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지에서는 공의 타격점과 클럽각도의 변화에 따른 신체의 움직임을 안다면 사소한 멘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진은 경사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는 박인비 선수.
경사지에서는 공의 타격점과 클럽각도의 변화에 따른 신체의 움직임을 안다면 사소한 멘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진은 경사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는 박인비 선수.
주말 골퍼들은 경사면에 서면 당황하기 일쑤다. 연습장에서 공이 잘 맞다가도 필드에 나가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경사지 때문이다. 필드에선 연습장 같은 평지는 거의 없다. 평평한 곳에 연습을 하다 경사지를 만나면 클럽을 어느 정도 길게 잡아야 할지, 아니면 짧게 잡아야 할지 그리고 어드레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골퍼가 대다수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거나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샷을 하게 되면 십중팔구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샷을 하기 전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하는 샷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공 앞에 서면 잘못된 판단이든 잘된 판단이든, 공이 놓인 상황, 핀까지의 거리, 어떤 클럽을 사용해서 공의 어느 부분을 맞혀야 할지 생각을 정리하고 샷을 해야 한다. 그래야 공이 생각처럼 가지 않았을 때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을 고칠 수 있다. 어쩌다 잘 맞은 샷이 한두 번 나올 수는 있지만 계속해서 잘 될 것을 바라는 것은 요행을 믿는 것이다.

경사지에서의 샷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왼발이 높을 때와 낮을 때, 공이 양발 끝보다 높을 때와 낮을 때 등이다. 먼저 왼발이 높은 오르막 경사에서의 샷에 대해 알아보자. 왼발이 높고 오른발이 낮은 경사에서는 어드레스를 할 때 자신의 몸을 경사에 맞추다 보니 클럽헤드의 각도는 자연적으로 높아지며 공의 하단부분이 맞게 된다. 공의 밑 부분을 때리다 보니 공이 위로 뜨는 힘이 많고 앞으로 나가는 힘이 적다. 이 때문에 많이 굴러가지 않는다. 7번 아이언을 칠 거리에서 6번을 잡는 이유다.

전체 경사가 오르막인 경우 아마추어 골퍼들은 공을 띄우겠다는 생각으로 다운스윙 시 손목을 꺾고, 체중이동을 하지 못해 오히려 오른발 쪽으로 체중이 거꾸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셋업 때 클럽각도가 이미 세워져 있다는 것을 알고, 공의 맞는 부위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왼발이 낮고 오른발이 높은 경사에서는 클럽각도는 낮아지고 공의 윗부분을 타격하게 된다. 공의 윗부분을 때리다보니 공이 위로 뜨는 힘은 적어지고 앞으로 나가는 힘이 많아진다. 그래서 클럽을 짧게 잡아야 한다. 이때는 어깨나 허리의 회전이 평지에서처럼 원활하지 못하고, 공의 윗부분을 타격해야 해서 스윙은 가파를 수밖에 없다. 스윙이 가파르게 되면 흔히 말하는 뒤땅을 치게 된다. 내리막 경사라 해서 찍어 치겠다든지 다운블로로 치겠다는 생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지점에 공을 안착시키기 힘들다. 공이 놓인 상황을 충분히 알았더라도 공의 맞는 부분을 알지 못하면 평지처럼 원만한 스윙을 해서는 공을 원하는 곳에 보낼 수 없다.

발보다 공이 높은 경사에서는 셋업을 할 때 무릎을 평지에서 칠 때보다 덜 구부려야 한다. 공이 놓인 상황에 자신의 몸을 맞춰줘야 하니 셋업이 평지와 다르게 바뀌는 것이다. 공의 바깥쪽 부분을 타격하기 때문에 공이 왼쪽으로 간다는 점을 감안하고 샷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클럽을 짧게 잡는 것은 원심력의 크기를 줄여 공의 타격점을 생각하고 그 부분을 정확하게 치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발보다 공이 높은 경사는 훅이 나게 되고 그래서 목표보다 우측을 겨냥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훅이 나는 경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의 회전이 어느 정도 될지 모르기 때문에 손목을 사용해 공의 안쪽 부분이나 중앙을 타격해 공을 똑바로 보내거나 우측으로 보내기도 하는데, 공의 타격점과 공의 회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공을 보내지 못하는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발보다 공이 낮은 경사에서는 하체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상체를 숙여 공의 바깥쪽 부분을 맞히기 때문에 훅이 난다. 지면에 몸을 맞추는 것은 상체나 하체, 어느 한쪽 부분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맞춰야 한다. 만약 평평한 지면이라면 공의 안쪽 부분이 맞아 슬라이스가 날 것이다.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은 경사지에서 하체를 단단하게 버티기 위해 스탠스를 넓게 서는데 이로 인해 어깨와 허리 회전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체중 이동을 많이 하지 않고 팔로만 스윙을 하는 것은 지형에서 몸의 중심을 잡기가 힘들어 공을 정확하게 맞히기 힘들다. 

골프에서 좋은 스코어는 평평한 라이에서의 스윙보다도 경사면 등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불행하게도 골프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지형에만 가는 것이 아니라 18홀 동안 여러 가지의 경사면에 놓이게 된다.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경사진 곳에서의 공의 타격점과 클럽각도의 변화에 따른 신체의 움직임을 안다면 사소한 멘탈 문제를 해결해 스코어를 좀 더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