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은 벙커나 러프, 디보트와 같은 상황을 만나면 볼을 어떻게 쳐야 할지 몰라 당황해 한다. 결국 볼을 억지로 띄우려다 보니 뒤땅이나 토핑 같은 미스샷을 연발하게 된다.
하지만 트러블 상황에서도 전혀 당황할 필요가 없다. 먼저 벙커나 러프, 디보트도 코스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어려울 게 없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원리를 알고 볼이 놓인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볼을 충분히 보낼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통 러프에서 클럽헤드가 잔디에 걸린다든지 아니면 지면에 박혀 빠지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볼이 잔디에 깊이 묻혀 있다면 내리막 경사에서 치듯 다운스윙 시 가파르게 내려찍어야 띄울 수 있다. 반면 볼이 잔디 위에 떠 있다면 발이 낮고 볼이 높은 경사에서 치는 경우와 비슷하다. 야구 스윙하듯 볼을 쓸어 쳐야 한다. 이때 클럽헤드가 너무 깊이 들어가면 볼의 아랫부분을 때려 볼이 위로 뜨고 앞으로 나가지 않아 거리 손실이 많다.
클럽 헤드가 임팩트 시 잔디에 걸린다는 것은 힘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악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벙커 역시 마찬가지다. 치는 방법과 원리를 안다면 간단하기 그지없다. 원리를 모른 채 ‘모래를 폭파하듯 내려찍어’ 볼을 띄워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벙커에서는 볼을 띄우기 위해 클럽을 눕힌다. 클럽을 눕히면 클럽헤드가 자연스럽게 열린다. 클럽헤드가 열리면 목표보다 우측을 겨냥하기 때문에 스탠스를 오픈해야 한다. 스탠스는 클럽헤드를 여는 만큼 오픈하면 된다.
벙커에서는 샌드웨지로만 샷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로프트 각 때문에 벙커의 턱을 넘기기 위해서 샌드웨지를 사용하는 것이지, 턱이 낮다면 다른 클럽을 써도 무방하다.
벙커샷에서 중요한 것은 볼의 하단부분을 타격해 공을 띄우는 것이다. 볼의 밑부분을 때리려다 보니 클럽헤드를 오픈하는 것이고, 모래와 함께 치는 것이다. 볼의 어느 부분을 칠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윙을 가파르게 해라’, ‘코킹을 빨리 해라’ 하는 말에 아마추어 골퍼들이 더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다.
벙커 모래는 잔디나 흙과 다르다. 곱든 굵든 모래는 입자 형태다. 그래서 스탠스를 취할 때 잔디와 달리 발이 움직이지 않게 모래에 파묻어야 한다. 원하는 만큼 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페어웨이에서보다 세게 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벙커샷에서 거리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에는 모래를 파는 깊이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볼을 띄워야 한다면 모래를 깊이 파서 볼의 하단부분을 타격해야 한다. 조금 덜 띄우겠다면 볼의 중·하단 부분의 모래를 얇게 파야 된다. 모래의 양에 따라 볼의 타격점과 비거리가 달라진다.
모래를 폭파하듯 치려다 클럽헤드가 모래에 아예 박혀버리기도 한다. 볼 뒤만 세게 친다는 생각에 모래를 어느 정도 쳐야 할지 몰라 무조건 세게 치다가 클럽헤드가 모래에 깊이 박히는 경우다. 골퍼마다 힘이 다른데 무조건 볼 뒤의 모래만 세게 치니 손목이나 팔에 힘이 없는 골퍼일 경우 공에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생각했던 거리만큼 공이 나가질 않는다.
클럽의 성질을 알고 있다면 볼을 띄우기 위해 일부러 내려찍거나 폭파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볼의 하단 부분을 타격해야 위로 뜨는 힘이 많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벙커에서 토핑이나 뒤땅 등 터무니없는 스윙으로 낭패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클럽과 볼에 대해 확실히 안다면 라운딩 중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상황에서의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골프를 하다보면 항상 좋은 자리에 볼이 놓이는 것은 아니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 정중앙에 멋지게 안착시켰음에도 막상 가보니 다른 사람이 치고 간 자리(디보트)에 볼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 실망감과 함께 어떻게 쳐야 할지 모르는 불안함이 밀려온다. 운이 없다며 무조건 한 클럽 더 길게 잡고 치는 경우도 있다.
디보트에서는 클럽헤드가 볼에 맞는 부분을 먼저 생각해 보자. 십중팔구 볼의 윗부분이 맞게 돼 있다. 이는 오른발이 높은 내리막 경사와 비슷하다. 공이 놓인 상황에 따라 공이 가격되는 부분과 스윙의 궤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볼의 뒤쪽 부분(오른발 쪽)의 잔디 때문에 백스윙 시 클럽헤드가 원활하게 빠지지 못하고 클럽헤드가 지면에 걸리기 때문에 스윙은 가파를 수밖에 없다. 스윙이 가파르고, 볼의 윗부분이 맞기 때문에 셋업 시 볼을 오른발 쪽에 둬야 임팩트 포인트를 잘 잡을 수 있다. 볼을 오른발 쪽에 두고 볼의 상단 부분을 가격하면 공이 위로 뜨는 힘이 적고 앞으로 나가는 힘이 많으니 이런 기본적인 원리를 알고 클럽 선택을 해야 한다. 디보트라고 해서 무조건 한 클럽 더 길게 잡고 치는 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다.
권오연 멘탈골프클리닉 대표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권오연 대표는 중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정도로 골프 유망주였다. 아마추어 시절 30승을 거뒀으며, 1998년 프로에 데뷔했다. 200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 진출해 박세리 선수 등과 함께 투어 생활을 했다. 권 대표는 2012년 9월 경기도 곤지암에 멘탈골프클리닉을 오픈하고 기계적인 기술훈련에서 벗어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