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컴퓨터, 신(新) 디지털혁명 점화
구글 등 IT강자 가세로 ‘메인스트림’ 형성 중
매혹적 ‘킬러앱’만 갖추면 ‘빅뱅’ 일으킬 수도
‘웨어러블 컴퓨터’가 세상 속으로 달려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촉발한 ‘스마트 혁명’의 바통을 이어받아 ‘웨어러블 혁명’의 불길을 댕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웨어러블 컴퓨터는 새로운 디지털 혁명의 총아가 될 수 있을까.
심수민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신 정보기술(IT) 기기가 출시되면 재빠르게 구입해 사용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다. 그는 지난 1~2년 사이 이른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제품들을 꽤 여러 가지 사용해봤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말 그대로 ‘몸에 걸치거나 입는 컴퓨터’를 말한다. 안경, 손목시계, 팔찌, 의복, 신발 같은 형태가 일반적이다. 이런 종류의 웨어러블 컴퓨터들은 아직 개인용컴퓨터(PC)나 노트북컴퓨터, 스마트폰 정도의 정보처리 능력은 갖고 있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컴퓨팅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컴퓨터로 분류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해 ‘신체에 부착해 컴퓨팅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칭하며, 일부 컴퓨팅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포함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심 연구원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체험해본 웨어러블 컴퓨터들은 미국 스마트시계 전문업체 페블테크놀로지의 페블(Pebble), 소니의 스마트워치, 나이키의 GPS워치와 퓨얼밴드(Fuel Band), 미국 운동·수면측정기 전문업체 피트비트의 피트비트플렉스(Fitbit Flex), 미국 벤처기업 루모의 루모백(LUMOback) 등이다. 페블과 스마트워치, GPS워치는 스마트시계에 속한다. 또 퓨얼밴드, 피트비트플렉스는 운동정보를 측정·분석하는 팔찌 형태의 컴퓨팅 기기다. 허리에 차는 벨트형 웨어러블 기기인 루모백은 착용자의 허리자세를 측정해 만약 바르지 못한 자세라면 곧바로 자동 진동으로 알려주는 한편 착용자의 허리상태 정보를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심 연구원은 페블과 소니 스마트워치에 대해 각각 ‘스마트시계의 개척자’와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테스트 제품’으로 평가했다. 기존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고, 스마트폰과의 연동으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액세서리 기기’ 정도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는 운동기록 측정과 인터넷 및 모바일 연동 기능을 중심으로 스포츠용에 특화된 나이키의 GPS워치와 퓨얼밴드, 그리고 피트비트플렉스에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또 허리자세 교정용이라는 목적이 뚜렷한 루모백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심 연구원은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해 반드시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가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의류, 신발, 의료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접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지난해 스마트안경 ‘구글글래스(Google Glass)’를 공개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스마트시계 제품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에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IT 산업의 글로벌 리더들이 움직이면서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플러스 8월호 34p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