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페이지뷰 매월 15억회 넘어 … ‘이끼’, ‘그대를 사랑합니다’ 초대박

웹툰은 매일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하며 인터넷 이용자들의 ‘클릭질’을 재촉한다. 이렇게 만화와 디지털이 만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등장은 웹툰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더 쉽게 웹툰을 접할 수 있게 된 것.
웹툰이 가장 활성화돼 있는 포털은 네이버와 다음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네이버 웹툰의 월 이용자 수는 770만명, 월 페이지뷰는 7억회에 달한다. 이 수치는 모바일로 웹툰을 보는 안드로이드폰 이용자와 홈페이지 이용자를 합산한 것으로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아이폰 이용자까지 합하면 이용자수는 2배 이상(각각 1700만명, 15억회)이라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는 2005년 3개 작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연재 중인 작품수가 120여개로 늘었다. 2003년 첫선을 보인 다음은 현재 약 70여편의 웹툰이 연재되고 있으며, 완결작품을 포함하면 총 400여편의 웹툰이 제공된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다음 웹툰의 순방문자 수는 200만명, 페이지뷰는 1억5000만회로 집계됐다. 2010년 4월부터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트는 2012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웹툰 콘텐츠를 강화해 현재 30여개의 작품을 연재 중이다. 연재가 끝난 작품수는 30여개다. 네이트는 웹툰 시장에 늦게 진입한 만큼 아직 규모는 작지만 웹툰 시장의 잠재적 가치를 보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웹툰의 원소스멀티유즈 꾸준히 증가
이런 웹툰의 가치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웹툰의 경쟁력·수익성을 높게 평가한 콘텐츠업계가 단행본, 영화, 드라마, 연극, 게임, 광고 만화, 브랜드툰(브랜드의 광고와 마케팅에 활용되는 웹툰) 등으로 웹툰을 재가공하고 있는 것.
송요셉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2003년 10월부터 2004년 4월까지 다음에 연재된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를 웹툰에 기반한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가능성을 확인한 효시격인 작품으로 꼽았다. ‘순정만화’는 단행본, 영화, 연극, 무빙 카툰(원작의 컷에 기반한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임을 준 만화) 등으로 제작돼 웹툰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잘 보여줬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연재 중이거나 완결된 작품 중 스토리웹툰의 70%가 영화·드라마 등의 판권계약을 맺은 상태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와 하일권 작가의 ‘목욕의 신’, 김규삼 작가의 ‘쌉니다 천리마 마트’ 등이 그 예다. 다음 웹툰의 영화화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강풀 작가의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26년’, 그리고 윤태호 작가의 ‘이끼’, 이윤균 작가의 ‘전설의 주먹’ 등이 영화화됐다. 웹툰 영화화 초창기의 작품들인 영화 ‘아파트(2006년)’, ‘바보(2008년)’, ‘순정만화(2008년)’는 100만명 이하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0년 개봉된 ‘이끼’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고도 전국 관객 330만명을 모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개봉된 웹툰 원작 영화들 역시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가도를 이어갔다.
강풀 작가의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SBS플러스에서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배우 김수현이 캐스팅되어 6월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역시 HUN(최종훈) 작가의 다음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직장인 필수만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재작품 중 웹툰평점 베스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윤태호 작가의 ‘미생’은 다음의 모바일 단편영화로 제작돼 다음 앱에서 지난 5월24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공개되고 있다.
또 웹툰의 단행본 출간은 당연한 코스가 됐다. 네이버 웹툰의 약 60%는 단행본으로 출판되거나 출판 협의 중이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는 지금까지 출간한 8권의 단행본이 13만권의 누적 판매부수를 기록해 그 인기를 입증했다.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를 연재하고 있는 조석 작가는 2007년부터 총 10권의 단행본을 판매해 약 40만부 판매 기록을 올렸다.
다음은 독자들이 단행본으로 보고 싶은 작품을 응원하는 ‘청원’ 기능을 통해 완결 웹툰의 단행본 출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단행본 제작을 위한 2000명의 서명이 모이면, 프리미엄 단행본 1000부 예약 판매가 시작되고 1000부 예약이 종료될 경우 단행본이 제작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음 웹툰 ‘인터뷰’, ‘학원기이야담’, ‘마왕동화1권’, ‘마왕동화2권’ 등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출판사와의 계약을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된 웹툰도 많다. 강풀 작가의 웹툰은 대부분 단행본으로 제작됐으며,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 ‘로맨스 킬러’, 윤태호 작가의 ‘이끼’, ‘미생’, 캐러멜·네온비 작가의 ‘다이어터’, ‘셔틀맨’, HUN 작가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정연식 작가의 ‘더 파이브’ 등 다수의 웹툰이 책으로 출간됐다.

해외시장 진출 활발…문화콘텐츠산업 큰 축으로 성장
웹툰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TV광고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NHN은 네이버 인기 웹툰 작가들과 네이버의 모바일 앱 광고를 제작해 방영했다. 네이버 웹툰 ‘이말년씨리즈’, ‘마음의 소리’, ‘노블레스’, ‘정글고’, ‘놓지마 정신줄’, ‘역전! 야매요리’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웹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형식이다. 웹툰 원작이 인기를 끌면 애니메이션 TV광고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웹툰을 통한 부가산업도 확대되고 있다. 웹툰과 문구류·캐릭터 상품의 만남이다. 다음 웹툰 ‘다이어터’는 다이어리·텀블러로, 웹툰 ‘풍뎅이뎅이’는 노트·텀블러로, 웹툰 ‘미생’과 ‘결혼해도 똑같네’는 플래너 등으로 제작됐다. 네이버 웹툰의 캐릭터 상품화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웹툰의 인기를 알아보고 웹툰 캐릭터를 이모티콘 상품화해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 현재 360여종의 이모티콘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웹툰 작가들과 손잡고 100여종의 웹툰 캐릭터 이모티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톡 이모티콘 다운로드 횟수는 1억건이 넘어 수익 확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같은 시장 팽창으로 웹툰 작가들의 수입 규모도 크게 늘었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수억원대의 연수입을 올리는 작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웹툰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개척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1년 12월부터 네이버재팬에 한국 웹툰 60편을 제공해왔다. 해외 서비스 중인 웹툰의 일본어 번역을 지원해 웹툰 작가들에게 새로운 해외 진출 플랫폼을 만들어준 것. 하일권 작가의 네이버 웹툰 ‘3단 합체 김창남’은 영국의 영화 제작사 ‘페브러리 필름’과 계약을 맺고 진출을 앞두고 있다.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는 지난 2011년 일본의 대형 출판사 스퀘어 에닉스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맺었다. 이후 일본인 작가가 ‘신과 함께’를 리메이크해 2011년 12월 잡지에 연재했다. 기후변화문제를 다룬 다음 웹툰 ‘노루’는 누룩미디어(2010년 설립된 만화 전문기업·강풀, 윤태호, 주호민, 하일권 등 국내 만화작가 35명의 소속사), 안성호 웹툰 작가, 영국대사관이 함께 진행한 웹툰 프로젝트다. 영국 외무성의 지원을 받아 영문판으로 출간됐으며, 일본·오스트리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영국 대사관에서 기후변화문제를 알리는 홍보물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동선 작가의 네이버 웹툰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이하 혈관고)’은 지난 4월7일부터 매주 일요일 한국 웹툰 사상 처음으로 일본 방송국 도쿄MX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송되고 있다. ‘혈관고’의 해외 진출을 진행한 리온스마트의 관계자는 “‘혈관고’를 시작으로 한국 웹툰의 지속적인 해외 진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3. 10분짜리 모바일 단편영화 6편으로 제작되는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
Tip | 네이버·다음 웹툰 작가 수익 창출 방안
유료 판매와 함께 작품 내 PPL 허용
웹툰을 원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웹툰 작가가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포털 사이트의 원고료에만 의지해야 하는 신인 작가들의 경우 생활고를 겪기도 한다. 때문에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은 만화 산업 발전을 위해 웹툰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유료화 수익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다양한 수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 유료 판매’, ‘웹툰 전용 광고’, ‘웹툰 파생 상품 판매 지원’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4월30일부터 희망하는 작가들에 한해 웹툰 콘텐츠를 부분적으로 유료화해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의 ‘페이지뷰에 따른 수익 분배 프로그램(PPS·Page Profit Share)’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2차 수익 창출 창구를 만들어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다음 역시 지난해 7월 ‘웹툰 마켓’을 오픈해 연재가 종료된 작품과 연재 중인 작품의 단행본 출간 분량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작품 내 PPL을 허용해 수익 창출도 유도한다.
그러나 웹툰은 공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어려움도 예상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툰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료화된 웹툰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15%로 조사됐다. 이용할 의향이 ‘반반’인 경우는 31%, 이용할 의향이 없다는 의견은 54%를 차지했다. 웹툰이 침체된 만화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73.7%로 압도적이었다. 웹툰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54.9%로 조사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웹툰을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웹툰 작가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