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이나 잠들기 전 침대에서, 그리고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킥킥” 웃는 이들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이하 세웃동)’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 세웃동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 166만명의 팬을 확보하고 있고, 동영상의 한 달간 평균 재생 횟수는 1억건에 달한다. 카카오스토리에서 세웃동의 구독자 수는 165만명으로 최고 인기 계정이다.

이렇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접목시킨 세웃동을 운영하는 몬캐스트는 남매 지간인 남대광 대표(29)·남혜진 이사(32)가 이끌고 있다. 몬캐스트는 세웃동뿐 아니라 ‘남동(남자들의 동영상)’, ‘여동(여자들의 동영상)’,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라이브’, ‘뷰티 시크릿’, ‘세상에서 가장 웃긴 짤방’ 등 20개 서비스를 SNS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3월21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머 동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사명과 동일한 ‘몬캐스트(Mon Cast)’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남대광 대표는 “바로 ‘지금’ 가장 ‘뜨거운’ 영상이 모여 있는 곳이 몬캐스트”라고 말했다.

- 남대광 대표(오른쪽)와 남혜진 이사는 몬캐스트를 ‘유머 동영상의 유튜브’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 남대광 대표(오른쪽)와 남혜진 이사는 몬캐스트를 ‘유머 동영상의 유튜브’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 동영상 대세 직감
이들 남매가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2012년. 동생이 누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누나가 그 손을 잡았다. 남대광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노점상을 하며 목도리나 장갑 같은 패션 액세서리를 팔았고, 한때는 의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반면 누나인 남혜진 이사는 대학 졸업 후 위성DMB 서비스를 하던 티유미디어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가 SK텔링크로 합병되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남 이사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며 “그때 마침 동생이 같이 창업하자고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첫 사업은 수능 인터넷 강의에 대한 정보와 강의 평가 내용을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였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4개월 만에 접어야했다. 타깃 고객인 고등학생과 수능교육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것이 패인이었다. 의지도, 열정도 없었다고 남 이사는 말했다.

세웃동을 개설하게 된 것은 기업의 페이스북 마케팅 대행을 하면서부터다. 남 대표의 설명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마케팅은 무조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좋아요’를 눌렀을 경우에 보여주는 겁니다. 그래서 고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 위주로 구성하게 되죠. 특히 유머 동영상 등을 올렸을 때 호응이 엄청났어요. 그래서 이걸 아예 사업으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유튜브에는 엄청난 동영상이 쌓여 있지만 원하는 영상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어요.”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모바일 동영상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그 예감은 적중했다. 2012년 11월 개설된 세웃동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3개월 만에 ‘좋아요’ 수가 5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좋아요’를 누르는 사용자의 수는 하루 7000여명에 달했다.

“1 더하기 1은 귀요미”라는 익살스런 노래와 깜찍한 동작이 특징인 ‘귀요미송’ 동영상은 ‘좋아요’ 수가 5만건을 넘길 정도로 열풍을 일으켰다. 남 대표는 “20대 대학생이 주요 이용자인 페이스북, 중·고등학생 중심의 카카오스토리 등 플랫폼별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최근 오픈한 몬캐스트도 순항 중이다. 개설한 지 10여일 만에 하루 방문자 수가 50만명을 돌파했다. 몬캐스트에는 매일 40여개의 동영상과 이미지가 올라온다. 두 사람은 네티즌들에게 먹힐 만한 콘텐츠를 고르기 위해 유튜브 등 해외 동영상 사이트 등 50여개의 채널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남 대표는 “한 달 동안 보는 동영상만 1만개가 넘을 것”이라며 웃었다.

또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케이블 방송사나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제휴를 맺고, 동영상을 제공받기도 한다. 최근엔 이용자들이 자신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제보하기도 한다. 매일 적게는 50개에서 많게는 100여개의 동영상을 제보받는다.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상파 영상은 아예 채택하지 않는다.

남자와 관련된 동영상은 남 대표가, 여자와 관련된 동영상은 남 이사가 고른다. 업무 역시 남 이사가 회사 살림과 투자 유치 등을 맡고, 남 대표는 사업 제휴  및 신사업 모델 구상 등을 담당하는 식으로 나눴다.

누나와 동생 사이지만 호흡이 척척 맞는 것은 아니다. 남 이사는 “초반에는 엄청 싸웠고 지금도 의사결정을 할 때는 많이 다툰다”고 말했다. 초기에 가장 치열하게 싸운 것은 다름 아닌 출퇴근시간이었다. 직장생활을 했던 남 이사는 “정시 출퇴근이 일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했고, 남 대표는 “일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자”고 맞섰다. 이 다툼은 두 사람이 조금씩 물러서면서 결국 정시 출퇴근과 탄력근무제가 혼합된 방식으로 결론이 났다.

남 이사는 “논쟁을 벌이다가도 상대방 말이 맞으면 바로 물러선다”며 “누군가 끝까지 고집 피운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매일같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더 어려워요. 압박감이 상당하죠. 직장 생활을 할 땐 다른 사람의 일을 왜 내가 고민해야 하는지 몰랐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일에 보람을 느껴요.”

- 몬캐스트(위)와 세웃동의 캡처 화면
- 몬캐스트(위)와 세웃동의 캡처 화면

“올 하반기 수익모델 갖출 것”
아직까지 이렇다 할 수익모델은 없다. 그동안 엔젤투자자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투자자 중에 ‘세웃동’ 팬들이 많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남 대표는 “그동안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없었다”며 “올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광고를 유치하거나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마케팅 툴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요즘 10~20대는 스스로 동영상을 찍고, 이를 공유하는 데 익숙합니다. 직접 제작한 동영상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제작자와 나눠, 동영상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동영상을 해외에 전파하는 데 앞장 설 계획입니다. ‘유머 동영상의 유튜브’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