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과의사 김모 원장(45)은 최근 경비행기를 한 대 구입했다. 일반인들에겐 ‘꿈같은’ 일이지만 그에겐 단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온 취미생활의 하나였다.
김 원장이 산 비행기는 외국에선 개인용 자가용 비행기로 흔히 쓰이는 파이퍼(Piper)사의 ‘말리부(Malibu)’ 기종으로 새 비행기 가격이 10억원에 이른다. 지인 두 명과 함께 분담해 구매했음에도, 레저용으로만 타기 위해 수억원 이상의 돈을 들인 것. 김 원장은 자가용 비행기를 몰기 위해 면허도 직접 땄다.
이 기종은 최대 2만5000피트(약 7620m)까지 날 수 있는데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1555마일(약 288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필리핀까지 날아갈 수 있는 거리다. 6인승인 이 ‘하늘을 나는 애마’에 가족이나 친구들을 태우고 국내외를 넘나드는 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김 원장은 앞으로 특별한 취미생활을 누리게 될 것이다.

- 자가용 비행기의 종류는 민간항공기로도 사용되는 비즈니스제트기에서부터 2~4명이 타는 싱글엔진 비행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가격도 수억~수백억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사진은 세스나 CJ1 기종.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항공기 대수는 603대, 이중 자가용 비행기는 161대에 이른다(국토교통부 항공기등록정보·6월 기준). 여기엔 비행기 조종훈련원에서 쓰이는 경비행기, 방송사의 헬리콥터 등 ‘상업적 목적’이 아닌 항공기들이 모두 포함된 숫자라 이중 개인이 취미나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자가용 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업체들에 문의전화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자가용 비행기 전문업체 ‘스카이젯(SkyJet)’의 이철원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부유층 사이에선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1000대 기업과 상위 0.01%의 부유층 등 2만여명 정도를 대여 및 구매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고객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피아지오 항공’을 통해 항공기 제작사업을 하는 이탈리아 페라리사에서도 최근 한국판매대행사를 설립했다. 피아지오항공 한국판매대행사인 ‘컨셀리트’ 관계자는 “아시아는 물론 한국도 가까운 미래에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해 최근 사무실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해 말 보고서 ‘싱가포르 에어쇼 2012를 통해 본 아시아 파워’를 통해 “중국과 인도 같은 주요 도시들 간의 항공 노선 증가, 자가용 비행기 수요 증대에 따라 중소형 비행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보잉사 역시 향후 20년간 항공기 이용객의 절반이 아시아권이 될 것이며, 해마다 6.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시아 항공 산업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항공관련 회사들 또한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소형항공기 및 비즈니스제트기 전문업체 미국 세스나(Cessna)의 한국판매대행사 ‘디엠항공’의 김태진 대표는 “미국, 유럽에 이어 최근엔 아시아 시장에서의 자가용 비행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플러스 7월호 84p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