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페 특유의 스포티함과 강렬함이 외관 디자인의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쿠페 특유의 스포티함과 강렬함이 외관 디자인의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첫 만남에서의 인상은 세련·럭셔리였다. ‘더 뉴 E-클래스 쿠페’는 2009년 8월에 나온 9세대 E클래스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E-클래스’에 새롭게 추가된 쿠페 모델이다. 중후했던 9세대 E-클래스보다 좀더 역동적이고 젊어진 데다 쿠페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스포티함과 강렬함이 더해졌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 잡은 ‘세 꼭지 별’은 멀리서도 벤츠라는 것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컸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나로 이뤄진 범퍼는 날렵했고, 범퍼 밑의 크롬 몰딩은 다이내믹했다. 측면 디자인은 쿠페 특유의 역동적인 입체감을 연출했다. 후면 역시 강인함과 날렵함이 조화를 이뤘다.

인테리어는 날렵한 곡선과 세분화된 공간이 결합돼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고급스러운 아날로그 시계가 장착돼 있고, 대쉬 보드는 최고급 차량에 적용되는 나파 가죽으로 마감돼 있다. 운전석에서 뒷좌석까지 넓게 뚫려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겨울의 파란 하늘이 쏟아져 들어왔다.

키를 꺼내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차량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키레스-고(Keyless-Go)라는 기능이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젊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투톤 컬러의 시트는 단단해 보였지만 온 몸을 푹 감쌌다. 안전벨트를 매자 벨트가 자동으로 꽉 조이더니 서서히 풀리며 몸에 딱 맞게 조여졌다.

키를 돌리자 시동이 걸렸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달리기 성능은 ‘벤츠’의 ‘쿠페’라는 것을 뽐내는 듯했다.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앞에 있는 차들을 뒤로 밀어냈다. 미끄러지듯 치고 나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이번에 시승한 더 뉴 E 350 쿠페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V형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됐다.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자연 흡기 6기통 신형 엔진으로서 자동 7단 변속기와 맞물려 최대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제원 상에는 최대 출력이 306마력, 최대 토크가 37.8㎏·m으로 기록돼 있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6초에 불과할 정도로 가속력이 탁월하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정지하면 엔진이 꺼지고, 다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는 ‘에코 스타트·스톱’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해 높은 효율성을 완성했다.

더 뉴 E-클래스 쿠페에는 외모와 성능만큼이나 혁신적인 기술이 곳곳에 녹아 있다. 특히 차선유지 및 차간거리 자동조절 시스템 등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은 신형 S클래스에 앞서 적용됐다. 뉴 E-클래스가 최신기술의 결정체라는 설명이다.

레이더 센서를 통해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해 너무 가깝다고 판단되면 계기판에 경고등과 함께 음향 경고를 해준다. 이 기능은 급제동 시 앞 차량과의 거리가 짧은 경우 BAS(Brake Assist System)와 연동해 앞 차와의 충돌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준다. 또 시속 60~200㎞의 속도로 주행할 때 전면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차선을 감지하고 앞 휠이 주행차선을 넘었다고 판단하면 운전자에게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줘 경고를 해준다.

이외에도 주행 중 사고 위험을 경고하고 필요 시 선루프와 창문을 닫아 운전자를 보호하는 ‘프리 세이프’, 주행 후 20분간 운전자의 조작성향과 집중도 등을 분석해 여기서 벗어나면 경고하는 ‘주의 어시스트’, 평행 및 T자 주차를 돕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최대 6가지 세팅이 가능한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 등이 기본 장착됐다. 모두 LED 전구로 교체된 헤드램프는 상향등을 켠 상태에서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하향으로 자동으로 바뀌고, 굽은 길에서는 차 진행방향을 따라가며 비췄다.

강인함과 날렵함이 조화를 이룬 후면 디자인
강인함과 날렵함이 조화를 이룬 후면 디자인
한국 소비자를 위한 배려도 엿보인다. 더 뉴 E-클래스 쿠페에는 독일 본사에서 한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한국형 통합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다. 내비게이션의 길 정보는 중앙 계기반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운전 중에도 쉽게 길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 오디오, 휴대폰 블루투스 등을 조작하는 커맨드와 커맨드 컨트롤러에도 한글이 적용돼 조작이 편하다. 또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긴급 방송 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지진, 쓰나미 등과 같은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에게 긴급 상황을 신속하게 전해주는 기능이다.

좁은 뒷좌석 공간은 아쉬운 점이다. 어쩌면 쿠페에서 넓은 뒷좌석을 바라는 것 자체가 오히려 무리일지 모른다.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의 젊은층에게 더 뉴 E-클래스 쿠페를 추천하고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

더 뉴 E-클래스 쿠페는 기존 국내에 선보였던 6기통 가솔린 엔진모델(더 뉴 E 350 쿠페)과 4기통 가솔린 엔진모델(더 뉴 E 200 쿠페)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더 뉴 E 200 쿠페 6250만원, 더 뉴 E 350 쿠페 79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