리서치 모델을 업계 모두가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불량응답률 컨트롤 기법을 업계에 모두 공개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전신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엠브레인이다. 지금의 모습은 지난해 2월 일본 온라인 리서치기업 마크로밀이 대주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마크로밀은 일본 내 온라인 리서치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마크로밀은 당초 2008년에 한국법인을 설립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지난해 엠브레인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2대 주주는 25%의 지분을 보유한 최 대표다. 현재 마크로밀엠브레인에서 일본 마크로밀은 대주주 자격으로만 경영에 참여하며 경영 전반은 최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회사를 지금보다 더 키우기 위해서는 외부 자금 수혈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그런 면에서 마크로밀과 뜻이 잘 맞았다고 할 수 있어요. 엠브레인 시절 이미 중국에 현지 파트너와 함께 엠브레인 차이나를 설립해둔 상태고, 일본 쪽은 대주주인 마크로밀 패널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우리는 명실상부한 한·중·일 3개국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여론조사가 가능합니다. 아마 이 또한 전 세계에서 우리만이 가능할 겁니다.”
이 밖에 마크로밀엠브레인은 대만에도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온라인 리서치업체 EOL엠브레인을 설립했다. 최 대표의 다음 목표는 2014년 기업공개(IPO)를 통한 주식시장 상장이다. 현실화된다면 이 역시 리서치업체로는 국내 최초다.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9월 내놓은 여론조사 앱 ‘뒷테’와 관련된 서비스도 올해부터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 최인수 대표는…
1965년생. 89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96년 카이스트 산업공학 박사. 99년 엠브레인 설립. 2012년~현재 마크로밀엠브레인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