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별 시너지를 활용해 생활부문 전 품목을 생산하는 P&G
상품별 시너지를 활용해 생활부문 전 품목을 생산하는 P&G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점들이 있는 매력적인 선택이다. 실제로 여러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업 규모를 키우거나 하나의 사업에만 집중함으로써 가질 수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등 혜택을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업 다각화는 이점만큼이나 위험 역시 크다.

우리나라도 국제통화기금(IMF) 시절 무너진 기업들의 많은 수가 무분별한 다각화, 즉 문어발식 확장으로 외형 불리기에만 집착하다가 기업 부실로 도산했다. 해태가 다양한 방면으로 적극적인 다각화를 추진하다가 중공업 분야에서의 수익성 악화와 인켈 인수 후 실패 등을 겪으며 결국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이 하나의 사례다.

글로벌 기업인 P&G의 사례를 보자. 1837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양초와 비누를 생산, 판매하는 기업으로 시작한 P&G는 지금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비누, 양초, 세제와 같은 생활용품 시장, 팸퍼스로 대표되는 종이기저귀 시장에 의약품, 미용 및 화장품, 화학식품 시장에 이르기까지 현재 P&G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소비재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공룡기업이 됐다.

원래 P&G는 초기에 비누나 종이제품 같은 것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웬만한 카테고리의 소비재를 다 다루는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많은 제품을 다루면서도 P&G는 몇 가지 확고한 사업 확장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소비재용품, 특히 소비자의 경험과 사업 경험이 축적된 소비재 산업에서의 다각화를 추구했다. 물론 P&G가 사업 초기에는 목재나 펄프 같은 다른 유형의 사업에도 참가한 적이 있지만 주력 사업들은 모두 소비재를 중심으로 제품의 카테고리를 확장해 왔던 것을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새로운 제품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도입할 때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제품을 선정했다. P&G는 신제품 개발이나 영역 확장을 할 때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를 가장 중요한 마케팅 기준으로 삼았다. 

또 P&G는 가지고 있는 여러 역량들, 특히 유통업체와의 관계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를 충분히 활용해서 시너지를 창출했다. 시장에 가면 여러 회사의 제품들이 있는데  P&G는 자신들의 제품들을 잘 통합시켰다.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별도의 제품이 아닌 P&G 제품으로 인식되도록 해 유통과의 관계에서 쌓인 핵심 역량을 신제품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P&G의 사업은 다양한 제품 영역을 가지고 있지만 마케팅 활동이나 유통과의 관계에서 대소비자와 유통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여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얹어갔기 때문에, 그것들이 시너지를 내며 P&G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구글의 다각화 전략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엔진 회사인 구글은 같은 정보기술(IT)업계의 IBM이나 마이크로 소프트(MS), 인텔 등이 관련 사업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것과 다르게 업체들이 좀처럼 발을 들여놓지 않는 사업 분야에까지 진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구글은 풍력 개발이나 해저 송전선 부설 사업을 진행하거나 무인자동차, 달 탐사 로봇, DNA 감식법, 인력으로 움직이는 모노레일 시스템 등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풍력개발사업은 2007년 인터넷 서버 전략 소비량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며 시작하게 됐다. 즉, 친환경적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업 수익까지도 기대한 전략인 것이다.

구글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 속에서는 혁신적인 기술에 대규모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구글이 인터넷 검색엔진 회사에서 머무르지 않고, 유튜브를 인수하거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미디어와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다각화 전략이 기반이 됐다.

그렇다면 구글의 다각화 전략은 어떠했을까. 구글은 계속해서 기존 사업을 강화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먼저 구글은 기존 사업에서 사용자들이 검색, 유튜브, 구글 워렛 등 기존의 서비스를 느린 인터넷 속도에 방해받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구글은 2012년 미국 캔자스시티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초고속통신망을 지속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넥서스)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2012년 휴대폰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인수한 뒤 스마트폰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통해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직접 생산·판매해 애플의 아이폰에 대항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다른 업계의 선두업체와의 경쟁도 본격화한다. 구글은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자사의 검색 서비스를 통해서 소비자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하루 배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구글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대항해 구글 플러스를 내놓았다. 한편 구글은 향후 무인자동차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로 구체화하기 위해 제조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래스 등을 공식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 적합한 상황인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이때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산업의 매력도를 통해 본 성장 가능성과 기업의 내부 역량이다.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은 산업 매력도가 낮은 경우에 해당하며 기업의 역량이 높은 경우는 기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관련 산업으로 기업의 역량이 낮은 경우는 성장을 위해 비관련 산업으로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

반면 매력도가 높은 경우는 다각화가 필요하지 않은데 기업의 역량이 높은 경우는 이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수직적 통합이나 전문화를 통해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기업의 역량이 낮은 경우에는 이 사업에 대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먼저 현재 사업 내에서 성장 전략을 재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 다각화를 왜 추구하는 것일까. 기업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성장과 위험 분산을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각화는 좋은 수단이 된다. 나아가 외부 환경적인 측면에서 환경과 산업 구조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넥서스7’을 발표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
지난해 9월 일본에서‘넥서스7’을 발표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