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가 편안한 의사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남미 혁명가로 변신한 데는 8개월간 떠났던 남미 모터사이클 여행이 시발점이 됐다. 자유를 찾아 떠난 모터사이클 여행은 그를 인생의 새로운 도전으로 안내했다. 직장생활에 찌든 40대나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50대들에게 모터사이클은 마음만큼은 20대로 돌아가게 하는 일종의 ‘타임머신’과 같다.

사진작가 김홍희씨(54)가 그런 경우다. 카메라메이커 니콘이 선정한 세계 사진작가 20인에 뽑힌 김씨가 모터사이클을 타게 된 것은 5년 전부터다. EBS에 방영된 ‘세계테마기행’ 촬영차 남미 볼리비아를 여행했을 때 동행한 담당 PD의 권유를 받고나서부터 그는 모터사이클 마니아가 됐다.
“김 선생님, 모터사이클 타고 동남아국가에 있는 해발 4000~ 5000m 산을 넘는 게 그렇게 멋지데요. 저도 준비 중인데 한번 같이 해보실래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건넨 그 한마디는 김씨의 마음을 살포시 흔들었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큰 맘 먹고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구입한 김씨는 그때부터 매 주말 도로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리고 또 달렸다. 그는 지금은 11㎞ 거리인 출퇴근길을 비롯해 웬만한 거리는 모터사이클을 이용한다며 이따금씩 부산에서 서울까지도 모터사이클로 오간다. 그는 “산악모터스포츠용 BMW 450X를 타고 경남 김해시 삼방동에 위치한 신어산 오프로드 코스를 달리는 것은 묵은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그만”이라고 강조한다. 김씨는 “처음에는 산 아래부터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3시간 넘게 걸렸던 것이 지금은 15분 만에 오른다”며 “모터사이클을 탄 이후 집중력만큼은 확실하게 좋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한 달 전 모 방송사와 함께 ‘사진작가 김홍희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부산을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상경, 경기도를 거쳐 강원, 경북, 그리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2000㎞ 전국일주를 다녀왔다. 평소 BMW RT1200을 탄다는 김씨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모터사이클만 타고 가는 ‘폴투폴(Pole to Pole)’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이 남은 인생의 꿈이다.
중년 남성들에게 모터사이클은 어떤 매력일까. 많은 이들이 말하는 모터사이클의 묘미는 자유와 도전이다. 서울에서 산부인과병원을 운영하는 정수호씨(57)는 “모터사이클 여행은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정씨의 설명이다.
“바람을 맞고 달리다보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오른다고 할까요. 자동차는 4면이 꽉 막혀 있지만 모터사이클은 탁 트인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이 주는 감동이 훨씬 더 크죠.”
수원에서 법무사로 활동하는 김도준씨(49)는 모터사이클의 묘미를 가리켜 ‘도전’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모터사이클을 타기 전만 해도 주중에는 사업상 ‘음주’, 주말이면 ‘골프 라운딩’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우연히 길을 가던 중 마주친 그룹 라이딩(단체로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을 보고는 새로운 취미에 도전할 것을 결심했다. 중형급 국산 모터사이클로 시작한 그는 점차 배기량을 높여 지금은 혼다 골드윙을 탄다. 최근 김씨는 주말마다 모터사이클을 타기 위해서는 체력관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좋아하던 술도 뚝 끊었다. 4시간가량 바람을 맞으며 타는 모터사이클에 의외로 체력이 달렸던 것. 사업상 받을 불이익은 감수해야겠지만 새로운 취미생활을 가졌다는 생각에 오히려 만족해하는 모습이다.

모터사이클은 여러 기준에 따라 나눠진다. 일반적인 것이 배기량에 따른 분류법이다. 배기량이 50㏄이하는 경형 이륜자동차, 50~100㏄는 소형이륜자동차, 100~260㏄는 중형이륜차로 분류되며 배기량이 260㏄를 넘는 모터사이클은 자동차관리법상 대형이륜자동차로 불린다.
용도별 구분도 가능해 비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드용과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달리는 온로드용으로 나눌 수 있으며, 두 군데에서 모두 달릴 수 있는 모터사이클은 듀얼 퍼포즈 바이크로 불린다. 또 두 발을 모은 채 타며 클러치가 없는 무단 변속기가 장착된 모터사이클은 스쿠터로 불린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법은 최근 더욱 세분화되는 추세다. 가령 레이싱 서킷에서 고속 주행으로 타는 레이싱 바이크와 유사한 모터사이클은 마니아들 사이 ‘알(R)차’ 내지는 ‘레플리카’, ‘스포츠 바이크’로 불리고 있다. 레플리카는 고속 주행이 기본이기 때문에 몸을 최대한 아래로 숙이고 타야 하며 시트·신발·장갑·헬멧 등은 반드시 전용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차폭이 넓고 손잡이는 높으며 좌석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터사이클은 ‘크루저’로 불린다. 대표 제품이 미국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이어서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아메리카 바이크’로 통용된다. 반면 뒤에 한 명을 더 태울 수 있을뿐더러 적재 및 수납공간이 넓어 중장거리 주행 용도로 많이 타는 모터사이클은 ‘투어러’로 주로 불리고 있다. 국내 4050 중년 남성들이 죽기 전에 한 번쯤 타보고 싶어 하는 모터사이클은 대부분 크루저와 투어러다. 외관이 화려한 데다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타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 숲길, 해안길 등 일반 모터사이클이 가기 힘든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무게는 가볍되 엔진은 고출력용을 장착한 모델을 가리켜 엔듀로(Enduro) 바이크라 부른다.
모터사이클은 용도, 배기량에 따라 값이 제각각이다. 100만원대인 소형 스쿠터부터 레저용으로 쓰이는 대형 투어러는 가격이 3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가령 혼다의 최고급 투어러 모델인 골드윙은 시판가가 3850만원이다. 골드윙에는 시판 중인 모터사이클 중 유일하게 전용 에어백까지 장착돼 있다. 이 밖에 정속주행이 가능한 크루즈컨트롤과 전자식 후진장치 등 일반 자동차에 장착되는 기능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 출품된 혼다의 RC213V는 가격이 1억8000만원으로 웬만한 슈퍼카 가격과 맞먹는다.
모터사이클 시장은 커스텀(맞춤형 제작) 시장이 발달해 있다. 대표적인 대형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만 해도 관련 용품이 수천가지에 이른다. 가령 손잡이 그립만 해도 수십가지다. 이런 이유로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대체로 사용자가 양산형 모델에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별도제품을 장착하는 맞춤식 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투어러 모델인 경우 뒷면 부분을 어떻게 꾸미냐에 따라 개조 비용이 수천만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모터스포츠 메이커 관계자는 “3000만원 정도를 들여 풀 옵션 기능을 장착하는 애호가도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한정대수만 제작돼 판매되는 모델도 있어 할리데이비슨의 팩토리 커스텀 바이크 마스터피스는 모터사이클 가격만 6500만원으로 지난해 국내에 30대가 들어와 모두 판매됐다. 이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수량이 1만대 정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모터사이클을 탈 때 사용하는 관련 장비도 고가 제품들 일색이다. 가죽 시트 하나만해도 비싼 것은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며 여기에 전용 청바지, 헬멧, 부츠, 장갑 등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제품보다 비싸다.
대당 3000만원짜리 고가 상품 인기
최근 중년층의 모터사이클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모터사이클을 구입하는 용도는 대체로 취미생활을 위해서다. 이런 이유로 수입제품의 판매비중이 국산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가 조사한 지난해 브랜드별 판매현황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국산 브랜드 대림(5만2382대)이었지만 혼다(6177대), 스즈키(3182대), 킴코(3182대) 등 일본, 대만 브랜드들도 꽤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할리데이비슨은 지난 한해 동안 1072대, BMW는 1107대, 이탈리아브랜드 두카티는 200대가 판매됐다. 이들 미국, 유럽 브랜드에서 판매된 라인업은 주로 대형 모터사이클로 주 타깃층은 경제력을 갖춘 중년층이다. 채근배 할리데이비슨 MC영업팀 대리는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은 40~50대가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중년 여성 고객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직업별로는 변호사, 의사, 예술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비중이 높으며 최근엔 중소기업 대표 등이 취미생활용도로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연예계 인사로는 배우 김갑수와 최민수, 김상중, 가수 성시경 외에 유인촌 전 문화부장관 등이 모터사이클 마니아로 꼽힌다. 배우 정찬은 평소 차 없이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MV아구스타 브루탈레를 타고 다닌다.
재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대표적인 애호가다. 10년 전 정 부회장과 함께 유럽일주를 했다는 이순수 월간 <모터사이클> 편집장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1주일가량 BMW 제품을 타고 유럽을 함께 여행을 했는데 기량이 상당히 출중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경영일선에 나선 후부터는 국내 모터사이클 행사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모터사이클 실력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지내는 등 평소 ‘자전거 마니아’로 널리 알려진 구 회장은 모터사이클도 자주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LS그룹 계열사인 LS네트웍스가 KJ모터라드라는 자회사를 세워 KTM을 수입하고 있는 것도 모터사이클에 대한 구 회장의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스트리아 브랜드인 KTM은 산악 전용 모터사이클로 고출력 엔진 성능을 자랑한다. 정치인 중에는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이 꼽힌다. 김 의원은 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이면 주말마다 어김없이 모터사이클로 여가를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의원은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산악 모터사이클을 즐겨 타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해외로 갖고 나가 타는 애호가들도 많이 늘어났다. 특히 부산~후쿠오카 정기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규슈섬 일대를 1주일간 돌고 오는 코스는 국내 모터사이클족 사이 필수 코스로 불린다. 의류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선태씨(49)는 “일본은 일반 고속도로에서도 모터사이클을 탈 수 있을뿐더러 봄, 가을철에 가면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주행 코스로는 최고의 장소”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 전역을 돌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부산을 오가는 정기선에 모터사이클을 싣는 비용은 평균 70만원. 현지에서 1주일가량 머무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일본 투어에 들어가는 비용은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수화물 통관조건이 까다로우며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려면 최소 1~2개월 전에 수화물을 부쳐야 가능하다. 물론 현지에서 렌트할 수도 있지만 값이 비싸다. 또 여행 기간이 최소 1개월가량 소요된다는 것도 수요 확대의 한계로 지적된다.

박원준 HNV물류주식회사 대표(46)는 포장도로는 물론이고 비포장도로까지 달릴 수 있는 온·오프로드 겸용인 BMW R800GS, R1200GS 외에 엔듀로 계열의 BMW G450X, KTM의 250 등 총 4대의 모터사이클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온·오프로드 주행으로 시작한 박 대표의 모터사이클 취미생활은 요즘 전문 산악모터스포츠로 옮겨가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박 대표는 강원도 홍천군 방패산(해발 1435m)을 출발해 구덕룡봉(1388m), 응봉산(1156m) 일대를 도는 ‘아침가리골’을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로 꼽았다. 국내 트래킹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꽤 힘든 구간으로 통하는 이 코스를 박 대표는 새벽 동트기 전 출발해 밤늦게까지 돌고 내려온다. 물론 구간 구간마다 도사린 위험이 많지만 스릴 만점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전국 500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BMW 모토라드 GS 클럽 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박 대표는 “운전석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서서 타는 시간이 훨씬 많으며 어떤 구간에서는 모터사이클을 들고 지나가야 할 정도로 힘들지만 산악 모터스포츠가 주는 매력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 박 대표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겨루는 엔듀로 대회 출전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Tip | 모터사이클 주행에 필요한 것
2종 소형면허 따야 대형 운전 가능

2종 소형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신체검사와 1시간 정도 진행되는 교통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필기시험은 총 40문항으로 도로교통법규와 교통안전상식을 물으며 커트라인은 60점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운전면허시험장 내에서 굴절, S자, 협로, 연속진로전환 등 4개 코스를 지나는 기능시험이다.
모터사이클 판매 회사들이 별도로 진행하는 교육 과정도 있다. 운전면허를 따고 난 뒤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 한해 진행되는 교육과정에서는 시동을 켜고 끄는 것, 모터사이클에 올라타고 기본자세를 잡는 것, 모터사이클을 밀고 끄는 방법 등 기본 조작법부터 오르막길, S자코스, 원형코스를 도는 요령과 기어변속법, 도로연수까지 모터사이클 주행의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또 브랜드별로 지역마다 동호회가 있어 그룹라이딩을 통해 기술을 습득할 수도 있다. 할리데이비슨 ‘호그코리아챕터’, 혼다 ‘코리아골드윙라이더스’, BMW ‘모토라드클럽오브코리아’ 등이 국내 대표적인 모터사이클 동호회로 지역별, 전국별로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고 있다.
Tip | 모터사이클 고르는 요령
다양한 리스·할부 프로그램 활용 마련

국내 최대 모터사이클 동호회 호그코리아챕터 행사
전문가들은 모터사이클을 구입할 때는 출퇴근 등 단거리 위주로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주말 나들이로 쓰이는 중장거리 용도로 쓸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 생각하는 것은 크기다. 두카티를 수입·판매하는 캄피오니모토트레이딩의 권우형 마케팅팀 차장은 “국내 고객들은 무조건 크고 화려한 것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보다는 앉았을 때 무게 중심이 안정적인지, 모터사이클 무게를 혼자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시트 높이, 적재 공간, 오디오시스템 등 부가적인 요소들을 결정하면 된다. 다만 안전장비는 최대한 좋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순수 월간 <모터사이클> 편집장은 “신발·장갑·헬멧 등은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비싸고 좋은 것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 주요 모터사이클 판매회사들은 금융기관과 손잡고 다양한 판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BMW는 선납금으로 차값의 25~50%를 내고 잔금 중 15~25%를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납부하는 금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납금과 상환유예금 중간금액만 36~48개월 동안 분할 납부하는 제도다. 리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선금을 25~50% 낸 고객이 36개월 동안 사용료를 내고 타고 난 뒤 총 취득가(제품가)의 30%만 내면 소유권을 넘겨주는 방식이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는 지난해 3월부터 KT렌탈과 함께 리스프로그램을, 혼다코리아는 현재 삼성오토할부를 통해 24개월 6.5%의 금리로 할부금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ini Interview | 윤귀동 호그코리아챕터 회장
“묘미요? 일단 타보시면 말 안 해도 압니다”

할리오너스그룹(Harley Owners Group)의 약칭인 호그(H.O.G.)는 미국을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이 지난 1983년 구매자들을 위해 만든 국제단체다. 호그는 2013년 현재 130개국 1456 지부에 속해 활동하고 있는 회원 수만 100만명에 달한다. 국내에 호그가 설립된 것은 지난 1999년 무렵이다. 300명으로 출발한 호그는 지난해 말 현재 회원수가 1470명으로 불어났다.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8대 회장으로 국내 호그를 이끌고 있는 윤귀동 호그코리아챕터 회장은 모터사이클의 매력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라이드 앤드 펀(Ride & Fun)’이라는 할리데이비슨 철학을 설명했다. 일단 한번 타보면 그 맛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윤 회장은 “바이크(모터사이클)를 타면 다른 취미생활은 재미가 없어서 못한다. 그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있어선 최고”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경력 18년차인 윤 회장은 지금도 매년 평균 40여차례씩 모터사이클을 탄다. 윤 회장은 “혼자보다 무리지어 함께 바이크를 타면 친목을 다지는 것은 물론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호그는 매년 두 차례씩 해외 주행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 열린 일본 투어에는 회원 350명이 참가했다. 당시 행사는 크루즈선을 통째로 빌려 제주도와 일본 전역을 5박6일 동안 여행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짜였다. 윤 회장은 “경유지 없이 중간에 내리고 싶으면 배를 정박시켜 근처를 도는 행사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행 프로그램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국내에서 여는 행사는 연간 두 차례로 행사 때마다 700~100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