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남동부의 도시 휴스턴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우주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미국의 우주개발을 관장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유인우주비행센터인 존슨우주센터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67년 설치된 존슨우주센터는 NASA가 추진한 유인우주비행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휴스턴은 미국에서도 ‘스페이스시티(Space City)’라는 공식적인 별명으로 통하기도 한다.
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순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바다, 이글호가 착륙했다”라는 첫 마디로 인류 역사의 신기원을 지구에 전했다. 이 교신으로 휴스턴은 미국을 넘어 인류 전체의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도시로 남게 된 셈이다.
그런데 휴스턴은 우주도시로서 위상만 높은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산업도시가 바로 휴스턴이기도 하다. 특히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이 크게 발달해 있다. 20세기 초 대규모 유전 발견과 함께 도시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휴스턴은 현재 세계 6대 석유 메이저 업체 중 4개사가 주요 사업장을 두고 있을 만큼 세계적인 석유산업기지로 손꼽힌다.
또한 휴스턴은 미국 최대의 무역항인 휴스턴항을 끼고 있을 뿐 아니라 철도교통의 중심지 구실도 하고 있다. 나아가 휴스턴은 세계 최대 의료연구기관 집적지로 꼽히는 텍사스메디컬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첨단 의료산업 도시이기도 하다. 텍사스메디컬센터에는 모두 45개의 의료기관이 모여 있는데, 치료·예방의학·연구·교육 등 의료에 관한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특히 심장수술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다.

정유 등 산업도 발달…국내 기업 진출 증가
한국 기업들의 휴스턴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SK에너지, LG전자,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기업 17개사가 이미 휴스턴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여타 기업들도 휴스턴 진출을 노크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스턴이 미국의 핵심 비즈니스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자연히 항공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춰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휴스턴 직항노선을 5월2일부터 취항한다. 국내 항공업계 최초의 휴스턴 직항노선이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은 미국에만 뉴욕, 워싱턴, LA,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도시에 직항노선을 운영해왔다. 휴스턴이 추가되면서 미국 직항노선은 11개로 늘어났다.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 브라질 상파울루까지 포함하면 미주 지역 직항노선은 모두 14개가 되는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비즈니스 출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아시아 국가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휴스턴으로 가는 수요도 견인할 수 있다고 판단해 휴스턴 직항노선 취항을 결정했다”며 “게다가 휴스턴은 중남미 국가로 가는 항공편의 경유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중남미행 관광객들의 여행길도 한결 편리해졌다”고 설명했다.
휴스턴 자체도 관광자원이 아주 풍부한 매력적인 도시다. 가장 대표적인 명소는 바로 존슨우주센터다. 이곳에는 우주센터 극장, NASA 트램투어(Tram Tour), 우주인 갤러리 등 우주의 신비와 우주개발 역사를 두루 체험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 석양이 질 무렵의 휴스턴 도심 풍경 / 사진 : 휴스턴 관광청 제공
존슨우주센터 비롯해 관광자원도 풍부
휴스턴은 문화도시로서의 명성도 높다. 특히 오페라(휴스턴그랜드 오페라), 발레(휴스턴 발레단), 클래식음악(휴스턴 심포니), 연극(어레이 극장)의 4대 예술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도시는 미국 내에서도 몇 곳밖에 없을 정도다. 일례로 휴스턴의 극장 좌석 수는 미국 도시 가운데 뉴욕에 이어 2위다.
4만여점의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휴스턴 미술관을 비롯해 휴스턴 자연과학 박물관, 휴스턴 동물원 등도 반드시 들러봐야 할 관광지로 꼽힌다. 아울러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휴스턴의 대표 축제 ‘로데오 휴스턴(Rodeo Houston)’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로데오 휴스턴은 세계 최대 규모의 로데오 축제다. 로데오는 물론 콘서트, 카니발, 바비큐, 가축 품평회, 와인 품평회, 가축 경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휴스턴은 공원과 녹지가 아주 잘 조성돼 있어 도보관광에도 안성맞춤이다. 휴스턴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무려 337개나 있다고 한다. 산업도시이자 문화도시이면서 동시에 자연친화도시인 셈이다.
대한항공이 인천~휴스턴 직항노선에 띄우는 기종은 총 248석 규모의 B777-200 항공기다. 매일 오전 9시1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전 8시30분에 휴스턴 조지부시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되돌아오는 항공편은 매일 오전 10시40분에 휴스턴을 출발해 다음날 오후 3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지금까지 휴스턴에 가려면 LA나 댈러스 등 다른 도시에 내려 항공편을 갈아 타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직항노선 취항 덕분에 휴스턴행 하늘길이 한결 편리해졌다. 아울러 우주와 산업, 문화와 자연을 품에 가득 안고 있는 매력 만점의 도시 휴스턴이 우리에게 한층 가까워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