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특하다.’ DS5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다. 어떤 면에선 세단인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왜건이나 해치백 같기도 하다. 대부분의 자동차를 보면 어딘가에서 본 듯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차는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디자인을 갖췄다. 시승하는 내내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시트로엥은 DS5를 ‘우아하고 품격 있는 세단에 스타일리시하고 실용적인 4도어 쿠페를 결합한 크로스 오버 세단’이라고 정의한다.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차라는 얘기다.

1. 선루프 등을 조정하는 스위치는 천장 가운데 앞쪽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
2. DS5의 실내는 다른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3. DS5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등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독특한 외관 눈길 사로잡아
DS5의 내·외관은 세계 어느 차와도 닮지 않은 시트로엥만의 개성을 담고 있다. 외관은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우주선’을 닮았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다.

전면에는 부메랑 모양의 대형 크롬 심볼이 자리 잡고 있다.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크롬 장식이 사이드 미러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A필러에 길게 누운 쪽창도 개성적이다. 후면에는 더블 크롬 배기구와 ‘ㄱ자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고급스러움을 연출한다.

차체는 그다지 큰 편이 아니다. DS5의 차체 크기는 전장 4535㎜, 전폭 1870㎜, 전고 1510㎜, 휠베이스 2725㎜로, 길이는 아반떼와 비슷하고, 폭은 그랜저보다 넓다. 고급차치고는 조금 작은 듯하다. 신분 과시를 위해 무조건 큰 차를 찾지 않는 프랑스인들의 합리와 실용정신이 엿보인다.

실내 디자인 역시 겉모습 이상으로 특이하다. 손목시계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하바나 가죽시트는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비행기 조종석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랫부분이 수평으로 깎여 있는 D컷 스티어링 휠은 부드러운 가죽으로 돼 있어 그립감이 좋다. 또 도어 트림, 대시보드나 센터터널 등 운전자의 눈이 가는 곳곳에 플라스틱 대신 가죽으로 마감을 처리했다.

보통 도어 트림에 달린 윈도 스위치는 기어 박스 주변에 배치돼 있다. 디지털로 된 계기반은 붉은 색으로 눈에 쏙 들어왔다. 시동을 켜자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가 시선 정면에 올라온다. 우리나라에선 속도 표시와 크루즈컨트롤 기능만 보여주지만 유럽에선 내비게이션 길 안내까지 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세 부분으로 분리돼 있다. 가리개를 따로 여닫을 수 있다. 하지만 유리 지붕이 열리진 않는다. 특히 선루프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강화유리가 아니라 이중접합유리로 돼 있어 안전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천장 앞쪽 가운데에는 HUD와 선루프 스위치가 모여 있다. 처음엔 각종 장치와 버튼이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자 그것마저도 개성으로 느껴졌다.

시동을 켰지만 엔진 소음과 떨림은 거의 없었다. 시승차는 2.0ℓ HDi로 직렬 4기통 터보 디젤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4.6㎏·m의 힘을 발휘한다.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변속은 매끄러웠고 가속력도 탁월했다.

사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제동력이었다. DS5는 브레이크를 밟는 대로 ‘칼 같이’ 멈췄다. 제동 시 앞·뒤 차량의 무게 차이에 따라 4바퀴에 제동을 골고루 분배해주는 EBD(Electronic Breakforce Distribution)와 급제동 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힘을 가중시켜 좀더 빠르고 강하게 제어되도록 도와주는 EBA(Emergency Braking Assistance)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 시트로엥 DS5는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량으로 사용되는 럭셔리 크로스 오버 세단이다.

새로움 원하는 소비자에게 어필
DS5는 시트로엥을 상징하는 차다. 시트로엥이 판매하는 가장 비싼 승용차로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된다. 예전엔 샤를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이, 현재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타고 있다.

DS5는 기존 수입차와는 또 다른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개성 있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차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식상한 소비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트로엥이 국내에 선보인 DS5는 트림에 따라 쉬크(Chic), 쏘 쉬크(So Chic), 그리고 이그제큐티브(Executive) 모델로 나뉜다. 가격은 각각 4490만원, 4990만원, 54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