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블릿PC 시장은 아이패드로 시장을 개척한 애플과 갤럭시탭을 내세운 삼성전자가 태블릿PC 판매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무장한 7~8인치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시장 판도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2011년 애플이 최초로 아이패드를 선보였을 당시 9.7인치 제품이 한동안 태블릿PC의 표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PC 업체들이 7~8인치 태블릿PC 제품을 잇따라 내놨고, 애플도 지난 2012년 10월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하면서 이 부문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구글은 최근 뛰어난 스펙을 갖춘 넥서스7 2세대를 해당 사이즈의 제품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출시된 구글의 넥서스7 1세대는 월 평균 판매량 1만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LG전자는 태블릿PC 시장에 G시리즈의 첫 태블릿PC인 ‘G패드 8.3’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G패드 8.3은 LG전자의 첫 번째 태블릿PC인 ‘옵티머스 패드 LTE’의 실패 이후 야심차게 준비해 나온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깔끔한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가 강점인 ‘아이패드 미니’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는 7~8인치 태블릿PC 시장에서 독주를 펼쳐왔다. A5 듀얼코어 프로세서뿐 아니라 해상도(1024×768) 등 아이패드2의 사양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가격은 그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은 16GB 기준 42만원이다. 여기에 130달러(약 14만원)를 추가하면 LTE 모델을 구입해 이동통신사에 매월 사용 요금을 내면서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화면 크기는 7인치로 테두리를 줄여 한 손으로 잡기에 적당하다. 무게는 308g으로 기존 아이패드2보다 절반 정도 가볍다. 새롭게 출시된 넥서스7 2세대의 와이파이 모델(290g)에 비해서는 조금 더 무겁지만 아이패드의 사양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단점이 상쇄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아이패드보다 화면 크기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약간 더 선명한 느낌을 준다. 선명도는 163ppi다.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량도 기존 아이패드와 같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의 PC버전 메인 화면이 표시되는 부분이 기존 아이패드와 동일하다.
태블릿PC 판매자들은 “아이패드 미니는 가벼운 무게와 깔끔한 디자인 덕분에 여성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성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있어도 크게 부담되지 않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사용하기 편리하다. 전면에는 120만화소 카메라, 후면에는 500만화소 카메라를 채택했다.
아이패드 미니를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 중 하나로 팜 리젝션(Palm Rejection) 기능을 꼽을 수 있다. 팜 리젝션이란 자연스러운 펜터치를 구현하기 위해 터치 패널에 손바닥을 대고 써도 손바닥을 인식하지 않는 기능을 뜻한다. 애플은 이 팜 리젝션 기능을 펜이 아닌 손에 맞도록 바꿨다. 기기의 좌우 베젤 폭을 얇게 줄이면서도 손으로 잡는 과정에서 디스플레이에 손을 올려도 이를 터치로 인식하지 않게 한 것.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을 초기에 선점했기 때문에 태블릿 전용 앱이 많다는 점도 편리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되는 태블릿 전용 앱은 37만여개 수준으로 많지만, 안드로이드의 경우 1만개가 안 될 정도로 많지 않다. 아이폰 앱을 아이패드 미니에서 구동했을 때 화면이 깨지는 것과 화면 분할 기능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된 ‘갤럭시탭3 8.0’
삼성전자가 지난 8월23일 선보인 8인치 태블릿PC ‘갤럭시탭3 8.0’은 7인치 모델과 10.1인치 모델 사이의 8인치대 타사 태블릿PC와의 경쟁을 위해 출시됐다.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진 않다는 평가다. 전작인 갤럭시노트 8.0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기능이 없는 데도 고가로 판매된다는 것.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탭3는 갤럭시노트 8.0보다 저렴하게 보급형으로 나온 제품”이라며 “넥서스7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온 것이지 고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갤럭시탭3 8.0은 TFT 디스플레이(해상도 1280×800), 엑시노스 1.5㎓ 듀얼코어 프로세서, 1.5GB 메모리(RAM)를 탑재했다. 내장 메모리는 16GB나 32GB 중 선택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은 4.2 젤리빈이다. 두께 7.4㎜, 무게 314g으로 초슬림·초경량 슬림 베젤을 적용해 휴대성과 그립감을 높였다. 후면 카메라는 500만화소, 전면 카메라는 130만화소다. 갤럭시노트 8.0이 1.6㎓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2GB 메모리(RAM)란 점만 제외하면 다른 사양은 비슷하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끝 부분이 둥근 직사각형 형태로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하다. 제품 아랫부분에 홈 버튼이 있고 그 양 옆에 메뉴버튼과 취소버튼이 있다.
갤럭시탭에서 눈여겨볼 것은 강화된 멀티미디어 기능이다. 삼성 고유 음장 기술인 ‘삼성 사운드 얼라이브’와 ‘돌비 서라운드’를 지원해 깨끗하고 풍부한 음감을 느낄 수 있으며, 독서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색온도를 맞춰주는 ‘독서 모드’로 장시간 사용에도 눈의 피로를 줄여 준다.
또한, ‘삼성 워치온’ 기능을 탑재해 본인에게 맞는 TV 프로그램을 추천받거나 검색할 수 있다. 통합 리모컨 기능으로 케이블 TV, 셋톱박스, DVD 등을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그룹 플레이’, ‘S트랜슬레이터’, ‘사운드 앤 샷(사진을 찍을 때 소리도 동시에 녹음)’ 등은 삼성전자 갤럭시만의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이다. ‘그룹 플레이’ 기능은 갤럭시탭3 혹은 갤럭시S4, 갤럭시S4 LTE-A 등의 사용자와 연결해 함께 음악을 듣고 사진을 공유하고,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는 기술이다. 언어의 장벽 없이 외국인과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도록 하기 위해 입력한 언어를 원하는 언어로 번역하며 음성으로 읽어주는 ‘S트랜슬레이터’ 기능을 제공한다.

‘넥서스7 2세대’ 높은 스펙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
구글의 태블릿PC 넥서스7의 가격대는 30만원대로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태블릿PC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출시된 넥서스7 2세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넥서스7 2세대는 1세대 넥서스7에 비해 두께는 10.45㎜에서 8.65㎜로 얇아졌고, 무게는 340g에서 290g(와이파이 모델)으로 50g 가벼워졌다. 줄어든 두께와 무게 덕분에 휴대성은 더욱 높아졌다. 또 후면에 500만화소 카메라를 새롭게 탑재했다. 120만화소의 전면카메라만 있었던 1세대 넥서스7의 불편함을 해소한 것.
가장 큰 변화는 디스플레이다. 넥서스7은 전작인 1세대 넥서스7에 탑재됐던 1280×80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패널보다 해상도와 시야각이 넓은 1920×1200 해상도의 광시야각(IPS)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했다. 기존에 나와 있는 7인치급 태블릿 중 해상도가 가장 높다. 해상도가 향상돼 인터넷 사용 시 화면을 확대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글자를 볼 수 있으며, 동영상·게임 등을 한층 선명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323ppi의 화면 선명도는 아이폰5, 갤럭시S4 등 고급 스마트폰과 견줘도 절대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동영상을 감상할 때도 TN패널에 비해 화면의 정면에서 벗어나 좌·우측에서도 화면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TN패널은 낮은 구동 전압과 빠른 응답 시간을 장점으로 하지만, 광학 투과율이 낮고 시야각이 좁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IPS 패널은 투과율 균일도가 우수하고 광학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도 광시야각을 얻을 수 있다.
선명해진 디스플레이와 향상된 프로세서의 성능 덕분에 풀HD 동영상도 끊기는 현상 없이 재생된다. 1세대에 탑재했던 엔비디아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보다 최대 80% 향상된 1.5㎓ 퀄컴 스냅드래곤 S4 Pro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배 증가한 램 덕분이다.
넥서스7은 구글의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손꼽힌다. 구글 플레이에서 제공되는 전자책 컬렉션과 노래, 영화, TV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구글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지메일, 크롬, 지도, 유튜브, 구글나우(구글이 개발한 개인비서 서비스) 등 인기있는 구글 앱들과의 연동이 잘 되어 있다. 또한 iOS와 비교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국산 콘텐츠가 훨씬 많다는 것이 강점.
또한 하나의 태블릿PC를 여러 사람이 구별해 사용하는 ‘제한된 프로필’ 기능이 인상적이다. 하나의 태블릿PC에서도 사용자마다 다른 사용 환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넥서스7의 전원을 켠 뒤, 화면의 하단부에 색상별로 구분된 아이콘을 클릭하면 된다. 예컨대 아버지가 넥서스7 2세대를 구매했을 때 자녀들이 특정 앱만 사용하게 하거나, 일부 앱이 전혀 보이지 않게 숨길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본인 외에 다른 사용자들은 주 사용자가 제한한 특정한 앱을 실행시키거나 지울 수 없고 새 앱을 설치할 수도 없다.
또한 유명 음향업체인 독일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의 입체음향 시스템을 채택해 음악이나 동영상을 현장감 있게 구현한다. 전작에 비해 음질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터리는 3950㎃h로, HD 동영상을 9시간까지 재생할 수 있고 무선충전기능이 내장돼 있다. 100% 충전을 위해서는 유선 충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밤에 자기 전 테이블 위에 두고 아침에 일어나면 충전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무선 충전기기는 따로 장만해야 한다.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자랑하지만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 등 초기 태블릿PC에 비해 화면 감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것. 판매자들은 “애플의 태블릿PC에 비해 터치감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라며 “IT 사용기가 올라오는 커뮤니티에서 반응속도가 늦다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패드에서 주목할 만한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계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태블릿PC에서 확인하거나 답장을 보낼 수 있는 ‘Q페어’기능이다.
‘G패드 8.3’ Q페어·태스크 슬라이더 등 눈길 끄는 기능들로 무장
LG전자의 G패드는 8.3인치로 7~8인치대 태블릿PC보다 조금 큰 크기지만 무게는 신문 한 부 수준인 338g이다. 무게를 줄이고 그립감을 높여 기존 ‘옵티머스 패드 LTE’의 단점인 휴대성을 보완한 것. 특히 좌우 테두리(베젤)를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처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로 너비는 126.5㎜로 태블릿PC 사용자의 손 크기를 고려했다.
디스플레이는 자연스러운 색감을 자랑하는 풀HD IPS LCD를 적용했으며, 스냅드래곤600(1.7㎓, 쿼드코어 프로세서)을 장착했다. 해상도는 1920×1200이며 화면 밀도는 273ppi(인치당 화소수)다. 인치당 화소수의 수치가 높을수록 화면이 더 선명하다. 8인치대 태블릿 중에서는 최초로 풀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동영상, 게임, 전자책, 웹 서핑 등을 보다 선명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G패드에서 주목할 만한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계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태블릿PC에서 확인하거나 답장을 보낼 수 있는 ‘Q페어’ 기능이다. 태블릿PC에서 저장한 메모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하거나, 스마트폰에서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응용프로그램(앱)을 태블릿PC에서 보는 것이 가능하다.
G2에 적용된 다양한 기능(UX, 사용자 경험)도 넣었다.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이란 사용자가 시스템이나 제품·서비스 등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얻게 되는 총체적 경험을 말한다. 화면을 두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화면이 켜지는 ‘노크온’과 ‘태스크 슬라이더(Task Slider)’ 기능 등이다. 태스크 슬라이더는 최대 4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필요에 따라 숨겼다가 나타나게 하는 기능이다. 손가락 세 개로 화면을 왼쪽으로 밀어놓았다가 다시 사용하고 싶을 때 끌어와 작업을 할 수 있다. 여러 앱을 동시에 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 옵티머스 G프로의 기능 중 하나인 ‘Q슬라이드(Q Slide)’ 기능도 담았다. 서로 다른 2개의 전체 화면을 동시에 겹쳐서 보여주는데 한 화면은 진하게, 다른 화면은 상대적으로 흐리게 나타난다.
제품의 색상은 흰색과 검은색이며 와이파이(무선랜) 전용으로 나온다. 배터리 용량은 4600㎃h다. 카메라 해상도는 앞면 130만, 뒷면 500만화소다. 후면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2GB 램(RAM), 안드로이드 4.2.2 젤리빈 운영체제로 작동된다. 출고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태플릿PC 시장 공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동급의 태블릿PC에 비해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